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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SLG '라이즈 오브 킹덤즈', 깜짝 2위 행진의 이유는?

조회수 2019. 9. 20. 14: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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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광고가 많이 나와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뜨고 있습니다.  로마, 비잔티움, 중국, 한국 등 세계 문명 중 1가지를 골라 자신의 영지를 경영하면서 연맹을 맺고 세력을 키우는 게임은 9월 18일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9월 3일 국내 출시된 신규 IP, 그것도 MMORPG가 아닌 진입 장벽이 높은 장르로 손꼽히는 전략 SLG가 거둔 성과입니다. 개발사인 릴리스게임즈 역시 <도탑전기>를 만든 중국 업체로 한국 게이머에게 친근한 이름은 아니죠.

 

추석 전후로 유튜브나 지하철 승강장에 CG와 모델 하정우만 나오고, 인 게임 영상은 하나도 안 나오는 <라이즈 오브 킹덤즈> 광고가 도배됐다고 합니다. 광고 물량 공세가 게임 홍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열심히 광고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양대 마켓 매출 2위를 달성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게이머의 눈은 이미 충분히 높습니다. 제아무리 인기 스타가 게임을 선전했다고 해서 무작정 매출 순위 2위에 올려주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라이즈 오브 킹덤즈>에는 게이머를 혹하게 할 만한 매력이 있습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 깜짝 2위 행진의 이유를 살펴봅니다.

 

요즘 유튜브만 틀면...


 

# <클래시 오브 클랜>, <삼국지M> 이후 새로운 전략 SLG, 유저 반응 얻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깜짝 흥행 이전에는 어떤 전략 SLG가 흥행에 성공했을까요?​ SLG는 보통 진입 장벽이 높고 마니아층이 확실한 장르로 꼽힙니다. 그런 점에서 모바일 차트 매출 상위권에 오른 SLG가 어떤 게임이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꽤 유의미한 일일 것입니다.

 

2014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게임은 바로 <클래시 오브 클랜>(이하 COC)이었습니다. "슈퍼셀이 <COC> 마케팅에 100억 원 넘게 썼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TV엔 <COC> 광고가 나왔죠. 당시 슈퍼셀은 코엑스몰 특별 전시는 물론 2014년 지스타 마케팅에만 2억여 원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적극적 마케팅에 화답하듯 게임은 한국에서 성공했습니다.

 

<COC>는 캐쥬얼하면서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 전략적 선택에서 오는 피로를 줄인 '슈퍼셀식' 재미를 보여줬죠. 게임은 2014년 매출 상위권을 오래도록 유지했으며, 2016년까지​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히트> 등과 경쟁하며 최고 매출 순위 10위 안쪽을 지켰죠. 이후 많은 <COC> 클론들이 등장했지만, 원작의 아성을 뛰어넘거나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매출 성과를 올린 게임은 없었습니다.

 

앱애이프가 집계한 2019년 8월 모바일게임 카테고리별 MAU 비율. 전략 게임의 비율은 5.7%.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은 '아직도' 2012년 출시된 <COC>입니다.

삼국지는 IP 홀더가 없는 데다 수많은 이들이 이야기로, 또 게임으로 좋아하는 콘텐츠죠. 2018년 3월 출시된​ 이펀컴퍼니의 <삼국지M>는 작년 오랜 기간 매출 순위 10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삼국지M>을 시작으로 많은 회사가 모바일 삼국지 SLG를 출시했지만, 차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건 선점 효과를 가진 <삼국지M>이었습니다. (<삼국지M>보다 훨씬 이전에 나왔던 데다 장르도 다른 <삼국지조조전 온라인>은 제외하고요) <삼국지M>은 작년 6월 29일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죠.

 

<삼국지M>의 성공 요인엔 '삼국지'라는 이야기의 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삼국지M>은 게이머들을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세계로 집어넣었습니다. 작은 성을 경영하는 늙은 성주의 뒤를 물려받아 '연의' 속 영웅들과 함께한다는 게임의 초반부는 꽤 잘 설계되었습니다. 플레이어는 그와 함께 천천히 게임의 기능을 이해하게 되죠.​ 

 

여담이지만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M> 광고는 <이문열 평역 삼국지>를 열독한 이들에게 복합적인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게임은 '라노벨'에서 독자를 이세계로 내몰듯 플레이어를 <삼국지M>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거대 월드맵에서 부대를 이끌고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고인물'들의 약탈이 횡행하는 중화 대륙으로요. <삼국지M>은 ⓐ 내게 주어진 세계가 무엇인지 대강 알고 있고 실제로도 좋아하지만 ⓑ 내가 처한 조건이 굉장히 특이한데 ⓒ <밀리언아서>마냥 비슷한 처지의 호걸들이 널려있고 ⓓ 이들이 하나의 월드맵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이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게임을 좀 하다 보면, 쉽게 말해서 약탈을 당하다 보면 "아, 과금을 해야 '끗발'이 살겠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많은 전략 SLG가 매출 20위에 잠깐 머물다 사라집니다. 한국에서는 전략 SLG가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고 마니악한 장르죠. 그렇기에 위의 두 사례는 모바일게임 역사에서 기억할 만한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9년 9월, 열흘 가까운 기간 동안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매출 순위 10위권에서 순항 중입니다.

