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취향 극과 극, 맥시멀리스트 vs 미니멀리스트
파리 북역과 동역 사이에 위치한 이 호텔은 맥시멀리스트 디자이너 루크 에드워드 홀(Luke Edward Hall)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다. 영국의 시크함과 프랑스의 소울 넘치는 감성이 만났다고 평이 자자한 곳이다. 디자이너 루크 에드워드 홀은 수년 동안 공실이었던 이곳을 리모델링할 때, 과거의 파리를 떠올렸다고 한다. 오래된 책과 잡지를 훑어보고, 갤러리와 박물관을 방문하며 충분히 영감을 받고 상상하며 만든 곳이라고.
비비드한 컬러가 돋보이는 로비는 패턴과 부딪히며 시각적 자극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벽 아래쪽 절반은 진한 녹색으로, 위쪽 절반은 차분한 하늘색과 적갈색 패턴의 벽지로 덮여있다. 상상만으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이게 또 잘 어울린다.
이렇게 비비드한 색과 다양한 패턴을 썼음에도 호텔 전체에 묘한 통일성이 느껴지는 것 역시 하나의 특징이다. 객실은 싱글 룸, 스탠다드 룸, 슈페리어 룸, 트리플 룸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객실은 단색 벽과 스트라이프 침대 헤드로 중심을 잡았다. 초상화, 에펠탑 사진 등의 주변 소품, 그리고 의자, 가구 등을 다르게 배치하여 지루함을 피했다. 객실 화장실도 역시 단색 사각형 타일에 포인트 거울과 세면대라는 큰 카테고리는 동일하게 가져가고, 색깔에만 차이를 뒀다. 내부가 엄청 복잡해 보여도 통일감이 느껴지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탈리아 북부 돌로마이트 지역에 위치한 이곳은 외관에서부터 미니멀리즘의 향기가 느껴진다. 디자인을 담당한 건축가 피터 피클러는 지역의 전통과 주변 환경을 존중하는 동시에 알프스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외관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림 같은 마을과 연결성을 느끼게 해 편안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1층에는 로비, 바, 레스토랑이 있으며 지하에는 웰빙 시설과 스파가 있다. 여러 명이 사용하는 공간은 자연스럽고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추구한다. 패턴은 최대한 덜어내고, 색상도 제한해서 사용한다. 이렇게 인테리어를 많이 덜어낸 이유는 투숙객들이 돌로마이트 산맥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레스토랑 한 쪽 벽면은 천장부터 바닥까지 통창으로 처리했다.
클래식 룸, 가든 룸, 게이블 스위트룸, 패밀리 스위트룸, 타운 스위트룸, 로프트 스위트룸 총 6개 종류의 객실이 준비되어 있다. 놀랍게도 객실 내 모든 가구는 장인들이 돌로마이트 지역 밤나무로 만든 맞춤 가구이다. 인테리어는 우드톤과 그레이, 화이트 색상을 주로 사용했고 튀는 색상은 최대한 배제했다. 또한 철제 사용을 최소로 하고 나무 패턴을 제외한 어떤 패턴도 보이지 않는다. 투숙객들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의자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이 호텔에서 가장 비싼 객실인 로프트 스위트룸에는 카레 클린트가 1933년 디자인 한 사파리 체어, 한스 웨그너가 1949년 선보인 위시본 체어 등 클래식한 매력이 돋보이는 의자를 비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