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5시간 웨이팅하는 고깃집 3대장. 제가 먹어봤습니다.

조회수 2020. 9. 9. 14: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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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탄, 로우앤슬로우, 금돼지 식당. 그들의 공통점은?
몽탄, 로우앤슬로우, 금돼지식당

세 가지 식당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프리미엄 고깃집이라는 것. 둘째는 지옥의 웨이팅과 치열한 예약 경쟁률.셋째는 모두 6호선 라인. 세 식당 모두 스타들의 맛집이라는 것도 한 몫했다. 몽탄은 이영자가 전지적 참견 시점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맛집이고, 로우 앤 슬로우는 고기덕후로 소문난 돈스파이크가 창업한 가게다. 금돼지식당은 방탄소년단이 즐겨찾는 맛집으로 해외 팬들에게 익히 소문이 났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화제였던 화제의 고깃집 삼인방은 지금도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굳이 이유를 꼽자면, 떠나지 못해 쌓였던 스트레스를 먹는데 풀기 위해서가 아닐까. 여행 정보를 공유하기로 유명한 한 카페에서는 이 프리미엄 고깃집들의 후기들도 인기를 끌고있다.


먹는 데 플렉스 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세 곳 모두를 방문해 본 필자가 알려드린다.

`그렇게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은 곳들이다. 특히 이 시국이라면 말이다. 차례대로 알려드리겠다.


몽탄

100년도 더 된 건축물에 들어서는 순간, 문을 열고 들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은 짚불로 초벌구이를 하는 공간이다. `몽탄`이라는 이름이 전남 무안군 몽탄면에서 착안한 이름이라는데, 몽탄면에서 유명한 음식이 짚불 삼겹살구이다.


구이 메뉴는 우대갈비와 짚불 삼겹살 두가지로 단촐한 편인데 의외로 우대갈비의 인기가 훨씬 좋다. 우대갈비는 짭쪼롬한 양념이 된 갈비살인데, 부드럽고 씹는 맛이 있다. LA 갈비에 훈연한 맛이 입혀진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하지만 기대한 짚불 삼겹살은 후기가 갈리는 편이다. 무난하게 먹기 좋은 편이지만 `몽탄`의 의미를 알고 기대감을 높인 방문객은 `글쎄..`하는 표정을 짓는다. 솔직하게 말하면 식감이 훈제 오리구이 같다 지인의 평가도 있었다. 그 말을 듣고보니 원효대사의 해골물 마냥 마트 시식코너의 오리구이 (맛 없다는 것이 아니다.)맛이 물씬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기대를 조금 낮추는 편이 좋다. 


조연 배우들의 역할이 좋다. 냉이 된장, 양파김치, 얼린 무생채 등 고기와 곁들여 먹는 사이드 반찬 덕에 고기를 먹는 재미가 있다. 식사를 하다보면 몽탄의 매력은 고기 그 자체의 맛 보다는 가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서비스, 그리고 사이드 메뉴의 조화로움, 재미있는 컨셉 덕에 만족도가 높아진다. 그러니까 사실은 진짜 고기 맛이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살면서 한 번쯤 은 가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고깃집이다.


Tip / 평일에도 4시간 이상 웨이팅을 견딜 수 있는 `용자`들은 줄을 선다. 하지만 `현자`라면 팀을 꾸려보자. 6인이상 방문 시 평일 4-6시 사이에는 하루 두 팀만 예약이 가능하다. 이 마저도 전화 예약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필자는 작년 12월 무렵 무려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서 지인들을 꾸려 `몽탄팀`을 꾸렸을 정도다. 그러니까 모르는 지인들이 몽탄을 먹기 위해 모였다. 블로그 후기를 보니 꽤 이런 후기들이 많더라. 기다리지 말고 팀을 꾸리는 것이 가장 좋다. 

