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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포럼

로저드뷔와 람보르기니가 만들어 낸 강력한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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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시계는 늘 지근거리에 있었습니다. 내연기관이 발달하고 모터 레이싱이 큰 인기를 끌면서 관계는 더욱 깊어만 갔습니다.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드라이버와 기술자들은 시계가 필요했고, 반대로 시계 제조사는 자동차와 모터 레이싱을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습니다. 둘의 이해관계는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이윽고 레이싱 워치는 시계의 한 갈래로 자리잡았습니다.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피렐리 오토매틱 스켈레톤(Excalibur Spider Pirelli Automatic Skeleton)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Excalibur Aventador S)

자동차나 모터 레이싱을 테마로 한 시계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로저드뷔(Roger Dubuis)도 그런 시계를 만드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입니다. 포뮬러 원(F1) 독점 타이어 공급업체 피렐리(Pirelli)에 이어 세계적인 슈퍼카 제조업체 람보르기니(Automobili Lamborghini)까지 포섭하며 스피드와 스릴의 세계로 뛰어든 로저드뷔는 색다른 시각으로 주제에 접근했습니다. 보통의 레이싱 워치는 자동차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리버리나 엠블럼을 이용한다든가, 랩 타임을 측정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추가하는 게 고작입니다. 이런 틀에 박힌 공식으로 ‘특별하다면 대담해져라(Dare to be Rare)’를 부르짖는 로저드뷔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로저드뷔가 원한 건 자동차와 완전히 동화된 레이싱 워치였습니다. 람보르기니의 모터 스포츠 부서로 알려진 스쿼드라 코르세(Squadra Corse)와 머리를 맞대고 앉은 로저드뷔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와 브랜드의 아이콘 엑스칼리버를 융합한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를 탄생시켰습니다. 파격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인 이 시계는 로저드뷔 워치메이킹의 새로운 이정표가 됐습니다. 엑스칼리버 컬렉션은 물론이고 레이싱 워치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올해 로저드뷔는 람보르기니 시리즈의 두 번째 주자를 공개했습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슈퍼카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모티프로 삼은 엑스칼리버 우라칸(Excalibur Huracán)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름 45mm의 육중한 스켈레톤 케이스가 파란색 고무를 오버몰딩한 티타늄 컨테이너를 든든하게 감싸줍니다. 케이스를 비롯해 엑스칼리버 특유의 플루티드 베젤과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은 모두 5등급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브랜드 로고를 양각한 원뿔형 크라운은 흡사 포뮬러 원(F1) 자동차 바퀴의 볼트처럼 생겼습니다. 

복잡한 기능이 없으니 조작법도 간단합니다. 크라운을 뽑지 않고 돌리면 엔진에 동력이 공급됩니다. 크라운을 한 칸 뽑은 뒤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날짜 디스크가 회전합니다. 크라운을 완전히 뽑은 상태에서는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전면은 람보르기니 우라칸의 엔진 룸을 연상시킵니다. 무브먼트가 엔진이라면 X자 형태의 브리지는 스트럿 바(strut bar)에 해당합니다. 다양한 브리지를 겹겹이 쌓아 기하학적 구조를 완성하면서 입체감을 높이는 효과를 노렸습니다. NAC 코팅으로 세련된 느낌을 살린 메인 플레이트와 브리지 표면에 세로로 결을 내거나 미세한 금속 입자를 투사해 독특한 질감을 표현하는 숏 블라스트(shot blast) 마감을 가하니 입체감은 배가됩니다.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지 않고 날을 세워 거칠고 남성적인 인상을 풍깁니다. 

PVD 코팅한 골드로 만든 시침과 분침 끝을 파란색으로 장식하고 그 속을 흰색 슈퍼루미노바로 채웠습니다. 초침은 통째로 파란색을 입혔습니다. 두 배럴 사이로 보이는 날짜는 람보르기니의 대시보드에 표시되는 숫자와 비슷합니다. 날짜 디스크가 깊숙한 곳에 있는 데다가 폰트까지 독특하다 보니 가독성은 조금 떨어집니다. 다이얼 플랜지에 그은 파란색 실선으로 분을 표시합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육각렌치볼트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잡았습니다. 

