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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먹는' 붕어빵 맛집 3, 직접 먹어봤습니다|붕슐랭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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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붕어빵 핫스폿 3
'줄 서서 먹는' 붕어빵, 직접 먹어봤습니다
저는 겨울이 싫습니다. 이유를 대라 하면 3박4일도 말할 수 있습니다. 추위는 물론이고, 눈이 오면 온 길거리가 질척질척해져 출근길이 막히는 것도 싫고요. 그렇지만 겨울에 딱 하나 좋은 것이 있다면, 맛있는 길거리 음식일 겁니다.

귤도 좋고 군고구마도 좋지만 겨울 간식 중에서 가장 유명한 건 아무래도 붕어빵입니다. 한 겨울, 길을 걷다 차갑게 얼어버린 손에 따끈한 붕어빵을 쥐면, 마음까지 은은하게 적셔주는 온기와 입속 가득 퍼지는 팥소의 달콤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줍니다. 언제 어디서 붕어빵 트럭을 마주칠지 모르니 가슴속에 현금 3000원 정도는 품고 다니기도 하고요. 


언젠가 세계적 셰프인 고든 램지가 붕어빵을 먹고 ‘입맛을 버렸다(Fxxx My Taste Palette)’라며 혹평했던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차갑게 식어버린 붕어빵이 아니라, 한겨울 길거리에서 막 구워진 따끈, 바삭, 쫀득한 붕어빵을 맛보았더라면 평가는 달라졌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트 세레나데

자고로 붕어빵이라 하면 하얀 밀가루 반죽에 팥소가 들어간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어느 순간 혜성처럼 등장한 슈크림 붕어빵을 시작으로 그들의 세계도 다채롭게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초코 붕어빵, 피자 붕어빵, 고급진 패스츄리 붕어빵에 이어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한 김치 붕어빵까지. 무궁무진한 선택지 속에, ‘줄 서서 먹는’ 붕어빵 맛집까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행플러스 구독자 여러분들의 겨울 간식 빅데이터를 위해 직접 서울의 붕어빵 맛집 로드를 돌아봤습니다. 이름하여 내 맘대로 정하는 ‘붕슐랭 가이드’ 입니다. 미슐랭은 원래 3스타지만, 붕슐랭은 별 5개를 만점으로 했습니다. (순전히 제 입맛, 제 기준의 주관적인 판단입니다.)

회기역 '크림치즈붕어빵'

회기역 크림치즈 붕어빵

출처여행플러스

회기역 1번 출구에서 경희대 쪽으로 쭉 올라가다 보면, 사람들이 너도나도 손에 붕어빵 봉투를 들고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회기역에서 가장 유명한 크림치즈 붕어빵입니다. 원래 이곳은 일반적인 팥소 붕어빵을 파는 가게였지만, 백종원 아저씨의 천재적인 터치로 메뉴에 고구마와 크림치즈가 추가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을 겨냥해 보라’던 그의 솔루션은 정확했고, 이후 붕어빵 가게는 회기역 근처의 중,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크림치즈 붕어빵의 맛은 이랬습니다.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짭쪼롬한 크림치즈가 ‘계세요?’ 하며 조심스레 들어와 입안을 한번 부드럽게 감싸주고, 그다음 다소 박력 있는 팥소의 달달함이 문을 박차며 들어와 ‘이 입안의 주인공은 나야!’ 하고 소리칩니다. 팥과 크림치즈의 오묘한 조합이 나쁘지 않습니다. 커피 한 잔과 함께한다면 딱 좋을 것 같은 느낌에, 고급진 카페에서 판매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합니다. 


그다음으로 먹어본 고구마 붕어빵 역시 맛이 좋았습니다. 마치 고구마 호박, 아니 호박고구마처럼 달달한 고구마와 팥의 조합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은, 고구마와 팥 둘다 단맛이 강한 재료이다 보니 좀 많이 단 느낌이 있었습니다. 단 것을 잘 못 드시는 분이라면 고구마와 팥 조합보다는 크림치즈 붕어빵을 추천드립니다.

크림치즈붕어빵

붕슐랭 별점 : ★★★
영업시간 : 오전 11:00~오후 10:00
위치 : 회기역 1번 출구에서 경희대역 방향으로 걸어서 20분
가격 : 2개 1000원

건대 '자색고구마붕어빵'

건대 자색고구마붕어빵

출처여행플러스

건대 입구는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많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건대 입구 앞에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 몇 개를 지나고 나면 자색고구마 붕어빵 가게가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가게는 ‘셀프’ 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앞에 준비된 돈 통에 현금으로 결제를 마치고, 직접 봉투에 붕어빵을 담아 가져가면 됩니다. 보통 서울 붕어빵 시세가 3개 1000원에 형성되어 있는데 비해, 자색고구마 붕어빵은 2개 1000원으로 약간은 비싼 느낌이 있습니다.

