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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올해 유독 불붙은 눈사람 논쟁

올해 1월엔 수도권에 대설주의보가 5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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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은 여느 해보다 많은 눈이 자주 내렸다.

코로나19로 움츠려 있던 사람들은 오랜만에 집 밖으로 나와 눈사람을 만들고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소소한 재미를 누렸다. 그런데 동시에 언 손을 녹이며 만든 눈사람이 다른 사람의 손에 무너지는 일도 겪었다.

눈사람 파괴를 두고 여러 논란이 일어났다.

한쪽에선 동심을 파괴하는 행위이고 만든 사람의 노력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쪽에선 단순히 눈에 불과한 눈사람에 지나친 감정 이입을 하고 있다며 눈사람이 통행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눈사람 파괴가 논란인 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올겨울 들어 눈 내리는 날이 유독 많아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로 확인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서해 5도 제외)엔 대설주의보가 5회 내렸다. 또 서울에서 눈이 관측된 일수는 9일이었다. 최근 5년간 1월 기준 서울에 눈이 내린 평균 일수 6.2일보다 약 3일 많았다.


대전 한 카페의 점주와 직원은 지난달 카페 앞에 독특한 눈사람을 만들었다. 눈을 뭉치고 깎아내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를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카페 사장 류강언씨는 VICE와 인터뷰에서 “직원 2명과 함께 눈을 모으고 손과 드라이버를 이용해 모양을 조각했다”며 “완성까지 5~6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진 엘사는 지역의 명물이 됐다. 하지만 카페 사장과 직원은 다음날 힘들게 만들었던 엘사를 다시 볼 수 없었다. 이들은 CCTV 영상을 통해 한 남성이 엘사의 엘사의 목 부위를 쳐서 무너뜨린 것을 확인했다.


직원 김봉두씨는 VICE에 “눈사람이 곧 녹아 없어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눈사람을 부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날씨가 따뜻해져서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졌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취업준비생 김세영씨도 최근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가오나시 모양의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누군가 부숴 놓았다. 김세영씨는 VICE에 “부모님 식당에 오시는 손님들을 위해 눈요기용으로 두 시간에 걸쳐서 동생과 눈사람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누군가 눈사람을 발로 찬 것처럼 부서져 있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고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김씨는 부순 사람에 대해선 “눈사람을 만들 때 누가 부술 거라는 예상은 했다”며 “부수는 사람들은 성격 문제가 의심되지만 처벌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가수 이적은 눈사람을 부수는 이들의 폭력성을 꼬집는 짧은 소설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글에는 ‘A씨가 길가에 놓인 눈사람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크게 웃는 남자친구를 보고 결별을 결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적의 글은 ‘좋아요’ 7만개 가까이를 받았다. 글을 본 한 트위터 이용자는 “눈사람을 부순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게 언제든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게 잘못인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정세진 삽화가도 눈사람을 부수는 사람들을 꼬집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정 작가는 VICE에 "뉴스를 보고 속상함을 토로하는 글을 많이 봤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특기를 살려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봤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눈사람을 부수는 행동 자체는 범죄라고 보기 어려울지 모른다”며 “하지만 누군가가 시린 손을 견디며 정성으로 만든 소중한 대상을 발로 차 버리는 건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지 않고 폭력성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튜버 ‘쏘대장’은 지난달 남이 만든 눈사람을 부수는 영상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쏘대장’은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려 “눈사람을 만든 사람의 정성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VICE에 눈사람 파괴가 심정적으로 분노할 만한 일이라도 법적 제재를 가하는 건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보통 눈사람은 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재산 관계나 법률 관계를 형성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만약 눈사람이 영업에 이용되는 것이 명백한 경우 영업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겠지만 결코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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