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분석한 '기생충' 수상 행진의 원인

조회수 2020. 2. 20. 10: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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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라는 현실을 1cm라도 외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오른쪽)과 송강호 배우가 19일 서울 중구 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빈부격차라는 현실을 1cm라도 외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를 비롯해 기록적인 수상 행진을 이어온 봉준호 감독이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상 행진의 원인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봉 감독이 분석한 수상 행진의 원인은 바로 '기생충'이 "우리 동시대 이웃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봉 감독은 앞서 연출한 다른 작품을 사례로 들어가면서 원인을 분석했다. "영화 '괴물'(2006)에는 한강변 괴물, '설국열차'(2013)에는 미래 기차가 나온다"며 "그만큼 공상과학(SF)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은 현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서 더 폭발력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기생충'이 담아낸 빈부격차와 계층화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 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사회에 밀접한 이야기를 끄집어낸 점을 성공의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봉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을 담아내 정면 돌파하려고 했지만 관객들이 불편하게 느끼고 대중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달콤하게 장식하면서 영화를 이끌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오른쪽)과 송강호 배우가 19일 서울 중구 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제작진과 배우도 '기생충'의 성공의 원인을 분석했다.

'기생충'의 한진원 작가는 "영화에는 선과 악의 대립이 (다른 영화에 비해) 분명하지 않다"며 "모두 각자만의 이야기와 이유가 있어 영화 속 모든 캐릭터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가정부 문광 역을 맡은 이정은 배우는 "미국과 유럽도 여러 사회 문제를 겪고 있다. 동시대적인 문제를 유머와 함께 재미있고 심도 있게 그려냈다"며 "사람들이 이야기 전개를 예측할 수 없어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의 배우와 제작진.

사장인 동익 역의 이선균 배우는 "아무런 편견 없이 영화를 즐기고 좋은 평가를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선균 배우.

동익의 아내인 연교 역을 맡은 조여정 배우는 "'봉 감독님이 언어를 떠나 얼마나 인간적으로 접근했으면 다 통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며 "덕분에 자랑스럽게 아카데미 무대에 섰다"고 밝혔다. 또 봉 감독이 수상소감으로 말한 '우린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 그 언어는 영화'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영화의 힘을 실제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이날 기준 해외 영화제(19개)와 시상식(155개) 에서 총 174개 상을 받았다.

아래는 '기생충'이 지금까지 세운 기록이다.


  •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최다 수상(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역대 세 번째 동시 수상
  • 비영어권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 역대 아시아 감독 출신 감독 중 두 번째 감독상 수상(이안 감독)
  • 아시아 영화 최초 각본상 수상
  •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 중 4개 부문 공동 최다 수상
  • 미국 영화계 주요 직능 단체상 4관왕 달성
  • 배우조합상, 작가조합상, 영화편집자협회상, 미술감독조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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