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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포럼

가성비 데일리 워치와 아이코닉 디자인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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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워치메이킹의 세계로 뛰어든 이래 프레드릭 콘스탄트(Frederique Constant)는 지금까지 괄목할만한 발전을 일궈냈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가 즐비한 업계에서 30년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 짧은 축에 속합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물리적으로 결코 좁힐 수 없는 시간의 격차를 도전과 패기로 극복하려 했습니다. 이들의 지난 행적을 간단히 살펴보면, 하트 비트를 고안해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고, 무브먼트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매뉴팩처로 발돋움했으며, 기계식 시계의 터전을 위협하던 스마트 워치마저 제 편으로 끌어들였습니다. 

1999년에 출시한 오리지널 하이라이프 하트 비트

계속된 도전 속에서도 프레드릭 콘스탄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명확했습니다. 접근 가능한 럭셔리와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의 드레스 워치입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시계 대부분은 드레스 워치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케이스, 다이얼, 핸즈, 인덱스 등 시계를 구성하는 요소를 살펴보면 드레스 워치의 문법에 충실합니다. 이번 리뷰를 통해 소개하는 하이라이프 하트 비트(Highlife Heart Beat)는 프레드릭 콘스탄트가 고수해온 스타일과는 살짝 결이 다릅니다. 드레스 워치의 성격을 묽게 희석시킨 이 시계는 때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착용할 수 있는 데일리 워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라이프 하트 비트는 1999년에 선보인 동명의 오리지널 모델을 계승하고 있습니다만 명실상부한 브랜드의 심벌 하트 비트를 제외하면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환골탈태했습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원작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현대적이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새로이 덧씌우기 위해 2년간 개발에 매진했다고 합니다.

일체형 러그를 가진 토노(Tonneau) 혹은 배럴(Barrel) 형태의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는 전형적인 스리피스 구조를 따릅니다. 지름은 41mm로 스포티한 느낌과 드레시한 분위기의 경계에 있습니다. 두껍지 않게 가공한 베젤은 무대 중앙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다이얼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미들 케이스로부터 뻗어져 나오는 듯한 모습으로 일체감을 완성하는데 공헌합니다. 시선이 닿는 전면은 새틴 브러시드로 결을 살려 마감한 반면 측면과 베젤은 폴리시드 가공함으로써 빛의 반사를 적절히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양면에 무반사 코팅 처리를 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살짝 볼록하게 처리해서 케이스의 볼륨감을 자연스럽게 살려줍니다. 

네 귀퉁이를 나사로 고정한 케이스백은 케이스와 베젤을 보는 듯합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감싸는 부분을 베젤처럼 살짝 튀어나오게 만들었는데 그 정도가 미미해 착용감을 저하시키지는 않습니다. 이곳에는 시계와 관련된 정보를 삥 둘러 기재해 놓았습니다. 방수는 50m로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무리가 없는 수준입니다. 

부드럽게 다듬은 브레이슬릿 중앙 링크는 폴리시드, 양 옆 부분은 새틴 브러시드 처리해 케이스 마감 처리 공식을 유사하게 적용했습니다. 케이스와 연결된 브레이슬릿 엔드 링크가 급격하게 꺾이면서 손목을 감싸주어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링크의 폭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일체형 러그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연출한 것도 눈에 띕니다. 양쪽에 있는 버튼으로 조작하는 버클은 양쪽으로 열립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방패 문장 블록이 있는 쪽을 먼저 열고 난 뒤 남은 한쪽을 열어야 합니다. 닫을 때는 반대로 방패 문장 블록이 없는 쪽을 먼저 닫아야 합니다. 순서에 유의하지 않으면 방패에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네이비 블루 다이얼에는 가는 곡선을 이용해 지구본을 형상화한 패턴을 삽입했습니다. 이는 하이라이프 컬렉션 전 제품이 공유하는 규칙입니다. 지구를 배경으로 슈퍼루미노바를 칠한 시침과 분침이 회전합니다. 시간을 알려주는 어플리케 인덱스에도 마찬가지로 슈퍼루미노바를 도포했습니다. 야광은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잠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만 발광합니다. 다이얼 외곽에는 초를 확인할 수 있는 인덱스를 촘촘히 채워 넣었습니다. 12시 방향에는 이 시계의 하이라이트이자 오리지널 모델의 적통임을 나타내는 증표인 하트 비트가 자리합니다. 작은 구멍을 통해 드러나는 밸런스 휠의 힘찬 박동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내부에는 셀리타의 칼리버 SW 200-1를 수정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FC-310이 들어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동사의 타 제품과 동일하거나 약간 짧은 38시간입니다. 이 시계에서 애써 흠을 찾자면 바로 이 파워리저브를 꼽을 수 있겠으나 본래의 취지대로 매일 착용할 분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나사 머리는 빛을 반사하도록 폴리시드 처리했고, 플레이트에 물결이 치는 듯이 플레이트 표면을 가공하는 등 이 가격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이얼을 절개해 밸런스 휠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부분에만 페를라주 마감을 적용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터는 금도금한 뒤 제네바 스트라이프로 멋을 부렸습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문장이 박힌 크라운은 뽑지 않은 상태에서 수동으로 메인스프링을 감을 수 있습니다. 시간을 제외하면 다른 기능이 없기 때문에 크라운을 한 칸만 뽑으면 바로 바늘을 돌려서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이때 심장 박동은 잠시 멈추며 가파른 숨을 고릅니다. 덕분에 분침을 정교하게 인덱스에 맞출 수 있습니다.  

하이라이프 컬렉션을 구입하면 여분의 러버 스트랩이 따라옵니다. 다이얼과 색을 맞춘 블루 러버 스트랩은 표면에 패턴을 삽입해 단조로운 느낌을 피했습니다. 피부와 맞닿은 안쪽은 매끄럽게 처리해서 부드러운 착용감을 전달합니다. 양쪽에 스티칭을 넣어 러버 스트랩 특유의 밋밋함을 훌륭하게 보완했습니다.

하이라이프 컬렉션은 사용자가 TPO나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원하는 스트랩을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는 시계 업계의 트렌드를 추종하고 있습니다. 시계를 뒤집으면 브레이슬릿 혹은 스트랩과 케이스가 연결된 부분에 스프링 바가 보입니다. 나사로 고정된 스프링 바에는 스프링을 조작할 수 있는 핀이 두 개 있습니다. 두 손가락을 이용해 오므리면 브레이슬릿이나 스트랩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체결할 때는 오므린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집어넣어 주기만하면 됩니다. 버튼을 누르거나 당기는 방식에 비하면 조금 불편한 게 사실이나 소비자들의 요구에 호응했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하이라이프 하트 비트의 가격은 270만원대입니다. 블랙 다이얼 모델과 갈색 악어가죽 스트랩으로 정숙한 분위기를 뽐내는 골드 도금 모델(290만원대)이 있어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악어 및 소가죽 스트랩까지 추가로 구입하면 시계 하나로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준수한 마감과 성능에 현대 워치메이킹의 흐름인 인터체인저블 스트랩 교체 시스템까지 두루 갖춘 하이라이프 컬렉션이 20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습니다. 여기에 브랜드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하트 비트까지 품은 하이라이프 하트 비트는 프레드릭 콘스탄트에게도 이제 돌아볼 과거와 축적된 유산이 있음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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