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양심에 기반 하지 않는다. : 최저가격제와 최고가격제

조회수 2018. 1. 19. 10: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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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우리사회의 큰 화두 중 하나는 소득주도의 성장입니다.

이를 위해서 최저임금 1만원을 향한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제도와 같은 것들이 모두 정부의 가격통제 정책입니다. 일반적으로 가격통제는 '최저가격제''최고가격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제학의 주류의 의견은 가격통제가 때때로 씻을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저가격제에는 최저임금과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한 추곡수매가 등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최저임금이란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이고, 추곡수매가는 쌀값 폭락으로 벼농사를 짓지 않게 될 경우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생길 수 있어 정부에서 쌀을 특정가격 이하로 거래할 수 없게 하고 또 쌀이 남게 되면 그 가격으로 정부가 사들이는 제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면 일자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게 되는 반면, 기업들은 임금부담으로 고용을 줄이게 되어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과도하게 높은 최저임금은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해 고용감소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경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하는 겁니다. 그러나 정부가 최저임금제를 설정하고 해마다 인상해가는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를 증가시켜 내수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이로 인해 기업경영을 개선시키는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고가격제의 대표적인 예는 버스요금이나 지하철요금, 그리고 아파트분양가 상한제와 대출시 법정최고이자율을 설정하는 행위 등을 말합니다.

버스요금이나 지하철요금은 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가격을 마구 올릴 수 없게 만들어 놓았고, 아파트분양가의 경우도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분양가를 마음대로 책정하지 못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자 제한의 경우도 사금융시장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고금리로 인해 신체포기각서를 쓰는 등의 피해를 줄여주기 위해 대출을 할 때 이자를 법정이자 이상으로 받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최고가격제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사회적 공평성을 위해 시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경제학적으로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게 되고, 줄어든 생산은 공급부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최고가격제를 실시하고 긍정적인 효과 보다는 부정적인 효과를 낸 사례들이 즐비합니다. 하나의 예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자 뉴욕시는 서민생활안정을 목표로 임대료 상한제를 실시합니다. 집주인은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세입자가 나가기 전까지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 한 겁니다. 임대료 상한제가 실시되자 세입자들은 안정된 삶을 살게 되었지만, 집주인 입장에서는 수익이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을 꺼리게 되었고 이로 인해 도시는 슬럼화 되어 낡아빠진 회색빛 외벽, 꺼져버린 전구, 작동되지 않는 엘리베이터 등이 일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부작용이 발생함으로 시장의 수요공급원칙에 따라 균형가격이 이루어지도록 내버려두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그런 조언은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시장실패가 일상화 된 상황 즉, 매수자와 매도자가 엄청 많은 경쟁시장이 아니라 전 산업에서 독점현상 내지는 과점현상이 일반화 된 시장입니다. 가격은 공급자들 마음대로 올리는 상황입니다. 최고가격제가 필요한 조건이 된 것이죠. 그리고 최저임금의 경우도 가만히 두면 기업들은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더 싼 임금의 노동자를 구하려 할 겁니다. 하지만, 기업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간으로서의 최저의 삶조차 누리지 못한다면 도둑과 강력범죄가 늘어나 사회공동체는 오히려 더욱 불안해 질 겁니다.

‘돈은 양심에 기반 하지 않습니다.’ 

즉, 이익을 목표로 하는 자본에게서 윤리를 묻는 것은 바보 같은 일입니다. 그러므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자본이 사회를 위해 일정부분 기여하게 강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는 아주 높은 가격과, 아주 낮은 소득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경영학 박사 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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