로우앤슬로우

한국에서 유일하게 미국 정통 텍사스 스타일의 바베큐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정통’이라는 슬로건 보다도 고기 덕후로 소문난 돈스파이크가 운영한다는 유명세에 유튜버부터 방송인들까지 모였다. 그러니 오픈과 동시에 예약이 꽉 차버렸다. 필자는 좋은 고기를 사러 멀어도 가락시장에 가는 편인데, 자주 방문하는 정육점이 돈스파이크의 단골집이라고 하더라. 그 때부터 의문의 신뢰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에 운좋게 로우앤슬로우를 예약했다. 딱 한자리 남았더라. 

9시가 다되어 도착한 로우 앤 슬로우는 생각보다 아담한 크기의 바베퓨 펍이었다. 대표메뉴로는 한우 브리스킷 프레이트와 비프 립 플레이트가 있고 하나씩 주문했다. 4인은 플레이트 메뉴를 주문하면 된다.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면 텍사스식 바베큐를 만들어내는 드럼통이 있으니 꼭 들어가서 보길 바란다. 군고구마를 구워낼 것 같은 드럼통 안에서 한우를 14시간 동안이나 훈연을 한단다. 대단한 정성이다.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음식은 금방 나온다. 다소 질겨 보이는(?) 비주얼과는 식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칼이 필요없다. 포크로 찌르면 바로 뼈와 살이 분리되고 입에 넣으면 고기가 눈 녹듯 녹아 내린다. 

엄마가 고기는 꼭꼭 씹어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니 재밌다. 미국하면 `패스트 푸드`, 그러니까 정성과는 어딘가 거리가 먼 음식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이렇게 한국의 사골을 닮은 바베큐 요리라니, 낯설다는 표현이 맞겠다. 미국 텍사스 아주머니에게 푸짐한 대접을 받은 느낌이다. 하지만 진득한 바비큐 소스맛은 다소 자극적이며 한국 엄마가 생각난다. 마침 말도 하지 않았는데 종업원이 김치와 얼큰한 소고기국물을 내어다 준다. 여기 괜찮다.

Tip /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고있다. 딱히 팁이라고 할 것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경상도식으로 끓여낸 소고기 무국이 엄청나게 맛있으니 공간을 비워두자. 국거리용 소고기가 아니라 갈비찜에 들어있을 만한 두툼한 소고기가 들어있는데 잇몸으로 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 돈스파이크 사장님은 소고기국 장사를 해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금돼지 식당

방탄소년단 맛집, 미쉐린 등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았지만 의외로 소박한 위치선정과 가격에 놀라운 고깃집이다. 3층 건물로 지어진 금돼지 식당은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대형마트의 PB 상품을 내놓는다. (그 때 심정은 신촌에서 버스킹 하던 밴드가 갑자기 슈퍼스타가 된걸 마주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각설하고 이 곳은 세 네 번 정도 방문했는데 아쉽게도 방문할 때마다 맛이 다르다. 이유는 고기 탓이 아니었다. 고기는 늘 좋았다.

처음 금돼지 식당을 방문했을 때는 귀에서 종소리가 들렸다. 세상에 이런 맛이..이 것은 돼지인가 소고기인가. 쫀득한 살코기와 아삭한 지방 부위의 식감은 놀라웠다. 짭쪼름한 멜젓과의 조화도 훌륭했고 푹푹 찍어먹었던 소금도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120년 전통의 황제소금이란다. 정말로 고기 맛으로 승부를 보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 돼지가 어디서 온 돼지인고 하니 충청도에서 사육한 1+ 등급의 듀록 삼겹살을 뼈가 있는 상태로 보름동안이나 저온 숙성한 고기란다.


하지만 정말이지, 고기는 ‘누가 굽느냐’가 중요하더라. 그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앳되어 보이는 남자 알바생이 고기를 구워 주었다. 어딘가 서툴러 보이는 가위질에 2시간 대기 시간이 뭉게구름처럼 흩어지는 듯했다. 역시나. 처음 먹었을 때의 감동은 없었다. 그 때의 식감과 육즙도 온데간데 사라지고 어딘가 평범한 고깃덩이만 남아있더라. 그래도 생고기만 봤을 때 그대로던데 굽는 스킬의 차이인가보다. 고기 잘 굽기로 소문난 돈스파이크 씨와 방문하면 참 좋겠다.


배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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