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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좀비를 만났냐고요!?" '롱보드 여신'이 부산 홍보 나선 까닭

조회수 2020. 12. 19.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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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고효주 씨 부산 명예 홍보대사 맡아

부산서 촬영한 롱보드 영상 조회 수 40만 넘어

영화 부산행 본 외국인 ‘좀비는 어딨냐?’ 농담도

고 씨 "항구, 해변, 높은 건물이 롱보드와 조화

내년에도 계절마다 촬영해 세계에 부산 알릴 것”


여행업계에 암흑기가 아닐 수 없는 시기에 지방자치단체와 관광공사는 온라인 홍보로 방향을 틀었다. 두손 두발 다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유튜브 채널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에 이날치와 앰비규어스컴퍼니의 콜라보 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는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에 ‘범 내려온다’ 열풍을 만들었다. 각 지자체는 이날치 섭외가 쉽지 않아 자체적으로 패러디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 홍보에 여행 인플루언서이자 ‘롱보드 여신’으로 알려진 고효주 씨가 힘을 보탰다. 고 씨는 이날치와 앰비규어스컴퍼니의 영상에도 등장하는 부산을 배경으로 보드를 탔다. ‘고효주의 부산 여행 영상(Longboard Riding in the ocean)’은 지난달 공개되고 조회 수 41만 회를 넘겼다. 구독자 5000여 명에 불과한 부산시 유튜브 홍보 채널 비짓 부산(visit busan)에 외국인까지 찾아와 댓글을 남기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써 부산은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부산 편에 이은 두 번째 히트상품을 내놓게 됐다.


<제공 = 고효주 씨>

단언컨대 롱보드 여신의 기여가 컸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가 30만 명이 넘는 고효주 씨가 처음부터 인플루언서였건 것은 아니다. 고 씨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에 다니다가 취미로 시작한 스케이트보드에 빠져 회사를 그만뒀다. 보드 하나 들고 전 세계를 종횡무진 누볐다. 2016년 고 씨가 미국 LA에서 춤을 추는 듯 보드를 타는 영상이 유튜브에서 폭발적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해외에서 먼저 떴다. 고 씨는 유튜브의 구독자 절반 이상이 해외구독자인 글로벌 인플루언서다. 그는 ‘롱보드 댄싱’이라는 매력으로 패션·화장품·뮤직비디오·잡지 등 전 세계 다양한 매체들과 홍보 영상을 촬영 작업을 진행했다. 자유로운 몸짓은 세계 곳곳의 여행지만큼이나 화제가 되었다.


출처: <제공 = 부산시>
부산시 유튜브 채널 '비짓 부산'에서 고효주 씨가 롱보드는 타는 모습 캡처.

그런 고효주 씨가 부산의 첫 홍보대사를 맡았다. 고 씨가 지방자치단체와 관광홍보 영상을 제작한 것 역시 부산시가 처음이다. 이번 부산시 홍보 영상은 고 씨가 영화의전당과 마린시티 영화의 거리 등 부산의 보드 명소를 배경으로 하는 라이딩을 하는 모습과, 호천마을·흰여울문화마을 등 사진찍기 좋은 장소를 방문하고 부평시장에서 분식을 먹는 장면을 담았다.


명예 홍보대사직은 무보수에 임기가 2년이다. 엄혹한 시기에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부산시에 문의하니 김경민 관광진흥과 주무관은 “국제관광 도시 부산과 고효주 씨의 롱보드가 잘 어울린다고 보고, 유튜브로 해외 홍보에 나서게 됐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김 주무관은 “이번 겨울에도 영상을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연기했다. 내년에 계절별로 영상촬영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부산시 홍보 유튜브 채널 비짓 부산에 업로드된 영상과 고효주 개인 채널에 “롱보드 라이딩과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이 멋지다”, “부산에 가보고 싶다” 등의 댓글이 올라오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당사자인 명예 홍보대사 고효주 씨의 의견이 궁금했다.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이 궁금하다.

날씨가 추워지면 롱보드는 비시즌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바깥 활동에 제약이 많이 생기다 보니 늘어지기 쉬워서 집에서 홈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또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의 소통을 위한 조금 더 친근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출처: <제공 = 부산시>
부산시(시장 권한대행 변성완)는 지난 5일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 롱보드 여신 고효주 씨를 부산시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위촉패를 수여했다.

