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손목시계를 만나다

조회수 2019. 4. 18. 00: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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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브랜드 창립 100주년을 기념한 시티즌(CITIZEN)은 올해의 바젤월드 테마를 '우리는 시간을 탐험한다(We Explore Time)'로 상정하고 특유의 정적이면서도 미니멀한 부스 컨셉을 이어갔습니다. 

3만여 개의 무브먼트 플레이트를 와이어에 연결시킨 개성적인 장식물로 시티즌 워치 그룹(Citizen Watch Group : 시티즌, 미요타, 부로바, 아놀드 앤 선, 프레드릭 콘스탄트, 알피나) 파빌리온 천장을 채워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2012년부터 브랜드와 인연을 맺은 일본 출신의 건축가들로 구성된 파리의 인테리어 건축 회사 DGT 아키텍츠(DGT Architects)와의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더불어 특수한 조명 및 사운드 효과를 위해 일본의 설치미술 그룹 루프트주크(Luftzug)의 대표 엔도 유타카(Yutaka Endo)가 변함없이 아티스틱 디렉터로 참여했습니다. 

Caliber 0100

칼리버 0100


새로운 칼리버 0100은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선보인 동명의 회중시계의 손목시계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컨셉 모델인 전작과 달리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고, 화이트 골드와 수퍼 티타늄 두 가지 케이스로 총 3가지 버전의 한정판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2018년 발표한 칼리버 0100 (포켓 컨셉 모델)
2019년 손목시계 형태로 상용화한 칼리버 0100의 시스루 케이스백

또한 브랜드 손목시계로는 최초로 에코 드라이브(Eco-Drive) 무브먼트를 시스루 형태로 노출했습니다. 그만큼 무브먼트에 갖는 자부심이 크다는 의미겠지요?! 무엇이 그토록 특별한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칼리버 0100 관련한 단편 필름부터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칼리버 0100은 이전 회중시계 버전과 마찬가지로 연 허용 오차 ±1초로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를 목표로 기획되었습니다. 시티즌은 197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고정밀 쿼츠 손목시계들을 선보였는데요. 1973년 발표한 쿼츠 E.F.A가 처음으로 연 오차 ±5초대를 실현하고, 1975년 발표한 기념비적인 쿼츠 모델 크리스트론 메가(Crystron Mega)가 최초로 연 오차 ±3초대를 달성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일본 내수용 더 시티즌(The CITIZEN) 라인의 에코 드라이브 손목시계로 연 오차 ±5초대를 수립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마침내 연 오차 ±1초대의 놀랍도록 정확한 에코 드라이브 손목시계가 탄생했습니다. 다시 말해 일반 쿼츠와 달리 이 시계는 시티즌 고유의 광(光) 충전 방식까지 적용한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상용 손목시계입니다.


37.5mm 직경의 케이스에는 3mm가 채 되지 않는 얇은 두께의 새로운 에코 드라이브 무브먼트(Caliber 0100S)가 탑재되었습니다. 칼리버의 직경 및 두께가 따로 고시되진 않았지만, 작년 포켓 컨셉 모델에 탑재한 그것보다는 사이즈가 조금 더 작아졌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또한 손목시계용으로 수정하면서 크라운 휠과 피니언 등 부품 일부의 배열을 변경했습니다.


쿼츠 크리스탈
AT-컷 크리스탈 진동자를 내장한 핵심 부품

연 허용 오차 ±1대를 자랑하는 칼리버 0100의 초-고정밀(Ultra-high precision) 성능의 비결은 새롭게 도입한 AT-컷 타입의 크리스탈 진동자(AT cut type crystal oscillators)에 있습니다. 전통적인 튜닝 포크 형태의 쿼츠 크리스탈 진동자에 비해 초당 무려 250배 정도 더 빠르게 진동(8.4 메가헤르츠, 8,388,608 Hz)하고,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생긴 형태부터 다릅니다. 

AT-컷 쿼츠 크리스탈 진동자의 장점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됩니다. 우선 온도변화에 뛰어난 저항성을 갖고 있어 영하 20°에서 영상 60°정도의 온도차에도 거의 변함없는 성능을 자랑합니다. 다음은 중력에 의한 저항성입니다. 토크가 강한데도 여러 자세차에서 일정한 성능을 보장합니다(위 자료 그래프 참조). 마지막으로 에이징(Aging, 숙성) 단계를 거치는 동안에도 아주 미미한 진동 변화만 보입니다. 진동자로서의 작동 안정성을 위해 쿼츠 크리스탈은 매뉴팩처링 단계에서 일련의 반복적인 에이징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진폭의 변화가 큰 것들은 불량으로 간주해 폐기합니다. 전통적인 튜닝 포크 타입에 비해 시티즌 고유의 AT-컷 타입은 에이징 과정에서 불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브랜드 측의 설명입니다. 

