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종로에서만 마실 수 있다고? 광화문막걸리, 너는 누구냐?

조회수 2021. 3. 5.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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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동 막걸리

배상면주가 동네방네 막걸리 프로그램으로 탄생

작년 5월 문 열고, 광장시장과 서촌서 인기몰이

생산지와 소비자의 거리 좁혀 신선도 최상 유지

조중현 사장 "종로 하면 광화문막걸리 떠올랐으면"


광화문막걸리가 뭐지?





서울시 종로구 광장시장 전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우리 동네에서 우리 쌀로 만든 광화문 막걸리’라는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하루 600병만 만듭니다’라는 설명은 희소성을 더해 소주 모델 아이유나 제니의 눈빛만큼이나 강렬한 자극을 주었다.





보통 서울에 있는 식당에서 “막걸리 있나요?” 물으면 가장 흔한 답이 “조금만 기다리세요. 사 올게요”이다. 그다음은 장수막걸리만 있는 식당이다. 뭐가 있냐고 물으면 ‘서울막걸리’라고 한다. 마치 서울의 유일무이한 막걸리인 것처럼 ‘장수’는 서울의 대명사처럼 쓰인다.


광장시장 종로식당에서 순대와 머리고기, 그리고 막걸리를 주문했다.

이러한 서울의 풍경은 지방과는 대조적이다. 대구 먹자골목에 가면 팔공산막걸리나 불로막걸리가 있다. 충남 태안에는 소원면에서 생산한 소원막걸리가 있고, 충북 충주에는 수안보생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찾기가 어렵다. 아주 예외적으로 요즘 가수 영탁 덕분에 뜬 경북 예천에서 온 ‘영탁막걸리’를 간혹 편의점에서 사서 마실 수 있다.


종로식당 벽에 붙은 포스터.





각설하고, 서울에서 ‘광화문막걸리’라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지평막걸리와 같은 가격 4000원으로 무감미료 무 아스파탐은 아니었다. 참고로 장수막걸리는 3000원.



역시 가장 궁금한 것은 맛이었다. 양은 잔에 따라 쭉 들이켰는데, 장수막걸리와도, 지평막걸리와도 맛이 달랐다. 달면서도 탄산 감이 적당했다. 그리고 끝 맛이 비리지 않았다.

병에 붙은 설명을 보니, 포스터 문구처럼 쌀은 국산이었다. 이 차이는 크다. 수입 쌀로 만든 막걸리는 대체로 다소 시큼한 냄새가 남는다.

참고로 장수막걸리는 초록 뚜껑은 수입산 쌀이 원료고, 하얀 뚜껑은 국내산 쌀로 만든다. 마트 가격으로 초록색이 한 병에 1100원, 하얀색이 한 병에 1400원이다. 대개 식당에는 초록색 병만 들어온다.



광화문 막걸리는 비린 맛이 없었다. 비결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체도 궁금했다.

병 뒤편에 막걸리 제조처의 주소, 만든 이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각설하고, 서울에서 ‘광화문막걸리’라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지평막걸리와 같은 가격 4000원으로 무감미료 무 아스파탐은 아니었다. 참고로 장수막걸리는 3000원.




역시 가장 궁금한 것은 맛이었다. 양은 잔에 따라 쭉 들이켰는데, 장수막걸리와도, 지평막걸리와도 맛이 달랐다. 달면서도 탄산 감이 적당했다. 그리고 끝 맛이 비리지 않았다.





병에 붙은 설명을 보니, 포스터 문구처럼 쌀은 국산이었다. 이 차이는 크다. 수입 쌀로 만든 막걸리는 대체로 다소 시큼한 냄새가 남는다.





참고로 장수막걸리는 초록 뚜껑은 수입산 쌀이 원료고, 하얀 뚜껑은 국내산 쌀로 만든다. 마트 가격으로 초록색이 한 병에 1100원, 하얀색이 한 병에 1400원이다. 대개 식당에는 초록색 병만 들어온다.




광화문 막걸리는 비린 맛이 없었다. 비결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체도 궁금했다.





병 뒤편에 막걸리 제조처의 주소, 만든 이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광화문 막걸리 뒤에 적힌 조현준 사장의 인사말.

