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인데도 하루 2만명씩 몰려와 결국 문닫았다는 이곳

조회수 2021. 3. 8. 1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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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도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요즘이다. 산 좋고 물 맑은 곳을 찾아 맘 편히 숨만 쉬어도 좋겠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찾은 곳은 경남관광재단이 추천하는 웰니스 관광지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경남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에 포함된 산청·함양·거창·합천·고성군, 통영·거제시 7곳 중 가장 한적할 것 같은 곳을 골랐다. 난생처음 가보는 거창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Y자형 출렁다리를 만났고 해인사로만 알고 있던 합천에서는 천혜의 언택트 휴양림을 찾았다.





# 거창에만 있는 유일한 풍경



 거창의 진산 우두산에는 늙지 않는 비책을 알려주는 항노화 힐링랜드가 있다. ‘항노화’는 노화 과정을 지연·예방하거나 노화와 관련된 질병이나 기능 저하를 조기에 탐지하고 치료·처치하는 모든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에게 더 익숙한 말로는 ‘안티 에이징(Anti-aging)’이 있다.


거창군이 직영하는 항노화 힐링랜드는 오는 5월 공식개장 예정이다.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실내 공간과 무장애 산책로 등은 이미 완공했고 현재 숲속의 집 공사가 한창이다. 사실 항노화 힐링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건 따로 있다. 바로 지난해 10월 개장한 출렁다리다.




10월 24일부터 11월 28까지 약 한 달 동안
하루 1만6000~2만 명 왔었어요.
지금은 코로나로 임시 휴장입니다.
거리두기 1단계로 내려가면 출렁다리 개방할 예정이에요.





힐링랜드를 담당하는 거창군청 산림과 곽칠식 주사의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출렁다리 주변을 일방통행으로 정하고 면 소재지부터 셔틀버스를 운영해 입장객을 통제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아 지금은 아예 출렁다리 문을 닫아두고 있다.

산림치유센터에서 600m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상공 45m 높이에 매달린 Y자형 출렁다리를 만난다. 그림 같은 절벽에 붉은 철제 다리가 세 갈래로 발을 뻗치고 있다. 봄비에 흠뻑 젖고 안개가 드리운 출렁다리 일대 풍경은 이 세상 풍치가 아닌 듯했다. 다리를 건너 하행길로 내려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40분 남짓. 곽 주사는 우두산을 “초등학교 때 소풍 오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출렁다리는 본래 등산객을 위해 구상한 거였다. “우두산 상봉, 마장재 그리고 비계재를 연결하기 위해 출렁다리를 생각했어요. 두 시간 걸리던 길이 이 다리 덕분에 40분으로 단축됐습니다.” 등산객을 위해 만들었다는 다리가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끈 건 SNS 덕분이었다. 이곳에 올라 찍은 환상적인 사진을 보고 너도나도 몰려들었다.



방문객들이 묵어갈 수 있는 숲속의 집과 휴양관은 올 7월 오픈 예정이다. 숲을 두 발로 걸으며 진행하는 힐링 프로그램도 5월부터나 가능한데 벌써 문의가 많다. 치유센터 건물을 준공하고 나서 프로그램을 한시적으로 진행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단다.





# 오도 가도 못하는 비경 속으로



거창에 우두산이 있으면 합천에는 오도산이 있다. 둘 다 초행인데 이름까지 비슷해 서로의 이름을 바꾸어 부르는 실수를 두어 번 했다. 변명을 하자면 국립공원도 아니고 전국구 명산도 아닌데 이름 한번 틀린 게 뭐 대수냐며 뻔뻔하게 넘어갈 수도 있겠다. 어디까지나 두 산을 직접 방문하기 전의 이야기다.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두 발로 걸으며 마주한 우두산과 오도산은 외지인에게 겸손함을 일러줬다.



우두산과 오도산은 거창과 합천의 경계를 이룬다. 행정구역상 우두산은 거창에 오도산은 합천에 들어간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등산이 아니었다. 격한 운동보다는 자연스럽게 삶의 리듬을 되찾을 수 있는 웰니스가 목적이었다. 오도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목적지는 산 북쪽 자락에 위치한 오도산 자연휴양림이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은 해발 700m에서 시작한다. 입구에 닿기 훨씬 전부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깊은 계곡을 따라 휴양림이 조성돼있는데, 아스팔트 도로를 닦아놔 이동이 편하다. 이점이 아쉬우면서도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짐을 들고 오르내릴 것을 생각하면 도로가 아쉽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아예 차소리가 안 들렸으면 하는 마음이 서로 갈등을 한다.


