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가 보여주는 IP 기반 게임의 '왕도'

조회수 2019. 6. 10. 11: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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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원작 재현..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이하 칠대죄)가 오픈 후 3일 만에 양대 마켓 인기 순위 1위 및, 매출 TOP 15 안에 들어오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임은 스즈키 나카바 원작의 유명 소년 만화 및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를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 RPG로,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이 게임의 원작 <일곱 개의 대죄>는 일본에서는 <원피스> 이후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만화 중에 하나라는 평가를 얻을 정도로 유명한 IP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칠대죄>가 원작의 매력을 얼마나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결론부터 말해서 <칠대죄>가 보여주는 원작의 재현과 완성도는 수준급 그 이상의 평가를 내려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물음표가 따라붙는 모양새다. 

# 애니메이션 느낌을 잘 살린 뛰어난 비주얼, 그리고 스토리

 

<칠대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게임의 비주얼과 여러 전투 연출을 꼽을 수 있다. 3D 그래픽이지만 카툰 렌더링을 활용해 원작 특유의 감성과 비주얼을 살리고 있다. 음성 또한 일본어 음성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성우를 모두 그대로 기용해 분위기를 살리고 있으며, 한국어 음성은 최대한 원작과 유사하면서도 높은 연기력의 성우들을 대거 배치해 위화감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이 부분은 100번 말로 하는 것보다 직접 영상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빠를 것이다. 

게임의 메인 시나리오 또한 원작의 흐름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이러한 비주얼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보통 어지간한 모바일 RPG에서 ‘메인 시나리오’는 핵심 재미 포인트라기 보다는, 그저 거쳐가는 단계 중에 하나라는 평가를 받기 쉽다. 하지만 <칠대죄>의 메인 시나리오는 이미 그 재미가 검증된 원작의 흐름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비주얼적인 재현도가 매우 높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은 단순히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한 편의 만화/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의 여러 요소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재미 포인트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르게 <일곱 개의 대죄>가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서 이 IP를 접한 유저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유저들이라면 더더욱 한 편의 잘 만든 소년 만화/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일본식 소년 만화’에 특별히 거부감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저 메인 시나리오를 그저 보는 것 만으로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 원작의 요소들을 골고루 활용한 콘텐츠 배치 및 활용

 

일반적으로 모바일 RPG라고 하면 메인 시나리오 외에도 ‘요일 던전’, ‘PvP’, 메인 시나리오 외의 ‘서브 퀘스트’ 같은 콘텐츠를 배치해서 유저들이 반복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칠대죄> 또한 마찬가지지만, 한 가지 눈 여겨 볼만한 것은 이 게임의 모든 콘텐츠들은 하나 같이 ‘원작의 요소’들을 활용해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게임에서 일종의 ‘메인로비’ 역할을 하는 곳은 원작에서도 주인공들의 주거지가 되는 술집 ‘돼지의 모자’를 그대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유저가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시간에 비례해서 골드를 버는 콘텐츠는 바로 이 ‘주점의 경영’이라는 설정이다. PvP 또한 원작에 등장한 ‘바이젤 싸움축제’를 그대로 들고 왔다. 이 때문에 PvP는 원작에서 바이젤 싸움축제가 등장하는 게임 메인 시나리오 챕터 3까지 깨야만 플레이할 수 있다. 

장비 분해는 원작에서도 괴력을 뽐내는 다이앤이 ‘부순다는’(…) 설정이며, 실제로 장비 분해를 위해서는 다이앤을 일일이 찾아가야 한다. 이런 식으로 원작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IP 특유의 감성을 살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 <칠대죄>는 게임에 등장하는 콘텐츠 하나하나가 ‘뜬금 없이’ 등장하지 않으며, 대부분 원작에서 등장했던 요소들을 활용해서 배치하고 있다. 그만큼 개발사가 원작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도 굉장히 영리하게 원작과 연계해서 콘텐츠를 풀어내고 있으며, 덕분에 원작의 감성, 그리고 높은 디테일을 느껴볼 수 있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로딩화면 조차도 하나하나가 다 원작에서 등장했던 장면들이다. 이 게임은 메인 시나리오가 원작의 내용을 어느 정도는 압축해서 보여주는 데, 압축한 내용을 이런 로딩화면을 통해서 영리하게 보완하고 있다.

# 아무래도 게임이 아닌 IP가 원작이다보니… 

 

전체적으로 <칠대죄>는 원작 IP의 여러 요소들을 게임 속에서 잘 녹여내고 있으며, 아주 사소한 요소 하나하나에서 또한 그 디테일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재현도가 높은 작품이다. 모바일 게임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면 어지간한 ‘만화/애니메이션 기반 콘솔 게임’과 비교해봐도 ‘원작의 재현도’ 측면에서 보면 매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게임을 살펴보면 몇몇 부분에서는 ‘게임이 아닌 IP’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한계 또한 느껴진다. 일단 게임은 ‘캐릭터 뽑기’를 주력 BM(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우는 수집형 RPG를 표방하고 있는데, 그런 타입의 RPG치고는 캐릭터의 숫자가 너무 적다. 

 

일단 <칠대죄>는 원작에서는 잠깐 스쳐 지나간 단역까지도 박박 긁어서 캐릭터로 선보이고 있다. 또 주인공 급 캐릭터는 한 명의 캐릭터라고 해도 원작에서 등장했던 여러 모습을 따로 구현해 2개, 3개 이상의 배리에이션을 줘서 캐릭터의 숫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숫자가 모두 합쳐 약 50여 명에 불과하다. 만화에서야 전혀 문제될 일이 없지만, 이 게임은 그 성격을 생각해보면 그 숫자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심지어 메인 시나리오 클리어에 필수적인 캐릭터들은 보상으로 그냥 제공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덕분에 ‘캐릭터 뽑기’의 매력이 굉장히 떨어진다.
놀랍게도 왼쪽이 ‘퀘스트 보상으로 그 주는’ SSR 등급 캐릭터고, 오른쪽이 ‘뽑기’ 로 얻을 수 있는 SSR 등급(뽑기로 뽑을 수 있는 최고 등급) 캐릭터다.

또 게임은 앞에서도 말했듯 원작의 여러 요소들을 게임에 재현하는 건 좋은데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의 고지식한 모습도 때때로 보여준다. 

 

가령 위에서도 언급한 PvP는 ‘바이젤 싸움축제’라는 설정인데, 이렇다 보니 메뉴에서 PvP를 선택하면 바로 전투가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축제가 열리는 마을로 그때마다 ‘이동한다’.  PvP 뿐만 아니라 요일 던전(SP던전)인 ‘솔가레스 요새’부터 각 챕터 별 주요 프리퀘스트 하나하나를 다 ‘이동해서’ 즐겨야 한다. 

장비 분해나 음식 조리 같이 다른 게임이라면 그냥 메뉴 찾아서 클릭만 하면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요소들조차 일일이 해당 NPC를 찾아서 실행해야 한다.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지면 은근히 거슬린다.

현재 <칠대죄>는 원작을 모르는 유저 입장에서는 원작의 스토리를 즐기고, 또 원작을 잘 아는 유저들에게는 원작의 매력에 더해 이것저것 새로운 ‘해석’이 들어간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원작 그 이상’을 기대한 유저, 혹은 다양한 캐릭터들을 컨트롤해서 재미를 느끼는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 RPG’로서의 재미를 기대한 유저에게는 다소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전투의 경우 게임 후반부로 가면 갈 수록 단조로운 패턴을 보여준다며 논란이 많은 상태다.

 

과연 이러한 문제를 잘 보완해서 이 게임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이후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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