볼거리로 가득한 화려한 앞모습에 매료됐다면 뒷모습은 심심하게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십자 홈을 판 나사로 고정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에는 주인공의 이름을 새겼습니다. 와인딩 로터는 람보르기니 우라칸에 쓰이는 더블 스포크 휠의 디자인을 차용했습니다. 로터에는 반대쪽에 있는 브리지처럼 세로로 브러시드 처리하는 대신 원형 패턴을 삽입했습니다. 로터 아래에는 여러 부품을 고정하는 거대한 판이 있습니다. 표면에는 고급시계의 톱니바퀴에서 볼 수 있는 마감 기법(circular graining)을 적용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들을 따로 떼어내지 않고 전체로 놓고 보면 무언가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바퀴입니다. 케이스백은 타이어에, 로터는 휠에, 커다란 브리지는 브레이크 디스크에 대입할 수 있습니다. 엔진을 연상시키는 앞모습에 바퀴를 닮은 뒷모습이 더해지니 비로소 람보르기니 우라칸이라는 퍼즐이 완성됩니다. 

트윈 배럴을 동원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RD630는 엑스칼리버 람보르기니 시리즈의 두 번째 파워유닛입니다.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의 칼리버 RD103SQ나 이 RD630은 엑스칼리버 람보르기니 시리즈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무브먼트입니다. 파워리저브는 60시간,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입니다. 레귤레이터로 오차를 조절하는 밸런스 휠은 중심부를 향해 12° 기울어졌습니다. 이는 미학적이면서 정확성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잠시 람보르기니 우라칸에 올라타 텅 빈 도로를 질주하는 행복한 상상에 빠져보겠습니다. 시계를 착용한 상태에서 양손으로 스티어링 휠의 3시와 9시 또는 2시와 10시 방향을 잡는다고 가정할 때 밸런스 휠은 평형에서 벗어납니다. 시계는 평형일 때 최적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는 밸런스 스프링은 중력의 영향을 받습니다. 밸런스 스태프와 톱니바퀴 축은 평형이 아닐 경우 보석과 더 많이 부딪히고, 이로 인해 에너지가 손실됩니다. 평형 상태에서 밸런스 휠의 진동 각이 높게 측정되는 이유는 보다 많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저드뷔는 운전 중에 조금이라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밸런스 휠을 비스듬하게 놓았습니다. 비록 효과는 미미하다 할지언정 그런 세심함 이야말로 시계의 가치를 높이는 길임을 로저드뷔는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파란색 알칸타라로 호사를 부린 러버 스트랩은 손과 눈을 모두 만족시킵니다. 알칸타라 안쪽에 패드를 집어넣어 울퉁불퉁하게 처리하는 치밀함도 엿보입니다. 손목과 밀착하는 안쪽면에는 로고를 배열해 멋을 냈습니다. 케이스와 맞닿는 곳에 숨은 납작한 금속판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아래로 잡아당기면 스트랩을 케이스로부터 분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끼울 때는 러그에 난 홈을 따라 케이스 방향으로 밀어줍니다. 스프링 장력을 이용해 양쪽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티타늄 폴딩 버클을 180° 회전시키면 스트랩에서 떼어낼 수 있습니다. 로저드뷔를 포함한 여러 리치몬트 그룹 소속 브랜드가 이 같은 사용자 친화적 스트랩 교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타적이고 자유도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엑스칼리버 우라칸과 (오른쪽)엑스칼리버 우라칸 퍼포만테(Excalibur Huracán Performante)

엑스칼리버 우라칸의 가격은 5850만원입니다. C-SMC 카본 케이스로 제작한 엑스칼리버 우라칸 퍼포만테는 벌집 모양의 그릴 장식을 추가하는 한편 피렐리 P 제로 트로페오 R(Pirelli P Zero Trofeo R) 타이어 패턴을 삽입한 스트랩으로 교체했습니다. 가격은 7100만원이며, 로저드뷔 부티크에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로저드뷔는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손목시계로 재해석했습니다. 슈퍼카의 DNA를 성공적으로 시계에 이식할 수 있었던 건 대범한 발상과 워치메이킹 능력이 치밀한 계산하에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엑스칼리버 우라칸에는 보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굉음을 토하며 야수처럼 내달리는 슈퍼카에 저절로 시선이 향하듯이 치명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이 시계를 한 번쯤은 돌아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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