건대 자색고구마붕어빵

출처여행플러스

‘비싼 만큼 맛있을까?’하는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붕어의 배를 반 갈라보니, 빵이 이름처럼 자색 고구마의 분홍색을 띠고 있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특이한 컬러에 기대감이 증폭됩니다. 사장님께 물어보니 자색 고구마의 껍질을 가루 내어 반죽에 섞으면 이렇게 예쁜 핑크색 붕어빵이 탄생한다고 합니다.


건대의 고구마 붕어빵은 회기역에서 맛본 고구마 붕어빵과 달리 팥이 들어있지 않고, 마치 붕어빵에 고구마와 슈크림을 섞은 듯한 고구마 슈크림이 들어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겨울 간식 고구마와 붕어빵의 만남은 역시 옳았습니다. 부드러운 고구마 슈크림과 쫀득한 빵이 입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져, 적당히 단 맛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천원의 행복’일까요? 지나가다 가볍게 먹을 즐거운 한 끼 간식으로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자색고구마 붕어빵

붕슐랭 별점 : ★★★★
위치 : 건대입구 2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영업시간 : 보통 오후 2:00~10:00
가격 : 2개 1000원

효창공원역 '효공잉어빵'

효창공원역 효공 잉어빵

출처여행플러스

연속해서 단 것을 먹었더니 입에서 단내가 올라옵니다. 무언가 칼칼하고 매콤한 것을 먹고 싶어집니다. 이럴 땐 역시 김치만 한 게 없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가 피자에 꼭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을 보고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제 저도 모든 느끼하고 달달한 음식엔 김치를 꼭 찾게 됩니다. 여하튼 느끼한 속을 달래주기 위해 K-붕어빵을 먹으러 효창공원 역으로 왔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붕슐랭, ‘효공 잉어빵’입니다.


효창공원역에서 나와 숙대 입구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다 보면 붕어빵 트럭이 있습니다. 이 집의 메뉴는 ‘팥’, ‘슈크림’, 그리고 김치 속이 채워진 ‘매코미’로 3가지입니다. 7시 정도의 이른 저녁이었는데도 앞에 네 명 이상이 줄을 서 있었고, 붕어빵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뒤로 줄을 섰습니다. 


팥, 슈크림 붕어빵은 5분 정도 안에 완성되어 받아 갈 수 있는 반면, 매코미 붕어빵은 나오는 데 시간이 10분 이상 소요됩니다. 날이 추워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유명한 효공 잉어빵의 맛을 보기 위해 기다렸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아저씨는 이 동네에서 오래도록 장사를 하신 듯,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으셨습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께서도 “여기 붕어빵 맛있어!” 라시며 한 말씀 거듭니다. 동네 주민이 인정한 진정한 붕어빵 맛집은 과연 어떨까 기대됩니다.

효창공원역 효공잉어빵

출처여행플러스

따끈따끈한 매코미 붕어빵을 한 입 베어 무니 이름처럼 매콤한 향이 확 퍼지고, 그동안 익히 알고 있었던 김치의 맛이 느껴집니다. 매콤하지만 달달하게 볶인 김치와 적당히 바삭 쫀득한 붕어빵의 만남이 묘하게도 조화롭습니다. 마치 김치전의 바삭바삭한 부분을 먹는 듯한, 빵과 김치의 만남은 뭔가 이상할 것 같다는 편견을 완벽히 깨 준 신기하고도 새로운 맛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효창공원역 근처 거주자라면,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매코미 붕어빵을 사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효공잉어빵

붕슐랭 별점 : ★★★★+반개
위치 : 효창공원역 2번 출구 앞 숙대 방향으로 걸어서 10분
영업시간 : 보통 오전 11:00~오후 9:00
가격 : 매코미 기준 2개 1000원


이렇게 서울에 위치한 붕어빵 핫스폿 3군데 모두를 돌아 보았습니다. 주관적인 입맛에 의해 붕슐랭 별점을 매겼지만, 모두 ‘줄 서서 먹을 만하다!’ 싶을 정도로 맛있는 붕어빵 맛집임에 틀림없습니다. 


매일 결심만 하는 다이어트는 붕어 트립으로 인해 물 건너 갔지만, 해산물은 살이 안 찐다는 말을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오늘은 붕어들 덕분에 따듯하고 배부른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영하로 내려간 날씨에 마음까지 쌀쌀해진 오늘, 붕어빵 맛집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길 가다 붕어빵 트럭을 발견한다면, 따끈한 붕어빵 한 마리 뱃속에 품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박지우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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