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도 홍어로 만든 스테이크, 삭힌 홍어보다 강렬한 까닭
그중 단연 돋보이는 메뉴는 홍어 스테이크다. 기본적으로 수육과 묵은지, 그리고 삭힌 홍어를 한 번에 먹는 홍어 삼합과 유사하다. 스테이크의 재료로 싱싱한 홍어와 삭힌 홍어 중에 삭힌 놈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김 셰프는 “여러 가지로 실험을 해봤는데, 결과적으로 한 달 삭힌 홍어로 조리를 한다. 그래야 가장 풍미가 좋고, 삭힌 홍어를 선호하는 분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약한 불에 오래 구우면서 딱 한 번 뒤집어서 내놓는 스테이크는 새로운 창조물이다. 세상에 없던 조리방식으로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스테이크가 완성되면 홍어 특유의 톡 쏘는 맛과 향이 삭힌 홍어보다 커진다. 김 셰프는 “열을 받으면서 홍어에 있는 암모니아가 더욱 활성화되어서 그렇다. 달걀을 전에 묻혀 부치는 효과와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향이 어찌나 강렬한지, 홍어가 주방을 떠나자마자 코가 먼저 식사가 준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스테이크라고 하지만, 역시 홍어 애호가들을 위해 홍어 삼합처럼 보쌈과 묵은지가 준비되어 있다. 스테이크는 고기 썰 때처럼 결대로 썰어야 으스러지지 않는다. 입에 넣고 씹으니 코까지 암모니아가 전달되는 듯하다. 코가 얼얼한 정도는 삭힌 홍어보다 강렬했다.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시도할 만하다.
혹시 홍어를 못 먹는다면, 다른 스테이크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천의 맛’ 타이틀에 걸맞게 스테이크 소스로 강화인삼이 나섰다. 스테이크에 인삼 뿌리가 살포시 올려져 있다. 미관에도 좋고 건강에도 이득이다.
인천은 168개의 섬으로 둘러싸여 있다. 봄이 오면 섬에 풀이 돋는다. 섬사람들은 그 풀로 비빔밥을 해 먹곤 하는데, 바로 해물 비빔밥이다. 서해 5도의 싱그러운 봄 내음을 담고 있다.
여기에 인기가 많은 파스타도 런치 메뉴에 있다. 물론 인천 재료가 빠지지 않는다. 영흥도 산 바지락이다. 크기는 작아도 속이 꽉 차고 단맛이 나고 부드러워 일본에 수출할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고 영흥도 어민들은 자부한다. 바지락은 크림 파스타에 고소한 맛을 더하고 졸깃한 식감을 추가해준다.
인천의 대표 특급호텔답게 런치 메뉴를 주문하면 직전 빵과 수프, 식후에는 음료를 제공한다. 호텔 측은 호텔 레스토랑의 코스요리 치고는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고 자부했다. 화물이 가득한 인천항과 인천역 종착 기지가 보이며, 멀리 국내 최장 인천대교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덤이다. 입이 심심할 경우 호텔 근처 크래프트 맥주집 인천맥주에서 만든 개항로 라거(8500원, 500ml)를 주문하면 ‘인천의 맛’ 완성이다.
하버파크 호텔의 ‘인천의 맛’ 실험에는 또 다른 명분이 있다. 이상동 하버파크 호텔 총지배인은 “코로나로 인해 판로가 막힌 인천의 지역 농수산물 생산자의 판매를 돕겠다는 취지도 있다. 호텔의 고급 이미지와 결합해 지역도 돕고 호텔도 사는 상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동 총지배인은 일주일새 세 번이나 홍어 스테이크를 먹으러 온 손님도 있었다며, '인천의 맛'에 시민들이 화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천역 인근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호텔 4층 더 하버 레스토랑에 가면 '인천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권오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