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과 장시간 노동으로 길바닥에서 자는 일본 직장인들

조회수 2021. 5. 10. 16: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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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용당하는지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일본은 한국과 함께 장시간 노동 국가로 꼽힌다. 일본에서 주 60시간 근무는 일상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장시간 노동 문화는 수세기 전부터 내려오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차대전 이후 이런 문화가 더 짙어졌다. 당시 요시다 시게루 총리가 일본 경제를 살린다며 장시간 노동을 장려했기 때문이다. 수십년이 지났지만 이런 문화는 여전히 남았다.


요즘 회사원들은 건강에 해로운 생활을 한다. 장기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병에 걸리거나 목숨을 끊는 사람이 늘었다.


과로가 일본 직장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따로 통계를 찾을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일본에서 수년간 살았던 폴란드 출신 사진작가 파벨 야스치우크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단번에 그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사진작가는 VICE와 인터뷰에서 사진 촬영 뒷이야기와 일본 현지인들이 사진을 보고 어떻게 반응했는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Q.

VICE: 사람들이 왜 이렇게 길바닥에서 자고 있나요?

A.

파벨 야스치우크: 100% 확신할 수는 없어요. 일부는 업무 후에 술을 마셔 상당히 취해 길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았고 일부는 너무 피곤해서 자는 것 같았어요.

Q.

이 사람들이 사진을 보면 어떻게 반응할 것 같나요?

A.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 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망신을 주기 위해 찍은 건 아니에요. 사진을 찍은 시점과 공개한 시점에 차이가 있어요. 공개 시점이 적절했던 것 같아요. 이미 일부는 이 동네에서 이사를 갔을 테니까요.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Q.

사진을 언제 촬영했나요?

A.

2008년과 2010년 무렵에 촬영한 사진이에요. 그런데 사진집 출간은 2018년에 했어요. 촬영 시점과 출간 시점의 격차가 꽤 났죠. 일본에 가면 회사원들이 지하철역 주변에서 자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요. 사실 일본에서 그렇게 새롭지 않은 장면이죠. 하지만 특별한 사진집을 내고 싶어 적합한 ‘모델’을 찾으려고 2년간을 돌아다녔어요. 거의 매일 밤 자전거를 타고 헤맸어요. 촬영하기 최고의 날은 목요일과 토요일이었죠.

Q.

사진집을 패션 잡지처럼 만들고 ‘하이 패션’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있나요?

A.

사람들이 사진을 보면서 ‘이게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삶인가’ 생각해보게끔 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얼마나 이용당하는 건지, 사람들의 일상이 얼마나 회사와 자본주의로부터 잠식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Q.

사진을 본 일본과 서양 독자의 반응이 달랐나요?

A.

일본에서는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메시지가 잘 전해진 것 같아요. 일본 사회에서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열심히 일하더라도 다음 날 잘릴 수 있어요. 반강제적으로 업무 후 회식에 참석해야 해요. 다음 날 출근하면 동료와 다시 거리가 생기죠. 기계처럼 살아요. 이런 말을 해도 일본 독자들은 화내지 않고 의도를 이해해줬어요. 제 아내도 일본인인데 길에서 자는 사람을 자주 봤대요. 하지만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대요. 이미 너무 많이 봐서 일상이 된 거죠. 질문을 던지는 서양 독자와 분명 달랐어요. 사실 도쿄가 그만큼 안전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다른 나라와 다르게 도쿄는 길에서 자도 위험하지 않은 곳이에요. 또 이런 모습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죠.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Q.

일본 정부가 최근 몇 년간 근무 시간을 규제하고 있어요. 변화가 있다고 보시나요?

A.

아직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보진 않아요. 그래도 시도하려는 건 좋은 거죠. 최소한 사람들이 대화하잖아요.

Q.

일본에 이런 장시간 노동 문화가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역사적인 요인이 크다고 생각해요.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폭탄을 터트린 후 일본은 돈을 빌려서 경제 성장을 했고 빠르게 세계 최대 대국 중 하나가 됐잖아요. 그때 생긴 문화가 지금까지 박혀 있는 거죠.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Q.

자고 있는 사람의 사진을 찍는 것에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A.

공공장소에서 찍은 사진이지만 윤리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익숙한 모습이에요. 또 논의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잘못됐다면 사람들이 가만있지 않았겠죠.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출처: 사진: 파벨 야스치우크 / 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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