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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고양이는 없다' 표정 못 읽는 주인만 있을 뿐

조회수 2020. 3. 13. 11: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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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쌀쌀맞다는 사람들은 아마 고양이 표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출처: 게티이미지

고양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물이다. 10살 때 친구네 고양이가 화나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행복해서 내는 갸르릉 소리와 착각해서 물린 적이 있었다. 나중에 그 고양이가 허리를 다쳤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프니까 그만 만져'라고 고양이는 신호를 보냈던 것이었다. 난 내가 물릴 때에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린 시절 고양이에게 물리고 나서 트라우마가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고양이를 좋아한다. 고양이의 표현을 잘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유독 고양이의 표정을 더 잘 이해한다.

놀랍게도 이 능력은 고양이를 기르는지, 얼마나 좋아하는지와는 무관했다.

능력자들이 어떻게 고양이의 표정을 읽는지 알 수 있다면 평범한 사람도 고양이와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연구는 지난해 과학 저널 '애니멀 웰페어(Animal Welfare)'에 실렸다. 참가자 6000명 이상에게 고양이 표정이 담긴 짧은 영상을 보여주고 기분이 좋은 상태인지 나쁜 상태인지 구분하게 했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영상 20개 중 평균 12개를 맞췄다. 정답을 맞힐 확률이 50%이니까 평균 10개보다 조금 더 맞춘 셈이다.

참가자들의 결과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다. 응답자의 15%는 15개 이상을 맞췄다. 연구자들은 고양이가 실제로 얼굴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만 대부분이 표정을 읽지 못하는 것일 뿐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조지아 메이슨 교수는 "고양이가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쌀쌀맞다고 하는 사람들은 아마 고양이의 표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며 "고양이는 감정 표현을 미묘하게 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전문기술이나 직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성적을 보인 능력자들은 수의학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 능력은 고양이를 기르는지, 좋아하는지와는 큰 관련이 없었다. 메이슨 교수는 "주인만 알아보는 고양이의 고유한 표정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많은 고양이와 다양하게 상호작용해본 사람이 고양이의 일반적인 의사 표현을 잘 이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성 응답자가 남성 응답자보다 점수가 더 높았고 젊은층이 중장년층보다 표정을 더 잘 읽었다.

탐사보도를 한다는 생각으로 연구에 썼던 동영상 8개를 보고 (연구 목적이 아닌 재미로) 퀴즈를 풀어봤다. 8개 중 7개를 맞췄다. 고양이 표정 읽기 능력자였던가? 연구에서 난이도가 높았던 퀴즈를 골라서 다시 해봤다. 8개 중 3개밖에 맞추지 못했다. 반타작도 하지 못한 셈이다. 그러므로 고양이 표정 읽기 능력자일 확률은 대단히 낮았다. 메이슨 교수에게 이메일로 퀴즈 결과를 전하자 "아주 소수예요!"라는 답변을 들었다.

고양이에 관한 연구는 개보다 많이 없는 편이다. 메이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개의 감정 연구는 최소 16개가 있다. 하지만 고양의 감정 연구는 4개밖에 없다. 그마저도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명백한 표정에 관한 연구뿐이다.

메이슨 교수는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연구를 시작했다. 교수와 그의 남편은 고양이의 사진을 받아 보고 고양이의 감정을 추측해 봤다. 서로 결과가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고양이 영상의 대부분은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거나 수의사가 보낸 영상을 편집한 자료다. 교수의 고양이들도 나온다.

메이슨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고양이와 반려인 사이에 유대를 높여주는 수단을 개발하고 싶어 한다. 그는 "사람들이 (개보다) 고양이와 유대감이 낮아 유기할 확률이 높고 보호소에서도 입양을 잘 안 하려고 한다"며 "고양이를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소통 도구를 개발해 고양이의 복지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의 출처는 VICE U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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