리가(LIGA) 프로세스로 제작한 정밀한 휠(위)과 스페셜 리버스 기어(아래)

더불어 일반적인 몰딩, 프레싱, 머시닝을 통한 기계 가공이 아니라 전자기파인 X선을 이용한 최첨단 식각 기술을 통해 3차원 초미세 구조체를 얻을 수 있는 일명 ‘리가(LIGA, LIthographie, Galvanoformung, Abformung)’ 프로세스로 기어트레인을 구성하는 주요 휠(3, 4, 5휠 & 스페셜 리버스 휠)을 제작했습니다. 최초 독일에서 발명되어 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최근에는 오메가, 그랜드 세이코 등 여러 시계 브랜드들도 도입하고 있는) 리가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면 레진을 주입한 웨이퍼에서부터 마이크로미터 단위까지 정밀하게 계측, 성형한 동일한 크기의 부품들이 탄생합니다. 이를 다시 표면을 다듬고 골드톤으로 도금하면 여느 전통적인 메탈 부품들과 다름없는 모습이 됩니다. 특히 초침을 딱딱 정확하게 흔들림 없이 움직이게 하는 스페셜 기어(리버스 휠)를 리가 프로세스로 제작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칼리버 0100

칼리버 0100은 자체 온도 조정 기능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회로판의 모니터가 분 단위로(하루 1,440회) 온도 변화를 체크하고, 온도 변화로 인한 쿼츠 크리스탈의 미세한 진동수 변화를 캐치해 보상하는 역할까지 해줍니다. 에코 드라이브 메커니즘을 통한 빛 에너지 풀 충전시 6개월간 작동해(파워 세이브 모드시 8개월까지 가능) 빛이 부족한 특수한 환경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보장합니다. 

칼리버 0100은 1종의 화이트 골드와 2종의 수퍼 티타늄(Super Titanium™) 버전으로 출시됩니다. 화이트 골드 버전에는 아이보리 컬러 다이얼을 적용하고, 수퍼 티타늄 버전에는 메탈릭 블랙 다이얼과 보랏빛이 도는 마더오브펄 다이얼을 각각 적용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37.5mm, 두께는 듀얼 커브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포함하고도 9.1mm로 비교적 컴팩트한 편입니다. 

칼리버 0100 화이트 골드 버전 Ref. AQ6010-06A (100피스 한정)
칼리버 0100 수퍼 티타늄 버전 Ref. AQ6021-51E (500피스 한정)
칼리버 0100 수퍼 티타늄 버전 Ref. AQ6020-53X (200피스 한정)

화이트 골드 버전(Ref. AQ6010-06A)에는 브라운 컬러 악어가죽(크로커다일) 스트랩을 매칭했으며, 핀형의 버클 역시 화이트 골드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반면 두 티타늄 버전(Ref. AQ6021-51E & AQ6020-53X)은 케이스 뿐만 아니라 7연의 링크로 연결한 브레이슬릿까지 시티즌 고유의 강화 티타늄 합금인 수퍼 티타늄 바탕에 듀라텍 알파(Duratect α)로 불리는 독자적인 경화 처리를 거쳐 무게는 매우 가볍지만 단단하면서도 스크래치가 잘 생기지 않는 실용성까지 챙겼습니다. 

칼리버 0100 화이트 골드 버전(Ref. AQ6010-06A)은 100피스 한정 제작될 예정이며, 공식 리테일가는 1만 6,800 달러(USD)로 책정됐습니다. 반면 수퍼 티타늄 블랙 다이얼 버전(Ref. AQ6021-51E)은 500피스, 수퍼 티타늄 마더오브펄 다이얼 버전(Ref. AQ6020-53X)은 200피스 각각 한정 제작되었으며, 리테일가는 두 모델 동일하게 7천 400 달러(USD)로 책정됐습니다.

골드이건 티타늄이건 시티즌 제품치고는 상당히 고가입니다만 시계에 담긴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상징적인 가치를 아는 분이라면(게다가 특별한 쿼츠 시계를 수집하는 분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 합니다. 오는 가을경 글로벌 런칭 예정이며, 예상하다시피 워낙 고가 제품이다 보니 국내 출시 계획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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