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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오리스 아뜰리에 칼리버 113 시계

조회수 2017. 11. 10. 10: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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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스 아뜰리에 칼리버 113

지난 2014년 창립 110주년을 기점으로 오리스(Oris)는 10일간의 롱 파워리저브 무브먼트를 특징으로 하는 아뜰리에 칼리버(Artelier Calibre)를 매년 새로운 기능 버전과 함께 선보여 왔습니다. 창립 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숫자를 함께 병기한 칼리버 110(2014년)을 필두로, 칼리버 111(2015년), 칼리버 112(2016년), 칼리버 113(2017년)으로 이어진 아뜰리에 칼리버 시리즈는 어느덧 컬렉션을 대표하는 최상위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4년 출시된 오리스 아뜰리에 칼리버 110
2015년 출시된 오리스 아뜰리에 칼리버 111

칼리버 110 런칭 초반만하더라도 지금처럼 해당 라인업이 기능별로 세분화되고 풍성해지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오리스의 칼리버 110 런칭은 단지 화제성만을 노린 단발성의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 내부적으로 매뉴팩처 라인업을 어떻게 보강하고 체계화할지를 오랜 세월에 걸쳐 다방면으로 고심해왔음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오리스는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매년 놀라운 자신감으로 칼리버 110을 바탕으로한 다양한 실험들을 이어갔고, 그 결실은 지금 여러분들이 보고 계시는 것처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2016년 출시된 오리스 아뜰리에 칼리버 112

칼리버 110은 오리스가 40여 년만에 선보인 완전히 새로운 모던 인하우스 무브먼트라는 상징적인 등장의 의의와 함께 21세기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를 반영한 결실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뚜렷한 지향점을 또한 엿볼 수 있습니다. IWC와 예거 르쿨트르가 롱 파워리저브 제품의 보급화(?)를 견인했다면, 후발주자인 파네라이는 이를 전략적으로 컬렉션의 특장점으로 잘 활용한 경우에 해당하고, 오리스는 이들과는 또 다른 접근 방식으로 롱 파워리저브 무브먼트를 재해석하고 보다 더 접근 가능한 가격대로 진입 문턱을 낮춰서 선보인다는 점에서 성취가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설계된 수동 베이스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모듈을 계속 추가함으로써 ‘스몰 컴플리케이션’에 해당하는 제품군을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는 내실있는 행보 역시 앞서 열거한 브랜드들과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된 지점입니다. 지난해 칼리버 112를 통해 GMT와 낮밤 인디케이터를 추가한데 이어, 올해는 칼리버 113을 통해 요일과 포인터 핸드 타입으로 월과 주를 함께 표시하는 식으로 해당 기능의 인디케이션 및 레이아웃의 형태가 갈수록 참신해지고 있습니다. 

2017년 출시된 오리스 아뜰리에 칼리버 113

이번 타임포럼 리뷰를 통해서는 오리스의 올해 플래그십 신제품인 아뜰리에 칼리버 113 중 안트라사이트(Anthracite) 즉 다크 그레이 계열 무연탄 컬러 다이얼 버전(Ref. 01 113 7738 4063 LS)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리스 아뜰리에 칼리버 113 안트라사이트(무연탄) 컬러 다이얼 버전

아뜰리에 칼리버 113은 기존의 아뜰리에 제품군과 마찬가지로 쓰리 피스 구조의 폴리시드 가공한 스틸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케이스 지름은 43mm. 혹자는 케이스 사이즈를 좀 더 줄일 수 없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무브먼트의 직경 자체가 클래식 수동 칼리버들처럼 작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다이얼면을 강조하는 얇은 베젤과 특유의 볼륨감 있는 케이스는 서로 군더더기 없는 조화를 이루며, 전면 글라스는 내부 단면만 반사 방지 코팅 처리한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적용했습니다.  

실제 시계를 접해본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다이얼 디테일이 매우 인상적인데요. 새틴 선버스트 가공한 무연탄 컬러 다이얼이 그 자체로도 상당히 고급스럽고 유니크하게 여겨집니다. 더불어 조도가 낮은 실내에서 보면 흡사 블랙에 가깝게 보이고, 형광등이나 할로겐 불빛 아래서는 차콜 그레이톤이 더욱 짙게 도드라지며, 환한 야외에서는 라이트 그레이톤으로 보이는 등 환경에 따라 다이얼이 주는 느낌이 사뭇 다른 점 또한 매력적입니다. 다크 계열 다이얼을 선호하지만 일반 래커 마감한 블랙 다이얼이 식상하게 느껴지는 분이나 요즘 유행하는 블루 계열 컬러가 자신에겐 너무 영해 보여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상당한 매력을 느낄 만한 다이얼이 아닐까 싶습니다.  

