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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한국을 떠나려던 외국인, 그의 마음을 붙잡은 어느 한국 회사

조회수 2019. 8. 30. 12: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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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 로컬라이제이션 팀 인터뷰


정장을 차려입고 나섰던 첫 출근길. 계속해서 되뇌던 말이 있었다.

'이번 회사야말로 정말 마지막이다'

수년간 번역가로 근무해온 나에게  한국의 직장 생활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젊은 사원이 나이 많은 상사를 챙겨야 하는 수직적 관계, 보고를 위한 보고가 반복되는 비생산적인 체계와 복잡한 호칭. 너무나 당연한 모습이 되어버린 한국의 낡은 기업 문화는 수많은 직장인을 고통스럽게 한다. 

특히 이 나라에 대한 애정만으로 넘어온 나 같은 외국인은 더더욱.

한때는 한국을 떠나야 하나 고민했지만,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던 이 회사만큼은  지금까지의 한국 회사와는 조금 달랐다.

"입사 첫날에 정장 차림으로 들어왔는데 깜짝 놀랐죠. 직원들 다 편하게 입고 있어서 저만 유독 튀었거든요."

"3년 동안 한국 회사에 다녔는데, 그때 느꼈던 특유의 수직적인 관계가 너무 힘들었어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모시는 그런 관계요."

"그렇다 보니 펄어비스도 평범한 한국 회사처럼 딱딱한 관계가 기본일 거라고 생각했죠."

올해 8월 초,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  본사에 재직 중인 외국인 직원 6명을 만났습니다.

로컬라이제이션 센터에서 일하는 그들은  한국어를 자신의 담당 언어로 현지화시키는 로컬라이징 업무를 맡고 있죠. 로컬라이제이션 센터 팀은  타국 출신이라는 공통분모 덕에 생겨난 끈끈함(?)과 펄어비스 특유의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더해져 사내에서는 손발이 척척 맞기로 유명합니다.

많은 업데이트양에도 불구하고  국가별 빠른 언어 대응은 물론 번역 과정에서 단어, 문장의  기획 의도가 흐려지는 경우도 없어 센터가 생긴 후, 번역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이 눈에 띌 정도로 줄었다는데요.

그들이 고향을 떠나 타국의 게임 회사에  선뜻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종 업계의 많은 사람이 그렇듯
게임에 대한 순수한 애정 때문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10년 넘게 할 정도로 푹 빠져있었어요. 미국에 갔을 때 <디아블로 3> 에디션을 사려고 줄서기도 했죠."

"캐주얼 게임만 하다가 회사에서 MMORPG를 접했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성장의 재미'가 뭔지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펄어비스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비슷한 것처럼 펄어비스에 머무르고 싶은 이유 역시 같다는 점.

"업무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제대로 수행하면 위에서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아요. 잘한 일에 대해선 확실하게 칭찬하고요"

"제가 한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게 '호칭'이었는데 여기서는 서로를 '~님'이라고 불러서 걱정을 덜었어요. 높은 직급에 있는 분께도 편하게 질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예전에는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았는데 사내 거주비 지원 덕분에 맘 놓고 회사 주변으로 이사할 수 있었어요."

"양육 지원금을 딸에게 온전히 쓸 수 있어서 행복해요. 옷이나 분유도 좋은 것으로 사줄 수 있고요."

조직원을 존중하는 수평적인 태도와  직원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덜어주는 폭넓은 복지.

"생활이 안정돼 다른 고민이 없고 불필요한 업무 안 하고 좋은 대우 받으면 좋은 게임이 나옵니다"
- 펄어비스 김대일 의장(디스이즈게임)

직원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김대일 의장의 신념에서 시작된 펄어비스가 구성원을 대하는 방식.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모험하는 오픈월드 RPG를 좋아했어요. 지금은 그걸 직접 만들고 있잖아요? 정말 행복합니다"

현재 펄어비스는 로컬라이제이션 센터를 포함,  총 112명의 외국인 직원과 함께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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