 

9월 3일 론칭한 게임의 매출은 9월 9일 구글과 애플 마켓에서 각각 6위와 4위에 오르더니 14일부터 20일까지 줄곧 2위(구글)와 1위(애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9월 19일 자 양대 게임 마켓 매출 순위 (출처: 게볼루션)


 

# <부족전쟁>의 문법, 끈끈한 연맹, 그리고 '쓰는 맛'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획기적인 게임은 아닙니다. 새로운 콘셉트나 시스템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게임은 열흘 가까이 양대 마켓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게임의 미래를 점치기는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는 유저들을 잘 끌어들였습니다. 그 이유는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담을 것을 적당히 잘 담았기 때문입니다.

 

​ 

<부족전쟁>의 문법

 

게임은 기본적으로 거대한 월드맵 위에서 자신이 보유한 도시를 발전시키고 병력을 생산해 NPC들이나 혹은 다른 게이머들을 공격해 자원을 뺏는 ​전략 SLG입니다. 게임은 시스템적으로 <부족전쟁>류 웹게임의 문법에 아주 충실합니다. 조그마한 마을을 거대 도시로 만들어 다른 멤버들과 협동을 통해 대륙의 승리자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매우 큰 사각형 단일 월드맵이 있고 그 안에 세부적으로 구역이 나뉘어져있고 그중 한 곳에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초보자는 싸우지 말고 몸집부터 키우라고 쉴드도 씌워줍니다. 이런저런 건물을 세우고 자원을 모아 도시의 규모를 불리고 함께 할 그룹을 찾아 동료가 됩니다. 

 

모든 세계는 숫자로 정직하게 나타나고,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공격할 적들이 어떤지 '각'이 쉽게 선다는 뜻이지요. 적을 약탈하면 그만큼 나와 내 그룹에 플러스가 되고, 반대로 약탈을 당하면 마이너스가 됩니다.

 

<부족전쟁>


<부족전쟁>이 어떤 게임입니까? 주소만 입력하면 들어가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인 줄 알았다가 일단 시작하면 폐인을 양성한다는 악마의 게임입니다. 쉽게 접속할 수 있고, 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 어느 정도 자신의 영지를 경영하면 확장과 실패의 경계선에서 계속 현황을 마음을 졸이면서 확인해야 합니다. 게임은 숫자와 간결한 그래픽만으로 그만큼 경쟁심을 자극했고 게이머들을 '마땅히 할 커맨드도 없는데 게임을 틀어놓고 있게' 만들었죠.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바로 이러한 <부족전쟁>과 시스템적으로 아주 유사합니다. 핵심 콘셉트가 아주 유사하기 때문에 이 게임의 시스템을 따로 설명하는 것은 동어반복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부족전쟁>의 문법을 잘 따랐고 거기에 경쟁할 타인들이 마켓 인기 순위 1위를 할 정도로 많이 모였다는 것만으로 <부족전쟁>의 재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부족전쟁>엔 없는 다양한 PvE 미션, 안개로 둘러싸인 필드를 탐험하면 랜덤하게 보상을 주는 '필드 인터랙션'까지 구현되어있습니다. 후술할 수집 RPG 요소를 비롯해 많은 게이머에게 긍정적인 경험으로 남아있는 요소가 곳곳에 들어있습니다.

 

마침 모바일 마켓에 즐길 만한 SLG 신작도 드물었죠.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인기 순위도 매출 순위도 상위권에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과거 <부족전쟁>을 즐겼듯 <라이즈 오브 킹덤즈>를 즐기고 있습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


 

끈끈한 연맹

 

모바일 전략 SLG에서 연맹은 없어서는 핵심 시스템입니다.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고 그 이익은 나에게로 돌아오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이 게임에서 연맹을 제외한 이웃들은 모두 적입니다. 플레이어는 소속 집단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기본적인 빌드를 갖추어 생산력을 늘이거나, 약탈을 감행하거나, 집단의 성장에 기여해야 합니다. 함께 기술을 성장할 수 있고, 건물 업그레이드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자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데다 함께 전투에 나설 수 있죠.

