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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핫플" 리틀 포레스트 찍고 온다는 국내 숙소

조회수 2020. 12. 15.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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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열심히 달려온 한 해를 기념하는 덴 여행만한 것이 없지만, 연말 모임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만 늘어간다. 차곡차곡 쌓이는 아쉬움 만큼 늘어나는 게 또 있다면, 바로 나만의 위시리스트에 저장되는 여행지가 아닐까.


SNS 피드 너머로 여름에 가 보고 싶은 바다, 첫눈이 내리는 겨울에 머물고 싶은 숙소 등 눈여겨본 여행지만 벌써 수두룩. 그중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 자연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평화로움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숙소들이 눈길을 끌었다. 일상의 근심과 상처를 마주할 일이 없는 낯선 숙소에서의 하루가 간절한 요즘. 양양, 제주, 군위에 위치한 화제의 숙소 세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01

제주 '서점숙소'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서점숙소. 서점숙소는 육지에서 내려온 남매가 운영하는 북스테이 게스트하우스다. 음악과 책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만난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할 수 있는 이곳. 한 번 방문했던 손님들이 조용하고 차분한 서점숙소만의 분위기를 그리워해 다시 찾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다.


서점에서 잔다는 건 어떤 느낌일지 항상 궁금했다는 주인 남매. 그렇게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책과 조용한 불빛, 좋아하는 음악들로 둘러싸인 공간을 만들었다.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할 수 있는 1층의 공용공간 책바(Book Bar)는 남매가 좋아하는 책들이 있는 서점 같은 서재다.


커튼으로 이어진 첫 번째 방은 서점 안의 사랑방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했고, 스페인 여행에서 방문했던 미술관의 기억을 살려 하얀 벽에 작품들을 배치했단다. 두 번째 방에서는 하얀 커튼 사이로 북촌 바닷가가 보인다. 저녁엔 노을이, 밤에는 바다에 떠 있는 고깃배들의 불빛의 향연이, 아침에는 동화같이 맑은 하늘이 보이는 공간.


숙소 한 편에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서점숙소를 방문하는 여행자들과 함께 필사할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돼있다. 필사하는 과정에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는 작은 곳. 서점숙소를 떠나 본격적인 여행 일정을 시작하기 전, 잠시 책상에 앉아 내 삶 속에 녹아있는 '그 어떤' 사랑을 생각해 보고 실천하는 하루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숙소 2층 공용공간에는 ‘오름테이블’이 있는데, 서점숙소를 방문한 여행자들과 함께 필사하고 낭독하는 프로그램 ‘오름에게’가 진행되는 곳이다. 아침엔 따뜻한 조식을 먹을 수 있기도 한 공간. 팔레트 나무를 재활용하여 직접 만든 오름테이블에서의 필사 낭독 시간은 서점숙소의 시그니처 모임이라고 한다.

오름에게는 매일 저녁 8시부터 진행된다. 각자 준비한 책을 40분 동안 책을 읽으며 좋은 문장들을 써 내려가면 된다. 그리고 적은 문장과 각자의 생각들을 서로 나누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진다. 지금 내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여행 못지않은 위로를 건넨다.


숙박 시, ‘책있는[읽는]밤’ 옵션을 함께 예약하면 책과 어울리는 차가 담긴 블라인드 북 파우치를 함께 제공한다. ‘오름에게’가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위로의 시간이라면 ‘책있는[읽는]밤’은 스스로에게 책을 선물하며 오롯이 혼자 위로하는 시간이라고. 관계, 사랑, 서른, 이별 총 4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서점숙소에서 운영하는 독립 책방 도 있다. 숙소와는 다른 위치로, 월정리에 있다. 밤이 긴 겨울에도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심야 서점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책으로 가득 찬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일정에 추가해봐도 좋겠다.


02

양양 'Farm11'


Farm11은 강원도 양양군에 위치한 약 1만 5천 평가량의 관광농원이다. 정확하게는 ‘자연’, ‘생활’, ‘디자인’ 요소를 두루 갖춘 자연농원이다. 많지는 않지만 쾌적한 잠자리를 제공하고자 숙소는 3채만 운영하고 있다는 이곳.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바질이나 허브류, 채소류를 가지고 요리한 빵과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도 함께 운영 중이다.


숙소와 카페, 그리고 또 특이한 점은 도심 속에서 자연과 문화를 접목하고 이를 공간에 녹여내는 디자인 에이전시인 verythings와 협업하여 디자인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초봄에는 연녹색의 새순이 올라오는 푸르른 산을 바라볼 수 있다. 세상에 나무에 저렇게 다양한 초록색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알록달록한 색을 자랑하는 강원도의 산을 바라볼 수 있는 봄이 지나면, 여름에는 정원과 언덕에 핀 꽃들을 볼 수 있다. 장마 기간이 길지만, 장마가 오면 오는 대로 파도처럼 일렁이는 운무를 바라볼 수 있단다.