고향이 부산인가 싶었는데, 아니더라. 영상을 보니 롱보드와 부산이 제법 잘 어울리더라. 혹시 부산이랑 어떤 인연이 있나. 무보수 명예 홍보대사를 맡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사실 부산과는 아무 연고가 없는데도 홍보대사가 되어 너무 영광스럽다. 옛날부터 바다가 있는 도시를 좋아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막연히 부산을 좋아했다.

그러다 좋은 기회로 이번 부산 관광공사 영상을 촬영하면서 부산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더욱더 친해질 예정이다.


비짓 부산에 올려진 영상을 보니까, 롱보드와 항구와 해변이 아름다운 시원한 부산이 제법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조화가 있다고 보는가.

롱보드는 시야가 탁 트인 끝이 안 보이는 길에서 타는 것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부산의 항구와 해변은 이런 요건을 다 갖추고 있는 것 같다. 또 한편에 높게 솟은 건물들과 조형물들이 이런 느낌을 배가시키는 것 같다.


비짓 부산을 보면 한국인이나 부산시민 외에 외국인의 반응도 심심찮다. 소감이 어떤가.

이번 부산 영상의 외국인 댓글들로 <부산행> 영화에 관련한 피드백이 매우 많았다. 예를 들면 농담처럼 “좀비를 만나지 않았냐”는 댓글들이 꽤 많이 달려서 놀랐다.

이 말은 이미 그들도 부산에 대해 알고 있다는 뜻인데, 막상 부산행 영화에서는 기차 안에서의 모습 외에 부산이 어떤 도시인지에 대한 장면들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앞으로 만들 콘텐츠들에는 부산은 사실 좀비 대신 너무 예쁜 바다와 아름다운 공간들, 볼 것, 먹을 것들이 많다는 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업계에서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작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에 이은 쾌거라고 받아들인다. 이날치+앰비규어스 영상을 봤는가? 봤다면 소감은?

너무나도 많이 봤다. 음악과 퍼포먼스 모두 좋은 의미로 충격적이었고 중독성이 강하다. 계속 따라부르게 되고 절로 어깨가 들썩이게 된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좋다고 들었다. 한국적인 음악과 의상, 퍼포먼스가 외국인들에게도 우리와 똑같이 흥미롭고 흥겨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다. 자랑스럽다.


비짓 부산 관련하여 추가로 내년 계획은? 어떤 홍보를 하려는가?

내년 봄에 다시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초겨울에 촬영한 이번 영상과는 또 다른 느낌의 부산을 영상에 담고 싶다.

이번 촬영은 아무래도 급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시행착오들이 있었다. 이 시행착오를 통해 내년에는 조금 더 다양한 부산의 모습들을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롱보드 여신 고효주의 내년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과 더 엄격한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야외 활동을 많이 자제했다.

야외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동시에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 수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며 조금 더 팬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할 계획이다.


출처: <제공 = 고효주 씨>

대단한 여행 광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여행을 갈 수 있다면 어디를 가장 먼저 찾고 싶은가?

여행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어디든 상관없을 것 같다. 그동안 못 간 만큼 많이 가고 싶다. 올해 가려고 계획했다가 가지 못한 하와이도 가고 싶고, 인스타그램에서도 자주 언급하긴 했지만, 파리를 너무 좋아해서 파리도 다시 가고 싶다. 부산과 비슷한 느낌의 LA도 가고 싶고, 친구가 있는 영국도 가고 싶다. 어디든 갈 수만 있으면 좋겠다.


여행 좋아하는 이들에게 위로 말씀 부탁드린다.

올 한 해 거의 1년 동안 절망과 희망과 다시 절망을 경험하며 많이 지쳤을 거다. 나 또한 그렇다.

어떠한 위로의 말도 지금은 위로가 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동안 잘 참아왔고 조금만 더 참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참은 만큼 여행을 가게 됐을 때 그 기쁨은 배가 될 것 같다. 그때의 행복은 이전에 여행 다닐 때의 행복감의 몇 배는 될 것이다. 그 날을 기대하며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여행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에너지를 쓰면서 다니지만, 결국엔 에너지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하면 평소보다 더 많은 이동량에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 배터리 방전되듯 쓰러져 잠들기도 한다. 그런데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오히려 삶을 살아가는데 큰 에너지가 돼 있는 것을 깨닫곤 한다.

새로운 곳을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보며 새로운 기분을 느끼는 것, 그것들이 나에겐 어떤 방면으로든 영감을 주고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많은 힘이 된다고 느낀다.


그 외 전하고 싶은 바가 있으면.

여행을 못 가고 많이 참은 만큼 보상이 있을 것이니 모두 조금만 더 참고 힘냈으면 좋겠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파이팅. :)


출처: <제공 = 고효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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