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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고기 농장에서 구조된 개 100마리가 미국으로 이송된 이유

조회수 2020. 7. 24. 17: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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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전체 입양 경로 중 유기견 입양 비율은 0.8%다.
출처: HSI 제공
개 한 마리가 지난 5월 6일 충청남도 홍성의 한 식용견 사육장에 갇혀 있다.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복날 보신탕 문화.

 이 때문에 개들이 매년 떼죽음을 당한다.

그런데 한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최근 한국 식용견 농장에서 도살 위기에 빠져 있었던 개 100마리 이상을 구조해 외국으로 보냈다. 개들은 입양보다 매매가 보편적인 한국에서 주인을 찾기 어려워 타국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지난주 한국에서 올해 구조한 개 100마리 이상을 미국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 중 60마리는 지난 5월 충남 홍성군의 식용견 농장 한 곳에서 구조했다.

HSI는 2015년부터 국내 식용견 농장 16곳 폐쇄에 일조했고 개 2000마리 이상을 구조했다. 또 농장주가 개고기 사업이 아닌 다른 사업으로 생계를 꾸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세계 최대 동물보호단체 중 한 곳인 HSI는 개를 식용하는 주요 국가인 한국과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개고기 산업을 종식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HSI의 조사에 따르면 개고기를 소비하는 국가는 한국 말고도 아시아에 여러 나라가 있다. 하지만 대규모 농장에서 개를 식용 목적으로 키우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전국의 농장 수천 곳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는 연간 200만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식용견 농장의 환경은 열악하다. 개들은 오물이 가득한 뜬장(식용견 사육에 쓰이는 철제 사육장)에 갇혀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면서 살고 있다. 번식과 도축 과정에서 학대를 빈번하게 당한다. 개들은 끝없이 번식을 강요당한다.

그러다가 허공에 매달려서 죽거나 고압 전기 충격으로 고통스럽게 삶을 마감한다.

HSI가 이번에 구조해 미국으로 보낸 개들은 버지니아주, 펜실베이니아주, 뉴저지주, 메릴랜드주, 뉴욕 등지에 있는 보호소에서 입양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김나라 HSI코리아 캠페인 매니저는 VICE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유기견을 입양하기보다 반려동물 가게에서 구매한다"며 해외 입양보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구조된 개는 해외 이송 전에 필요한 예방 접종과 치료를 이미 마쳤다"고 밝혔다.

국내 애견 인구가 늘면서 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유기견이 국내 입양되는 경우는 적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한 해 동안 반려견 입양 경로를 조사한 결과 유기견을 데려오는 비율은 전체 입양 경로의 0.8%에 불과했다. 지인에게 분양받거나(45.3%), 반려동물 가게에서 구매하는 비율(24.0%)이 가장 큰 비중이었다.

유기견 입양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도 개고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 중국 광둥성의 선전과 주하이시는 지난 4월 개고기 소비를 금지했다. 이처럼 개고기 산업 제재와 동물 보호 조치를 취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도 최근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2018년 '개와 고양이를 가축에서 제외해 식용을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자 관련 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축산법이 규정하는 가축의 정의에서 개가 빠지면 대량 사육은 어려워진다. 그렇게 되면 개는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

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20명은 지난 3일 학대받는 반려동물을 주인에게서 격리하기 위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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