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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계산서를 처음 접하는 경영자들은 본인의 생각보다 회사의 이익이 크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지출한 기억이 없는 비용들이 손익계산서에 버젓이 기록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재무제표 작성자가 실수를 한 것일까?

회계가 최초로 등장했던 과거에는 가계부처럼 현금의 입금과 출금에 따라 거래를 기록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거래가 복잡해지면서 현금 흐름을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만드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어느 순간부터 회계 전문가들은 고민을 멈추고 현금 흐름과 관계없이 거래를 기록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발생주의 회계’다. 발생주의 회계에서는 현금 지출 없이도 비용으로 기록되거나, 현금을 지출했는데도 비용으로 인식하지 않는 항목들이 있다. 현금으로 지출한 기억이 없는 항목, 낯설어서 어렵게 느껴지는 비용 항목들이 손익계산서에서 목격되는 이유다.

발생주의 회계에서 비용을 인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1. 비용은 수익에 대응하여 인식한다. - 수익비용대응의 원칙

회사가 돈을 쓰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래서 돈을 못 벌었으면 비용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수익이 발생했을 때 비로소 비용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매출과 직접 관련되는 비용(매출원가) 항목이 여기에 속한다.

2020년에 상품 2개를 개당 100원에 매입(매입가액 : 200원)해서 1개는 2020년에 판매(판매가 : 150원)하고, 나머지 1개는 2021년에 팔았다.(판매가 : 180원) 2020년에는 상품 1개만 팔았으므로,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에 따라 1개에 대한 비용만 인식할 수 있다. 나머지 상품 1개는 2021년 판매될 때 비로소 비용으로 기록할 수 있으므로 2020년에는 비용이 아니라 ‘재고자산’이라는 자산 항목으로 기록해 둔다.

2. 비용은 한방에 인식하지 않고 나눠서 인식한다.

관리직원의 인건비나 본사 건물 임차료 등은 매출과 직접 관련은 없으나 사업을 위해 필수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다. 이처럼 매출액과 직접 매칭시키는 것이 어려운 항목의 경우,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① 단기간 발생·사용하는 비용 : 해당 시점에 기록

② 1년 이상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비용 : 합리적인 기간 동안 나눠서 기록

다음은 낯설어서 어렵지만 알아두면 도움 되는 대표적인 발생주의 비용 항목들이다.

① 감가상각비

회사가 업무에 사용하기 위해 컴퓨터를 구입했다면 이 컴퓨터는 최소한 향후 3년간은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 구입 비용은 회사가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 동안 나누어서 비용으로 인식한다. 이처럼 사용할 목적으로 보유하는 자산을 일정 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인식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 항목이 ‘감가상각비’다.

② 퇴직급여

회사는 근로자들이 퇴직할 때, 한 달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 이상으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직원이 근로를 제공할 때마다 매년 월 평균임금 이상의 퇴직금 지급 의무가 생기는 셈이다. 그래서 매년 발생한 퇴직금 지금 의무만큼을 매년 퇴직급여 비용으로 인식한다. 퇴직 시점에 한방에 비용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③ 대손상각비

빌려준 돈을 떼이거나, 외상대금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받아야 할 돈을 못 받았으니 비용이 생긴 것이다. 회사의 손해를 예측하여 미리 조금씩이라도 비용으로 인식해야 하며, 이때 사용되는 비용 항목이 ‘대손상각비’다.

이처럼 현금 지출과 관계없이 손익계산서에 인식되는 비용 항목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미래에 현금으로 지급될 것을 미리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거나, 과거에 현금으로 지출한 것을 이제야 비용으로 기록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예상한 것보다 이익이 많거나 또는 적게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손익계산서가 한결 쉽게 읽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