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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누구인가?

김정은 유고 시 김여정이 최고지도자에 오를 수 있을지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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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난해 3월 2일 베트남 하노이의 호치민 묘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출처호르헤 실바 / 게티이미지 / AFP.

미국 매체 말을 들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죽음의 문턱에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 말을 들으면 그렇지 않다.

김 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싸고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다.

29일 김 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공식 후계자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날 "여전히 정치국 후보위원에 머물러 있는 제1부부장이 곧바로 후계자 지위와 역할을 받는 건 한계가 있다"며 "김 위원장이 복귀 후 한 차례 공식 절차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에서도 극소수를 제외하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사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꾸준히 불거져 왔다. 그동안 모습과 비만이라는 점, 심장 질환 가족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강이상설이 나오는 건 뜻밖의 일은 아니다. 소문이 번지면서 유고 시 후계자가 누가 될지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은 김 위원장의 동생 제1부부장이다.

VICE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제1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는 유교 색채가 짙은 남성 중심의 북한에서 32세 여성이 원로 엘리트 집단을 장악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는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과 같은 핏줄인 백두혈통이고 권력을 자연스럽게 넘겨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 유고 시 권력 승계 방식을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여성 지도자가 탄생한다고 외교 정책이 유화적으로 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 터프츠대학 한반도 전문가인 이성윤 교수는 "제1부부장이 오빠나 아버지, 할아버지보다 훨씬 독재자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미사일 같은 무기로 미국이나 한국을 도발해 지도자의 패기와 강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여정은 도대체 누구인가?

제1부부장은 1987년 9월 26일생으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막내로 알려졌다. 생모는 김 위원장과 친오빠인 김정철을 낳은 재일 동포 출신 고영희다. 제1부부장은 9살 때 스위스 베른으로 건너가 초등학교에 다녔다. 

북한 권력층을 연구하는 웹사이트 노스코리아리더십워치에 따르면 제1부부장은 스위스에서 김 위원장과 요리사, 보디가드, 가사도우미가 딸린 개인 주택을 함께 쓰면서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었다.

그는 2000년 북한으로 돌아왔다. 그 뒤로 몇 년간은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하지만 2002년 초 김 전 국방위원장이 외국인들에게 제1부부장이 정치권 업무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고 전해졌다. 정치인으로서 활동을 예고한 일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조선중앙통신.

또 2007년 평양 김일성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노동당에 들어갔다. 이듬해 뇌졸중으로 투병했던 아버지를 간호했다. 아버지가 사망한 2011년을 전후로 오빠 김 위원장의 승계 작업을 도우면서 정치권에 몸담았다.

오빠 김정은의 최측근이자 후원자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을 측근에서 보좌했다. 중요한 정상회담과 정치행사 때 빠지지 않았다. 2018년과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차례 회담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또 김 위원장의 무자비한 면모를 가장 가까이에서 봤다.

특히 2013년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한 사건은 뇌리에 깊이 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 정보 당국자는 "장성택을 기관총으로 사살한 후 화염방사기로 태워 죽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제1부부장은 기자들이 김 위원장의 현장방문 때 입는 황록색 재킷을 입고 있는 모습으로 자주 포착됐다. 하지만 그가 김 위원장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그동안 막강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의 조엘 위트 수석연구원은 VICE에 "북한 매체를 보면 제1부부장이 정치와 경제, 군사, 외교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위트 연구원은 "북한의 대미 정책을 수립과 집행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정권의 정책 계획과 집행에서 막중한 역할을 해온 것으로 미뤄보면 앞으로도 김 위원장과 비슷한 노선을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제1부부장의 유일한 감점 요인은 지난해 실패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이다. 그는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했다가 회담 결렬 후 물러난 뒤 최근 자리에 복귀했다고 전해졌다.

복귀 결정은 눈에 띄는 공을 세우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제1부부장은 지난달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첫 공식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의 화력전투훈련이 '자위적인 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겁을 먹은 개가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일도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 관계 발전은 정상 간 친분으로는 안 된다"며 "과욕을 부리면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여정은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밑에서 위상이 높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북한의 사회 구조상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레오니드 페트로브 호주 국립대 교수는 VICE에 "북한은 나이와 성별이 중요한 유교 사회라서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신뢰하는 조력자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페트로브 교수는 "오히려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제1부부장이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제1부부장의 운명을 중국 마오쩌둥 전 주석의 부인 장칭의 운명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페트로브 교수는 "만약 김 위원장이 죽거나 실권하면, 그는 마오 전 주석 사망 후에 반역 혐의로 투옥됐던 장칭의 운명을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황을 이분법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절대군주 시대에도 동아시아에서 소수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된 사례가 있습니다."

스티브 창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 교수는 VICE에 "(지도자가 되는 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힘들다"며 "북한은 매우 성 차별적이어서 여성을 섬기는 걸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절대군주 시대에도 동아시아에서 소수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1부부장이 최근 국제무대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했고 김 위원장과 같은 백두혈통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에 오를 후보로 손색없다고 생각했다.

이 교수는 "강점은 백두혈통이라는 점"이라며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표방하지만 공화국이라기보다 왕조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어 "또 다른 강점은 경험"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등 세계 정상을 직접 만나 상대하면서 압제 정권의 또 다른 면모를 전 세계에 보여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 전문가 중 가장 경험이 많은 인물 중 하나다. 핵 동결을 토대로 단계적 비핵화에 합의했던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죽는다면 여러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며 "제1부부장이 실권을 잡을 수도 있고 그를 간판으로 내세워 당의 원로들이 실권을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김씨 일가가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북한을 수십 년간 지켜본 위트 연구원에게 김 위원장이 죽으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솔직히 정말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그는 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로 오르기 전 나왔던 여러 추측들도 틀렸다는 점을 꼬집었다. 위트 연구원은 "김 위원장을 허수아비로 앉히고 장성택이 실권을 잡을 거라는 분석이 유력했지만 결국 틀렸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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