2002년에 처음 문을 열어 계속 시설을 정비하고 늘려나갔다. 숙박시설도 야영데크부터 통나무집 그리고 현대식 단독건물까지 다양하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건 치유의 숲 센터 근처 숲속의 집이다. 2018년 문을 열었다. 단연 눈에 띄었다. 새것인 티가 나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질감이 느껴졌다. 너른 테라스에 거의 벽 한 면을 채운 커다란 창까지 휴양림의 숙박시설치고는 너무 근사했다. 더 놀라운 건 가격이다. 6인실인데 비수기 평일 요금이 6만3000원. 성수기는 평일 주말 동일하게 9만원이다.



오도산 자연휴양림의 주 수종은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었다. 2월 말 늦겨울이었지만 황량한 느낌이 없었다. 매표소에서부터 가장 안쪽에 위치한 치유의숲 센터까지는 아스팔트 도르가 잘 닦여있었다. 차로 충분히 시설 간 이동이 가능했다. 물론 차와 분리된 9㎞의 등산로와 2㎞의 산책로도 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은 여름에 인기가 가장 좋다. 계곡물을 층층히 막아 천연수영장으로 꾸몄다. 숲속의 집은 3월 2일부터 재개장해 4인 이하 숙박객을 받는다. 치유의 숲 센터에서는 온열 치유와 요가 체험 등이 진행된다. 온열기에 들어가 몸에 열기를 주는 온열치유는 두 시간 이용요금으로 1만원을 받는다.





# 내 손으로 만든 천연 화장품



천연한방화장품 제조 업체인 하늘호수는 나라에서 지정한 웰니스 관광지다. 1998년 화장품 개발을 시작해 2006년엔 벤처기업으로 등록을 하고 2010년부터는 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거창군 북상면에 있는 하늘호수는 공장과 체험장을 겸한다. 겉에서 보면 일반적은 회사 건물 같다. 읍내에서 차로 20분, 멀고도 후미진 곳에 누가 화장품을 사러올까. 비에 젖은 몸을 이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일행을 맞아준 건 서미자 하늘호수 대표다. 몸이 아파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직접 한약재를 달여 증류수를 만든 것이 하늘호수 화장품의 시작이었다. 화장품의 베이스가 되는 건 바로 이 정제수. 18가지 한약재를 숙성·발효시켜 72시간 달이고 증류 추출한 다음 90일 동안 숙성시켜 완성한다. 처음엔 스킨 같이 기본적인 화장품을 만들다가 지금은 각종 에센스와 자외선차단제, 샴푸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들도 생산하고 있다. 코로나로 수출 상황이 좋지 않던 2020년에는 매출 10억원을 찍었고 그 이전엔 20억원을 달성했다.



저희 제품은 외국에서 더 유명해요.
일본이랑 미국, 홍콩, 싱가포르에 매장을 냈고
 롯데백화점과 롯데 온라인 면세점에도 입점해있어요.





서 대표는 직접 체험을 진행했다. 체험장에 들어서면 일단 복장을 갖춰야 한다. 개량 한복 같은 앞치마와 두건을 쓴다. 마치 ‘대장금’에 나온 의녀의 복장 같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다.

체험은 인트로와 비기너로 나뉜다. 인트로는 한방미스트, 쿨링스프레이 중에 고를 수 있고 비기너는 마스크팩에센스와 한방샴푸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가장 많이 한다는 마스크팩에센스와 한방샴푸 만들기에 도전했다. 체험은 2인 1조로 진행된다. 미리 준비된 재료들을 설명에 따라 정해진 용량만큼 비커에 부어 섞는다. 어려운 과정이 없어 남녀노소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너무 간단해서 시시할 정도지만 체험 후 손에 얹는 기쁨은 기대 이상이었다. 천연성분으로 직접 만든 에센스와 샴푸는 사용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



서 대표는 체험 중에 발효 정제수를 맛보기도 했다. 애초에 먹기 위해 만든 거라고, 본인은 지금도 건강을 위해 정제수를 마신다며 권했다. “몸 독소를 빼주는 효과가 있어요. 위염, 역류성식도염에 좋아요.” 맛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불소라고 해야 되나. 뭔가 병원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 몸에 좋은 것이 입에는 쓰겠거니 했다. 화장품은 만족스러웠다. 손등에 발랐는데 촉촉하게 뽀얘졌다.




◆ 경남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 =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경남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는 산청·함양·거창·합천·고성군, 통영·거제시 등 7개 시군으로 구성된다. 웰니스 관광이란 관광을 통해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관광산업 분야로 정부 차원에서 웰니스 관광의 거점을 육성하기 위해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를 지정하고 있다. 산청·함양·합천·거창 지역은 ‘한방 항노화 웰니스 관광’, 통영·거제·고성은 ‘해양 웰니스 관광’을 중점적으로 육성한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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