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괴 알바그다디 사망에도 전문가들은 타격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하는 이유

조회수 2019. 10. 30. 12: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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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IS의 조직은 개인이 아닌 조직과 미션을 따른다.
출처: VICE NEWS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계 넘버원 테러리스트’를 정의의 심판대에 올렸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IS가 재결집하고 있어 치명적인 타격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VICE News에 “IS는 지도자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조직이 이미 분산돼 있었다”며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지자들도 개인적인 이유보다는 극단주의 단체가 세우려는 이른바 '칼리프 국가(caliphate)'라는 큰 비전에 이끌려 가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국제급진주의연구센터 시라즈 마헤르 연구원은 “사람들은 알바그다디를 보고 IS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칼리프 국가 건설이라는 목표에 이끌려 조직에 가입했다”며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성취하지 못했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보고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마헤르 연구원은 “사실 알바그다디의 죽음보다 더 큰 타격은 최근 영토와 대원들의 손실”이라며 “쿠르드 민병대에게 대원 수천명이 붙잡힌 점이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알카에다를 이끌던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을 때도 조직이 버틴 전례에서 알 수 있듯이 지하디(이슬람 성전) 조직은 일반적으로 두목이 죽어도 버틸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의 루도비코 칼리노 선임연구원도 “IS는 지도자가 죽더라도 조직을 유지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려고 공들였다”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알바그다디의 명령을 일일이 받지 않아도 유지할 수 있는 탈중앙 체제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IS는 매우 탄탄한 관료 조직을 형성했기 때문에 알바그다디의 죽음은 이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AP PHOTO/HUSSEIN MALLA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싸우던 크리스찬 시리아 민병대 대원이 2017년 7월 북부 시리아 라카에서 IS의 깃발을 불로 태우고 있다.

전 세계에는 악명 높은 IS의 이름으로 테러를 벌이는 조직이 널리 퍼져있다. 지역은 중동과 서아프리카에서부터 아프가니스탄과 필리핀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중앙 조직과 별도로 독립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칼리노 연구원은 “물론 IS의 조직은 전만큼 강하지 않다”며 “리비아에 주둔했던 IS 대원이 영토를 빼앗겨 조직을 확장할 동력을 잃어버렸다”고 분석했다. IS의 지지자들도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IS는 지난 1년 동안 스리랑카와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프랑스를 비롯해 수많은 지역에서 일어난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칼리노 연구원도 앞서 마헤르 연구원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IS의 조직들은 개인이 아닌 조직과 미션을 따르고 있다”며 “알바그다디의 죽음이 단기적으로 세계에서 일어나는 테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S가 극단주의 단체들의 세계에서 지위를 잃으면 기존에 지녔던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분과 리나 카티브 대표는 VICE News에 “알바그다디에 맞먹는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IS에 부정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카티브 대표는 “하루빨리 다른 지도자가 나오지 않으면 IS도 다른 극단주의 조직에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헤르 연구원은 “알바그다디가 생전 강력한 프로파간다(선전) 능력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략적으로는 천재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하고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처형하면서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IS가 승계 계획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IS의 2인자이자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던 아부 하산 알 무하지르 대변인은 알바그다디가 사망한 27일 마찬가지로 미군의 공습을 받아 피살된 상황이다.

카티브 대표는 “IS는 칼리프의 영토를 잃고 승계와 통합을 위해 고군분투했다”며 “누가 다음 고삐를 잡느냐에 따라 지구촌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 세계에 퍼진 IS의 조직들은 칼리프 국가 건설이라는 미션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이들은 이 미션을 통해 나름의 논리를 만들었고 전 세계에 공포와 두려움을 주입했다”고 설명했다. 카티브 대표는 “IS는 이미지로 조직원과 자금을 확보했다”며 “만약 알바그다디가 사망해 이미지를 잃어버리면 알바그다디의 죽음이 남은 조직에 엄청난 타격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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