결혼식에 있으면 좋다는 특별한 '4가지'

조회수 2021. 12. 23. 16: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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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것, 새로운 것, 빌린 것, 파란 것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깨끗한 부케를 든 채 입장하는 아름다운 신부. 왼손 약지엔 반짝이는 반지를 끼고 신랑의 팔짱을 낀 채 40여분 간의 결혼식이 진행된다. 요즘에는 결혼이 필수가 아니다 보니 결혼식을 치르는 이들이 귀해졌다. 결혼식까지 수많은 산을 넘었을 예비부부는 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 살아야겠다는 판단으로 용기를 내어 주변 사람의 격려와 축복 속에 하나가 된다. 결혼식 문화가 서양 풍습에서 대부분 온 만큼, 주변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예비부부의 모습도 다들 비슷하다.
서양의 결혼 풍습으로는 새 것, 오래된 것, 빌린 것, 파란 것 4가지가 전해지고 있다. 서양 미신까지 따라야 하느냐며 반문할 수는 있겠으나, 좋은 건 동양과 서양에 관계없이 좋은 것 아닐까. 필자 또한 결혼식 당시 특별하게 구성했던 4가지가 있었다.

빌린 것 & 오래된 것

예비 신부나 기혼 여성이라면 드레스샵에서 필요한 액세서리, 티아라 등은 모두 대여해준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행사 당일, 귀걸이와 티아라 등을 조합하며 그날의 스타일링을 결정한다.  
필자는 드레스에 맞는 액세서리를 직접 골랐다. 이 날 입게 될 드레스는 아이보리색의 미카도 실크 드레스였다. 단아하고 청순한 분위기가 최고라며 친정 엄마와 남자 친구, 웨딩플래너 3인의 만장일치로 선택된 드레스였다. 이 드레스에 오래전 친구들로부터 생일 선물 받은 진주 귀걸이를 착용했다. 어머니가 물려주신 귀걸이를 잃어버린 것이 딱해 친구들이 같은 사이즈 귀걸이를 찾아 선물해준 것이었다. 모든 게 대여 물품이었지만 그 날, 온전히 오래도록 내 것이었던 물품이 함께 해서인지 크게 떨리지 않았다.

새로운 것

필자는 1,2부가 있는 결혼식을 치러 드레스도 두 벌이었다. 1부에서는 미카도 실크 드레스에 웨딩 부케를 들고 입장했다. 꽃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던 피치 코랄 빛의 장미 부케로 겨울 예식과 잘 어울렸다. 훗날, 이 부케는 100일 뒤 말린 부케로 돌아왔다.
필자는 유난히 ‘내 것’에 집착하는 편인 것 같다. 2부에도 따로 준비한 귀걸이를 착용했다. 결혼식 당일, 꼭 주고 싶었는데 이제야 선물한다며 귀걸이를 친구에게 건네받았다. 평소엔 무척이나 화려해 즐겨 착용하기 어려울법한 드롭형 이어링이었다. 왜인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2부에 그 귀걸이를 착용하고 드레스를 입었다. 모든 이들이 2부 드레스 스타일링이 예뻤다고 했다. 혹여나 어울리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친구가 준 선물이니 기쁘게 착용했다.

파란 것

결혼식에서 파란색이 필요한 이유는 행운을 전해준다는 서양의 오랜 미신 때문이다. 필자도 네이비색 새틴 구두를 신어 미신에 힘을 보탰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과 달리 웨딩드레스부터 티아라까지 모두 대여하므로 온전히 내 것을 소유하기 어렵다. 한복이라도 맞췄다면 모를까. 그래서 결혼식을 떠올릴 수 있으면서도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파란색 웨딩슈즈를 구매했다.
게다가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의미와 함께 영화에서 본 로망도 실현할 수 있어 구두를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나의 구두는 로열블루 색상이 아니라 네이비 색상이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신을 수 있는 구두를 선택했다. 푸른색 계열을 선택해 현실과 타협한 셈이다. 지금도 지인의 결혼식이 있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 신고 나가 축하한다.

지금 떠올리면 모든 게 다 묘하다. 이 글을 읽는 이 중엔 무슨 그런 것까지 다 신경 쓸 수 있는 여유가 어디 있느냐며 코웃음 칠 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 준비만 해도 보여주기 식으로 치부될 법도 하지만, 결혼식은 온전히 나만의 결혼식이 될 수도 있다. 파란색의 꽃을 섞은 부케를 들거나, 파란 패디큐어를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이 땅의 결혼하는 모두에게 축하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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