가을에는 붉고 노랗게 물든 산을 보며, 한들한들 흔들리는 억새를 사이로 쉼을 느낄 수 있다. 겨울에는 청록색의 침엽수들을 바라보며 운이 좋다면 새하얀 눈이 쌓인 멋진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이곳은 사계절 각각의 매력이 뚜렷하다.


자연 속에서의 힐링을 표방하는 만큼 2인실의 경우 TV가 없다. 4인실에는 TV가 있지만, 이곳에서 묵는 동안은 핸드폰이나 TV가 아닌 산과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다. 방마다 투숙객을 위한 책들이 2권씩 들어 있어서, 뻥 뚫린 윈도우 베드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또, 숙소가 산속에 있어 주변에 야생 고양이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 고양이 혹은 고양이 울음소리에 민감한 이들은 예약 시 유의하라는 당부를 남기고 있다. 또, 강원도 양양의 특성상 강한 바람이 불어 바람 소리가 거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집을 떠나 여행 온 특별한 공간.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새소리, 바람 소리, 풀 소리가 함께한다. 그저 나지막하게 여유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숙소가 아닐까 싶다.


Farm11에서는 숙박만 가능할 뿐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주로 대표 유리온실 ‘한들한들 가든숍’에서 체험할 수 있다. 실내 공기 정화 식물 가드닝 프로그램부터 리스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한다. 생화를 다루는 방법, 다듬는 방법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생화로 만드는 원형 리스를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이 가능하다. 남는 재료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건 덤이다.


양양 하늘의 풍경화를 기본으로 아크릴 물감과 붓의 사용 방법에 대해 배우고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드로잉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된 바 있는데,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일정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체크인 시간 전에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강원도 양양 오색에서 만든 ‘오색 막장’을 가지고 만든 ‘파된장베이컨빵’은 Farm11만의 시그니처 베이커리 메뉴라고. 카페의 경우 꼭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이용 가능하다.


하늘을 바라볼 일도 적은 요즘, 별이 쏟아질 듯한 강원도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이곳에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넉넉한 자연 속에서 포근한 쉼을 누리고 나면 양양을 떠올렸을 때, 바다보다 산이 먼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03

군위 '자연닮은치유농장'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자연 하나면 다 된다, 하는 이들에게 제격인 숙소를 찾았다. 볼 거라곤 자연 하나뿐인데 관광객들이 이 광경 하나를 보러 몰려든다는 곳에 위치한 마지막 숙소. 경북 군위군 고로면의 화산산성길에 위치한 ‘자연닮은치유농장’이다.


군위 화산의 시골길을 올라가 정상에 당도하면 보이는 이곳은 황토방 단 두 개만 숙소로 운영하고 있다. 드라이기, 티비, 냉장고 없음. 근처에 마트도 당연히 없기에 필요한 물건들은 미리 준비해서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도착하면 사장님 부부가 아궁이에 불부터 때워주신다.


화산마을(화산산성)은 해발 800m의 산 정상에 고랭지 채소를 주산물로 살아가는 마을이다. 마을 아래쪽에는 화산산성이 있는데 완공을 하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숙소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 경관과 일출, 일몰이 장관이라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요즘도 예약 문의 연락을 남기면 이틀 뒤에나 답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술적인 뷰는 물론이거니와 농촌 체험도 가능하다는 점이 이 숙소가 지닌 장점 중 하나다. 숙소 밖으로 곳곳에 피어난 메리골드 꽃으로 손수건 염색 체험을 할 수도 있고, 고랭지 배추를 따다가 김장체험을 할 수도 있다.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관광 명소까지 가지 않더라도 한적하고 건강한 스테이가 가능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숙소에서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전망대에 올라 풍차를 볼 수 있다. 풍차가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군위댐 전경이 특히 예술인데, 편의시설은 부족하더라도 청정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여유를 즐기다 가길 원한다면 군위의 화산과 자연닮은치유농장을 기억해두길 바란다. 참고로 정비공사가 예정되어 있어 12월 예약은 불가하며, 이용관련 사항은 2021년 3월 이후 자연닮은치유농장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연경관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 숙소는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언젠가 다시 떠날 여행을 기약하면서 자신만의 숙소 및 여행지 위시리스트에 위 장소들을 올려보기를 추천한다.


심수아 여행+ 인턴기자

사진= 서점숙소, Farm11, 자연닮은치유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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