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해

나는 결혼식 예복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한복을 떠올렸다. 한편으로는 마켓오나 세상의 모든 아침과 같은 현대적인 분위기에서 예식을 한다면, 양가 어머니들이 세련된 정장을 입으면 어떠실까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의 베뉴는 삼원가든이었고 전통미가 돋보이는 야외 장소라 한복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나도 나만의 한복을 입어본 적이 없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한복을 하면 하고 싶었던 무이 한복으로 향했다. 쇼룸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당시, 무이 한복은 주말 피팅을 진행하지 않았기에 반차를 내고 보러 갔다. 나는 양가 어머니와 함께 했는데 어떤 경우에 따라서는 신랑, 신부 측 각각 따로 가기도 한다고 한다.

이는 편하게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고르기 위함이라고. 꼭 혼주 한복이라고 스타일을 맞출 필요 없다. 심지어 다른 브랜드의 한복을 맞춰 입기도 한다고!

나는 자수가 들어간 쨍한 색감의 한복도 좋아하는 편인데 식장 분위기를 고려하여 차분한 색감을 선호했다. 무이 한복은 대여, 맞춤 대여, 맞춤 이렇게 3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한복 트렌드 변화와 실용성 등을 이유로 시엄마는 대여, 우리 엄마는 맞춤 대여로 결정했다. 양가 어머님 모두 한복이 너무 잘 어울리고 우아했다.

우연히 웨딩박람회에 다녀오게 되었고 숙현 한복의 혼주 한복 샘플을 보고 마음을 빼앗겨 숙현 한복에 피팅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돈지간이 어려운 사이라 친정어머니 모시고 한번, 시어머니 모시고 또 한 번 총 두 번의 피팅을 다녀왔어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친정어머니 한복 피팅 후 2~3가지 디자인을 홀딩하면 피팅할 때 조화로우면서도 양가 어른들의 니즈에 맞는 한복을 고를 수 있더라고요. 

숙현 한복 인스타에 들어가면 샘플이 있지만 실제로 피팅하니 느낌이 달랐어요. 신부도 드레스 가봉 때 메이크업하면 느낌이 다른 것처럼 혼주 한복도 메이크업과 헤어 여부에 따라 많이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또, 젊은 어머님일수록 저고리 색을 진하게 가는 것이 좋고 연세가 있으신 어머님일수록 치마 색이 진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저희 양가 어머님들이 피팅해본 디자인이에요.

첫 번째 디자인은 저고리에 은은한 꽃무늬 (황진이 꽃무늬 아님 주의!)가 있고 치마 색상이 진한 것이 특징이에요. 저고리 고름이 굵지 않아서 약간 개량한복과 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런 디자인은 고름이 두꺼우면 답답한 느낌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 가벼운 느낌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신상이라는 말과 조금 유니크한(?) 디자인을 선호해 요걸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디자인은 소매가 화려한 디자인이랍니다. 한복 자체는 굉장히 예뻤는데 막상 어머님께 어울리는 색상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눈물을 머금고 내려놓았습니다. 

본식 준비 후반기에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 의외로 한복이었어요. 폐백을 진행하게 되어 한복이 4벌 필요했고 어머님들 모두 맞춤은 한사코 필요 없다고 하셔서 예산이 너무 높지 않으면서 깔끔하고 상태 좋은 대여한복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다 적당한 가격에 대여한복 퀄리티도 좋아서 바로 계약하게 된 종로 나예 한복 후기를 적어봅니다!

종로 한복 대여 샵 중 유명한 곳은 오픈형 매장이 많아서 어머님을 모시고 갔을 때 불편하실 것 같아 제외했는데 나예 한복은 2층에 단독 매장이 있어 좋았습니다. 매장 내부도 깔끔했어요!

​매장 내부에도 다양한 색감의 대여 한복이 진열되어 있는데, 다들 상태도 좋고 깃 부분까지 퀄리티가 좋았어요! 전체적으로 화려한 한복보다는 단아하고 깔끔한 한복들이 많았습니다. 화려한 한복은 부끄러우시다는 어머님 취향과도 딱 맞았어요. 화려한 혼주 한복 찾으시면 청담 휘랑 한복 추천해요. 혼주 한복 화려한 게 많고 예쁘더라고요. (다만, 가격대는 좀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