창신동 양조장은 광장시장 북쪽 10분 거리로 가까웠으나, 골목 깊숙한 곳에 있어 처음 방문하는 길에 찾기 쉽지 않았다. 조현준 사장과 인사 나누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 작은 양조장에서 최대 600병만 생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콜드체인을 중시한다. 막걸리를 생산하자마자 냉장고로 옮기고, 차에 실어 배달한다.”





코로나 백신도 아니고, 콜드체인이라니. 그의 설명을 들으니 최대한 생산과 소비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게끔 작은 단위로 관리하여 신선한 막걸리를 납품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드디어, 광장시장에서 맛본 달면서도 싱싱한 탄산감이 이해되었다. 우수한 백신처럼 건강한 술을 위해서도 신선도 관리는 생명이다. 조 사장은 “식당에 납품할 때도 다른 제품처럼 박스째로 두지 않는다. 회전율을 고려해 적당한 양만 두고 나온다”라고 강조했다.





- 종로구에서만 맛볼 수 있나. 이유는 뭔가.

“광화문막걸리는 충신동 양조장의 막걸리이자 배상면주가의 동네방네 막걸리다. 그야말로 동네에서 생막걸리를 지역에 뿌리내리는 것이 목표다.”





광화문막걸리는 배상면주가의 동네방네 막걸리 프로그램으로 탄생했다. 조중현 사장은 서울시 중구를 맡고 있는 셈이다. 조 씨는 배상면주가에서 교육을 받고 지난해 5월 충신동 양조장을 차렸다. 설비 공수, 막걸리 포장, 운송 등 업주가 온전히 손쓰기 어려운 점은 배상면주가에서 돕고, 동네에 자리 잡아 판매망을 확충하는 일은 양조장 주인이 책임지는 분업 모델이다. 지역의 술도가와는 다른 형태였지만, 서울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였다. 서울의 대표 막걸리인 장수막걸리가 서울의 여러 양조장이 힘을 합쳐 서울탁주제조협회로 출발한 것과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다. 동네방네 막걸리는 지역에 정착할 조합원이자 양조장 주인과 손잡고 분산 배치하는 형태인 셈이다.





참고로, 배상면주가는 국순당 설립자 배상면의 차남인 배영호가 독립해서 세운 양조업체이다. 국순당은 배상면의 장남이 배중호가 이어받았고, 딸은 배혜정은 배혜정도가를 설립했다.





- 최대 하루 600병을 생산하겠다고 했는데, 요즘은 어떤가?

“코로나 때문에 최대 생산량을 맞추지 못한다.”





- 이유는?

“편의점 납품은 쉽지 않다. 결국, 식당가에서 붐을 일으켜야 하는데, 식당은 코로나 때문에 영업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장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식당을 찾아가 설명하면 별로 반기지를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얼마 전부터 서촌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 서촌이면 광화문과도 가깝다. 광화문막걸리라고 이름 지은 까닭은?

“종로 막걸리, 광장시장막걸리도 후보였다. 그렇지만 종로구는 우리나라 중심이고 광화문이 그런 중구를 표현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 상호뿐 아니라, 문양도 신기하다. 이순신 동상이 있다.

“배상면주가에서 여러 가지 도안을 줬다. 이순신을 골랐다. (이유가 있나?) 영웅이니까”





조 사장은 어려운 시기지만 잘 버티면 희망이 있다고 확신했다. 또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묻자, 편의점 입점이 어렵다고 했다. 편의점주가 개별 상품 말고 막걸리 상품 여러 개를 한꺼번에 관리해 주는 유통망을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쇼핑 판매도 어렵고, 배달도 어렵다고 했다. 법적으로 농업 법인으로 등록해야 가능한 영역이고, 배달은 다른 동네방네 막걸리 영업을 방해할 수 있고, 신선도 유지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동네방네 막걸리는 2017년 8개로 출발했다. 지금은 전국에 21개가 있다. 다른 동네방네 막걸리와 광화문 막걸리는 맛이 비슷할까. 조 사장은 “어느 정도는 그렇긴 한데, 막상 마셔보면 조금씩 맛이 다르다. 장수막걸리도 공장에 따라 맛에 차이가 있다”라고 답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조 사장에게 어떻게 타개하려고 하냐고 물었다. “종로구는 거주 인구가 많지 않다. 대신 서울의 중심이고, 골목에 식당이 많다. 거기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으면 편의점에서도 자연스럽게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이 시기를 잘 버티려도 한다”





 조현준 사장의 답변이었다.


조현준 동네방네 충신동 양조장 사장.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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