클래식 수트를 연상시키는 중후한 인상의 무연탄 컬러 다이얼 위에는 폴리시드 마감한 니켈 소재의 뉴머럴, 바, 도트 형태의 아플리케 인덱스가 추가되었으며, 길쭉한 소드 핸즈 역시 폴리시드 마감한 니켈 소재를 사용하고 중앙에는 야광 도료인 수퍼루미노바를 채워 아갼에도 가독성을 보장합니다. 전작 111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다이얼 중앙에는 시와 분을, 3시 방향에는 10일간의 잔여 동력을 표시하는 비선형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드(초침)와 날짜(어퍼처)를 각각 표시하며, 새로운 캘린더 모듈의 영향으로 다이얼 상단 로고 아래에 별도의 어퍼처(창)로 요일을, 다이얼 외곽에 영문 프린트로 월을, 그리고 챕터링에는 짝수 단위로 1년 총 52주를 에둘러 표시하고 이를 중앙의 포인터 핸드(Pointer hand)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1938년 발표한 오리스 최초의 포인터 데이트 시계 ⓒ Oris Archive

참고로 포인터 타입의 핸드는 오리스가 1938년 발표한 포인터 데이트(혹은 포인터 캘린더라고도 칭함) 시계의 성공에 힘입어 브랜드 역사적으로도 제법 의미가 있는 디테일입니다(현행 여러 모델에 포인터 핸드 타입을 적용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 이를 가장 현대적인 모델에 적용함으로써 전통을 잇고자 하는 오리스의 노력이 새삼 빛을 발합니다. 

전작 칼리버 110과 111이 다이얼 중앙에 대칭을 이루는 스몰 세컨드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제외하면 다소 심심해보였던 것과 달리, 트리플 캘린더(월, 요일, 날짜)와 주까지 표시하는 113은 상대적으로 다이얼이 꽉 차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느 브랜드의 트리플 캘린더 시계와는 다이얼에 표시되는 레이아웃의 차이가 확연해 오히려 시계에 개성을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주로 확인하게 되는 날짜창을 크게 하고(원래 컸지만), 요일창을 다이얼 중앙에 배치한 것도 나름대로 신선하며,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유럽 문화권에서는 실생활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는 주 캘린더를 월과 함께 표시하면서 각각의 캘린더 기능을 하나의 크라운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점 또한 칼리버 113의 숨겨진 큰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참고로 크라운은 0단에서 와인딩, 1단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요일이랑 주(52주)/월을 가리키는 포인터 핸드가 함께 움직이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날짜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자정 무렵 퀵 체인지 지원). 그리고 2단에서는 여느 시계들처럼 현재 시각(시분 핸즈)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시스루 형태의 스크류 케이스백 중앙에는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삽입되어 오직 오리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인하우스 수동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케이스 방수 사양은 50m입니다. 오리스 칼리버 113 역시 기존의 칼리버 11X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직경의 싱글 배럴에 얇은 두께의 메인스프링을 휘감아 넣어 와인딩시 제법 힘과 약간의 요령(?)이 요구되며, 초반 와인딩시 꽤 오래 감아줬는데도 밸런스가 그대로일 경우에는 무브먼트를 살짝 흔들어야 정상 작동하기도 합니다. 

롱 파워리저브 무브먼트 특성상 게다가 싱글 배럴일 경우에는 풀와인딩 후 초반 며칠 간의 토크가 상당한 반면 어느 시점부터는 토크가 급감하기 때문에 중간 중간 추가 와인딩을 해주는 것도 밸런스의 진동각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곤 합니다. 칼리버 11X 시리즈의 작동 안정성에 관해서는 런칭 4년차가 된 지금까지도 큰 이슈가 불거진 적이 없고, 새로운 컴플리케이션 베리에이션이 계속 추가되는 것을 보면 오리스는 자체적으로 이미 충분한 솔루션을 구축한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여 투명 케이스백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의 피니싱 또한 시계의 가격대와 타겟층을 생각하면 충분히 리즈너블한 수준입니다. 

스트랩은 다크 브라운 컬러의 매트한 루이지애나산 크로커다일 악어가죽 스트랩을 장착했습니다. 버클은 스틸 소재의 탈착이 간편한 푸시 버튼 타입의 폴딩 클라스프. 가죽 스트랩 외에 9연의 링크로 구성된 스틸 브레이슬릿 모델도 함께 출시됩니다. 케이스 크기(43mm) 대비 적당한 러그 길이, 그리고 곡선형의 날렵한 프로파일 덕분에 시계는 손목 위에서 생각보다 더 얇게 느껴지며 당연히 좋은 착용감에 기여합니다. 함께 출시된 오펄린 실버 다이얼 버전(Ref. 01 113 7738 4031 LS)도 함께 착용해 보았지만 리뷰 제품인 무연탄 다이얼 버전(Ref. 01 113 7738 4063 LS) 쪽이 개인적으로는 더 절제된 기품과 고급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오리스를 그저 가성비 좋은 미들-레인지 시계 브랜드로만 한정했던 사람들은 지난 몇 년간의 오리스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뜰리에 칼리버 시리즈는 매뉴팩처를 선언한 오리스의 자긍심을 담은 컬렉션이자 브랜드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줍니다. 이들은 대중적인 라인업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영리하게 매뉴팩처 라인업을 확장해 나갔고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에서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뜰리에 칼리버 라인업에 내년에는, 그리고 내후년에는 또 어떠한 새로운 종류의 시계가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오리스 아뜰리에 칼리버 무연탄 컬러 다이얼 모델(Ref. 01 113 7738 4063 LS)은 국내에서는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1층에 위치한 오리스 부티크(02-790-6672)에서만 단독 판매하고 있습니다. 해당 시계에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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