 

도시 이전 기능을 사용해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같은 지역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죠.​ 연맹에 가입할 수 있는 구간이 매우 저 레벨에 형성되어있으며, 퀘스트를 통해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연맹에 들게 합니다. 시스템적으로 연맹 가입 조건을 높게 잡거나, 튜토리얼 과정에서 연맹을 소개만 하고 넘어가거나, 엔드 콘텐츠로 소비하게 만든 케이스와는 다릅니다.

 

연맹에서는 공동 연구를 할 수 있고
건설 지원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카톡방까지 열어놓고 끈끈하게 전략을 주고받는 연맹이든, 가끔씩 도움 버튼만 누르는 연맹이든 일단은 연맹에 들어야 이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MMORPG의 길드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그룹은 나를 더 강하게 하고, 게임을 계속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연맹 매커니즘만 잘 구현하면 '고인물' 그룹을 잘 확보할 수 있죠. 고인물 그룹의 이너서클 안에 끼지 못한 이들에겐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겠지만, 이들의 존재는 게임 자체에 에너지를 불어넣습니다. 여기까지는 최근 출시된 모바일 SLG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죠.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끈끈한 연맹을 유지하면서도 바로 연맹이 강함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기능인 '쟁'에서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쟁'은 11가지의 문명, 병종 상성, 그리고 무엇보다 단위 부대를 이끄는 사령관의 존재가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월드맵 상에서 도시를 둘러싸고 아군과 적군이 명절 연휴 고속도로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내 유닛이 자동으로 싸우는 전투를 보는 게 아닙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쟁은 병종 상성에 이들을 다루는 사령관이 추가되기 때문에, 연맹원끼리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컨트롤도 어느 정도 요구됩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쟁이 어떤 느낌인지 아래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그리고 '쓰는 맛'

 

거대 월드맵에서 성장과 이동에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부족전쟁>에서 몇 시간씩 병력을 이동시킨 기억이 있으신가요?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모든 커맨드도 물리적인 시간이 쓰입니다. 보석이나 시간 감축 부스터를 사용해 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직관적인 '쓰는 맛'이죠. 가장 직관적으로 돈으로 시간을 사는 모델입니다. 그러면 그 시간 동안 플레이어는 월드맵에서 다른 커맨드를 할 수 있습니다. 돈만 쓰면 오래도록 기다릴 필요 없는 것이죠. 

 

그리고 돈을 쓴 결과는 월드 위 다른 이웃들보다 강성한 나의 도시로, 전투력으로 드러납니다. 나의 가치가 상대보다 높다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죠. 그리고 이는 끈끈한 연맹에도 플러스 효과로 작용하죠. 나의 성장이 연맹의 성장이 되고 연맹 밖 다른 플레이어에게 위험요소가 되는, 기본적이지만 핵심적인 재미가 잘 들어가 있습니다.

 

80 보석을 내면 29분 42초를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돈을 써서 성장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여기까지는 다른 모바일 SLG에도 대부분 구현이 되어있습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여기에 수집 및 성장 요소를 넣어 게임의 색깔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게임에는 11가지의 문명이 있고, 그 문명을 대표하는 대표 사령관이 있으며, 도시 바깥 월드에서 시행되는 모든 커맨드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다른 사령관들이 있습니다.

 

좋은 사령관을 뽑아서 잘 키워야 게임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모바일 SLG와 달리 <라이즈 오브 킹덤즈>에서는 사령관이 없으면 월드 바깥에서 이뤄지는 커맨드를 거의 할 수 없습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를 하는 사람들은 전략 SLG를 하면서도 수집 RPG를 하듯 좋은 사령관을 뽑아 키워야 합니다.

 

이들은 실제 역사 인물이기도 하고, 센추리온(백부장)처럼 역사 속 기록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의 별 등급, 특성, 스킬들이 있고, 과금을 하면 좋은 사령관을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습니다.사령관의 등급과 레벨을 충분히 올려도 이들이 잘 다루는 병종과 문명 버프까지 모두 감안해야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 변수가 있죠.

 

대부분의 도시 바깥 커맨드에 필요한 '사령관'.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큰 변화가 생킵니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 모바일 SLG란 자신의 영지가 잘 있나 확인하고, 수확 등 몇 가지 기본 커맨드를 한 다음, 연맹의 근황을 업데이트하는 게 전부입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도 이와 크게 다르진 않죠. 그렇지만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한 번 들어가면 각종 메시지가 많이 쌓여있어 체감적으로 한 번 접속했을 때 다른 모바일 SLG보다 머무는 시간이 깁니다. 

