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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메이드 스켈레톤 시계의 색다른 진화

조회수 2019. 9. 11.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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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독립 시계 브랜드 오리스(Oris)가 지난 9월 5일 중국 상하이에서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Big Crown ProPilot X Calibre 115)의 글로벌 런칭을 기념한 프레스 대상의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오리스가 2019년 하반기 자신 있게 선보이는 신제품,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를 미리 만나보세요.


전 세계에서 초청된 시계 관련 기자들이 5일 오후 상하이 에디션 호텔 5층 미팅 룸에 모였습니다. 공식 런칭에 앞서 오리스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를 미디어를 대상으로 최초로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인데요.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가 어떠한 시계인지, 어떠한 계기로 제작되었으며, 어떠한 새로운 시도를 꾀했는지 등을 폭넓게 알 수 있는 일종의 워크샵과도 같았습니다. 

- 오리스 공동 CEO 롤프 스투더

한편 오리스 울리히 W. 헤르초크(Ulrich W. Herzog) 회장을 대신해 공동 CEO 롤프 스투더(Rolf Studer)가 직접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까지 마련돼 신제품에 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계에 거는 브랜드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아뜰리에 칼리버 110
- 아뜰리에 칼리버 111
- 아뜰리에 칼리버 112
- 아뜰리에 칼리버 113
-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칼리버 114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오리스는 창립 110주년을 맞은 2014년 약 30년 만에 선보인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110을 필두로, 2015년 칼리버 111(날짜), 2016년 칼리버 112(세컨 타임존 & 낮/밤 인디케이터), 2017년 칼리버 113(날짜, 요일, 주, 월), 2018년 칼리버 114(날짜 & 24시 핸드 GMT)까지 거의 매년 어김없이 문화 컬렉션인 아뜰리에(Artelier) 혹은 항공 컬렉션인 빅 크라운(Big Crown)을 통해 새로운 매뉴팩처 라인업을 발표해왔습니다.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10-데이즈 파워리저브 매뉴팩처 수동 칼리버 11X 시리즈의 최신 버전이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을 느끼던 찰나에 브랜드 관계자가 넌지시 꺼낸 한 마디- "올 하반기에 서프라이즈로 새 인하우스 칼리버 시리즈가 공개될 겁니다"- 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본사의 엄격한 엠바고 지시로 제품 이미지는커녕 드로잉 이미지조차도 미리 볼 수 없었는데요. 그렇기에 이번 상하이 런칭 이벤트에 거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

마침내 베일을 벗은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필자를 놀라게 했습니다. 우선 매뉴팩처 라인에 최초로 전개하는 스켈레톤 제품이라는 점, 나아가 기존의 오리스 스켈레톤 제품은 물론 타 브랜드 스켈레톤 제품과도 차별화된 조금은 독특한 스켈레톤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사실입니다. 

기존의 무브먼트를 스켈레톤화하는 작업은 물론 전혀 새로운 시도가 아니지만, 오리스의 칼리버 115는 베이스 무브먼트를 분명 알고 있음에도 완전히 새롭게 보입니다. 단순히 플레이트와 브릿지의 살을 발라내 골격만을 강조한 스켈레터나이즈(Skeletonized) 무브먼트가 아닌, 기획 단계서부터 진짜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염두에 두고 오랜 세월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 칼리버 115
기존의 인하우스 칼리버 11X 시리즈와 동일한 10일(240시간) 롱 파워리저브를 자랑한다.

물론 혹자는 매뉴팩처 라인에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매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스켈레톤 라인업의 추가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터입니다. 하지만 칼리버 115는 1~2년 만에 급조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꽤 오래 전부터 내부적으로 논의 되었고, 출시 여부와 시기를 놓고서도 몇 차례 장고를 거듭했다고 합니다.


- 오리스 COO 비트 피슐리

실제로 오리스 최고운영책임자(COO) 비트 피슐리(Beat Fischli)는 칼리버 115 제작을 위해 수년 간 전문가 팀을 운영해왔으며, 스켈레톤 디자인에 관한 수많은 유의미한 논의와 진척이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적당한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출시를 미뤘다는 식의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첫 매뉴팩처 스켈레톤 모델을 이왕이면 제대로 선보이고 싶은 브랜드의 투지가 빛나는 대목입니다. 

- 칼리버 115 디자인에 영감을 준 자연과 건축 요소들

한편 스켈레톤 디자인 관련해 오리스 공동 CEO 롤프 스투더의 설명에 따르면,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 특유의 스켈레톤 디자인은 오리스 본사인 홀슈타인(Hölstein) 마을과 인접한 발덴부르크(Waldenburg) 계곡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행사장 입구 곳곳에도 무슨 바위 틈을 확대한 사진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자연의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은 무브먼트의 매트한 피니싱으로도 재현되어 특유의 개성을 더합니다. 