 

10가지가 넘어서 클릭하기도 버거운 이벤트​ 보상, 게임의 각종 재화를 교환할 수 있는 '신비한 상인의 잡화점', 랜덤박스에 해당하는 채널인 '주점'에서 제공되는 시간별 기본 뽑기와 각종 패키지 상품까지. 아직<라이즈 오브 킹덤즈>에 귀찮은 팝업은 없지만, 대신에 게임에 접속하면 "나갈 구멍을 만들지 않겠다"라는 듯 알림이 쌓여있습니다. 확실히 돈을 내놓으라는 팝업보다는 덜 불편합니다. (꽉 차있는 메일함을 견디지 못하는 타입에 한정해) 1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을 때 쾌감도 들고요.

 

모바일 전략 SLG는 특유의 높은 진입 장벽과 캐시 플로우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흥행에 성공하기 어려운 편인데,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달랐습니다.

 

일괄로 누르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상점에는 랜덤박스를 비롯해 살 것이 많습니다.


 

# 담을 건 다 담은 <라이즈 오브 킹덤즈>, 광고 폭탄 뒤에는 확실한 콘셉트 설정

 

<라이즈 오브 킹덤즈>를 이야기하면서 많은 게임의 이름을 열거했습니다만, 이 게임과 가장 유사한 모델의 게임은 바로 소지섭과 손예진이 광고했던 <클래시 오브 킹즈>입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보다 앞서 <부족전쟁>의 기본 설계를 모바일로 포팅한 사례로 꼽히죠.

 

구글플레이 자체 집계 결과에 따르면, <클래시 오브 킹즈>​는 2015년 18번째로 누적 매출이 많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클래시 오브 킹즈>는 한국에서 롱런하지는 못했죠. 후속작 <클래시 오브 퀸즈>도 '묻히고' 말았습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클래시 오브 킹즈>엔 없던 BM을 추가하고 콘셉트를 변형한 듯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령관 뽑기와 성장 시스템은 말씀을 드렸으니 콘셉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클래시 오브 킹즈>는 "한국 유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애국심이 마케팅 키워드였습니다. 

 

대개의 경우 게임을 할 땐 한국보단 재미로 게임을 합니다.


실제로 <클래시 오브 킹즈>는 국가별 연맹전이 핵심 요소였죠. 하지만 게이머들은 애국심 하나만으로 게임을 하진 않습니다. 드래곤까지 등장하는 중세 판타지 콘셉트 게임에 국가별 연맹 콘텐츠는 괴리감이 든다는 의견도 있었죠. 애국심과 연맹전을 뛰어넘는 연결고리가 마땅치 않았고, 소유욕과 성장욕마저 들지 않았습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확실한 초반부 흥행의 배경에는 또렷한 콘셉트 설정이 있습니다. <클래시 오브 킹즈>가 국가 대항전 콘텐츠에 호소했다면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세계문명 한국집결"을 (다소 지겹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SLG 게이머에게 <문명>이라는 이름이 주는 힘은 엄청나죠. 

 

실제로 <라이즈 오브 킹덤즈>​엔 11개의 문명이 등장하고, 저마다의 특징이 있고, 월드맵은 안개로 가려져 있어 탐험을 해아 하며 각종 기술을 개발하고, 시대 구분이 되어있습니다. <문명> 생각이 나죠. 게임을 실행했을 때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도 <문명>이 떠오릅니다. 그렇지만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턴제도 아닌 데다 연맹과 사령관의 능력치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단 점에서 <문명>과는 다른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몇 가지 장치를 둔 것만으로도 '애국심'이나 '왕들의 전투' 같은 메시지보다 훨씬 구체적인 감각을 주고 있습니다. 게임은 최근 가입과 접속 만으로도 특별 캐릭터인 '선덕여왕'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죠.

 


<COC>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질리도록 광고하는 게임을 실제로 해봤더니 할 만해서 계속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마침 유사 장르에 마땅한 경쟁자도 없습니다. 이 장르에 갈증을 느끼던 분들이 모여 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죠.

 

<서울 2033>을 만든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는 "일단 마켓에 이름을 올리고 사람들에게 한 번 알려지기만 하면 계속 먹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곳곳에서 광고를 하는데 매출 2위까지 찍은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일단 확실하게 각인됐습니다. 운영만 잘 한다면, <라이즈 오브 킹덤즈>를 차트 상위권에서 '조금' 더 오래 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조금'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진행형인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흥행세는 모바일게임의 역사에서 기록할 만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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