비정형으로 쪼개진 계곡 바위의 틈과 같은 자연주의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인 요소 또한 칼리버 115와 자연스럽게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이얼 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매트하게 안트라사이트 마감 처리한 선명한 브릿지 장식은 반 시게루(Shigeru Ban)의 유명 목조 건축물의 그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시계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모던하면서도 퓨처리스틱한(Futuristic, 미래적인) 디자인 요소도 느낄 수 있습니다. 

중앙 시와 분 핸드를 비롯해, 스몰 세컨드 핸드(초침), 그리고 인덱스에는 화이트 컬러 특수 야광 도료인 수퍼루미노바(BGW9)가 도포되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파란색에 가까운 컬러로 발광합니다. 단, 3시 방향에 위치한 비선형(Non-linear)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의 10일간을 표시하는 핸드에는 수퍼루미노바 코팅을 생략했습니다. 

다이얼 면에서 들여다본 칼리버 115는 꽤나 여러 층위로 구성돼 있습니다. 무브먼트와 맞닿은 브릿지 장식을 비롯해, 플레이트 하부와 12시 방향에 시선을 사로잡는 커다란 싱글 배럴 간의 경계도 뚜렷하고 배럴 안의 형태도 제법 복잡합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노출한 무브먼트의 다른 면 역시 마찬가지로 기어트레인을 지탱하는 브릿지를 세심하게 발라내 주요 휠의 모습을 가림 없이 드러내면서도, 부품 간 혹은 층위 간의 깊이감을 표현하는 노력도 잊지 않았습니다. 배럴 덮개까지 다시 속을 비워내 10일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유난히 긴 메인스프링(총 길이 약 1.2mm)을 가리지 않고자 한 것도 세심한 설계가 빛나는 지점입니다.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는 오직 티타늄 케이스로만 선보입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까지 모두 가볍고 견고한 티타늄 소재를 적용했는데, 아무래도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선사하는 특유의 라이트한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보여지는 것만큼 실제 착용해도 가벼운 시계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말이죠. 결과적으로 티타늄 소재 특유의 거칠고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은 인하우스 스켈레톤 칼리버 115를 관통하는 자연주의적 혹은 건축학적 컨셉의 디자인과도 어우러져 근사한 조화를 이룹니다.

한편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제트 엔진 터빈 블레이드를 연상시키는 나선형 베젤 디자인은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해당 디테일은 크라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 가만 보면 다이얼 외곽 챕터링에도 비슷한 레이저 인그레이빙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기존의 비-스켈레톤 버전과 나름대로 차별화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양쪽 러그와 맞닿은 브레이슬릿 헤드 부분의 울퉁불퉁한 각면 디테일도 눈길을 끕니다. 러그의 단차와 해당 링크의 라인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이 디테일 덕분에 브레이슬릿 전체가 근육질 남성의 몸을 연상시킵니다. 반면 비스듬히 연결된 바깥쪽 링크의 모습은 베젤에 엇비슷하게 새겨진 터빈 블레이드 디자인의 확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브레이슬릿은 일자형이 아닌 갈수록 폭이 가늘어지는 테이퍼드(Tapered) 형태라서 길이를 조정했을 때 착용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케이스 직경은 44mm를 유지합니다. 무브먼트 자체가 직경이 크기 때문에(34mm) 사이즈 부분은 어쩔 수 없는데요. 실착시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아무래도 러그 간 길이가 짧은데다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주는 시각적 분산 효과 때문인지도). 참고로 러그 사이즈는 22mm이며, 티타늄 브레이슬릿 외 타공 처리한 블랙 가죽 스트랩 버전도 함께 지원합니다. 

두 버전 공통적으로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라인(직물 스트랩 모델)에 적용해 온 일명 '리프트 클라스프(Lift Clasp)'를 적용하여 위에서 간편하게 오픈하고 반대로 고정할 수 있습니다. 티타늄 브레이슬릿에까지 해당 리프트 폴딩 클라스프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리스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는 현재 한국 매장에도 들어와 있는데요. 그랜드 하얏트 서울 1층 로비에 위치한 오리스 부티크(02-790-6672)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가죽 스트랩 모델(Ref. 115 7759 7153 – 52204 TLC)은 8백 20만원, 티타늄 브레이슬릿 모델(Ref. 115 7759 7153 7 22 01 TLC)은 8백 70만원으로 각각 책정됐습니다. 단, 국내 매장에서는 티타늄 브레이슬릿 모델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오리스 그랜드 하얏트 부티크를 방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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