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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상점에 무기 없다! '에오스 레드' 쇼케이스가 솔깃했던 이유

조회수 2019. 6. 4. 16: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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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포션게임즈 신작 모바일 MMORPG '에오스 레드' 미디어 쇼케이스

블루포션게임즈가 4일 테헤란로 VSG 아레나에서 <에오스 레드>의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었습니다. 특정 게임의 미디어 쇼케이스란 게임이 출시되기 전에 매체 기자들을 불러 게임의 특징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저뿐만 아니라 기자 입장에서도 모바일 MMORPG는 식상하고 일일이 따라가기 어려운 장르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또 모바일 MMORPG가 나온다는데 어떻게 소개하지?'라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에오스 레드>는 PC MMORPG <에오스 온라인>을 모바일로 재탄생시킨 게임입니다. 원작 세계관을 바탕으로 던전, PK, 공성전 등 전통적인 MMORPG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게임은 6월 26일 CBT를 앞두고 있으며 3분기 중에 별도 퍼블리셔 없이 직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여기까지는 과거의 IP를 재활용한 모바일 MMORPG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에오스 레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는 몇 가지​ 솔깃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 확실한 타겟 설정​, ⓑ 범용성을 갖춘 최적화​, 그리고 ⓒ 기존 유저 중심의 운영 철학이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에오스 레드>의 확실한 타겟 설정

 

<에오스 레드>는 확실한 타겟을 설정했습니다. (1) 정통 MMORPG에 좋은 경험이 있지만 (2) 요즘은 바빠서 게임에 손을 잘 못 대고 있고 (3) 모바일 고사양 MMORPG를 위해 새 폰을 지르기도 부담이 가는 성인입니다. 미디어 쇼케이스같은 자리에서 으레 나오곤 하는 "원작을 즐겼던 유저에게 어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같은 수사보다는 훨씬 자세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자리에 내선 신현근 대표이사는 "우리 게임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라면서 "필드 PK와 아이템 거래소가 있는 18세 버전만 출시하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에오스 레드>의 사냥터 전역에서는 PK가 가능하며, 플레이어가 죽으면 아이템을 떨굽니다. 그리고 각종 아이템은 플레이어끼리 거래할 수 있습니다.

 

블루포션게임즈 신현근 대표이사

<에오스 레드>에는 아이템 컬렉션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300여 개의 컬렉션이 개발됐는데 각종 아이템 모음을 컬렉션으로 적용하면 아이템이 소진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집니다. 개발진은 이를 통해 훨씬 더 많은 장비를 빠르게 드롭하고, 쓰게 하고, 거래하게 유도하겠다는 복안입니다. 무엇보다 게임의 중요 아이템은 필드에서만 파밍할 수 있다고 합니다. 좋은 아이템을 뽑기 위해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모델에 반기를 든 셈입니다.

 

게임은 모바일인 만큼 어느 정도 자동 요소가 들어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파티 리더 시스템'이 있는데요.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어 사냥을 할 때 파티의 리더가 파티원들의 움직임을 일정 부분 조작할 수 있습니다. 게임 이해도가 낮은 초보들이 게임 보는 눈을 키우면서 성장하거나, 파티원끼리 끈끈한 관계를 맺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중 클라이언트를 통한 어뷰징으로 이어지기 쉬운 시스템입니다.

 

이에 대해 개발진은 "어뷰징은 이전부터 우려하고 있었다"라며 "CBT에서는 가장 낮은 단계만 도입해서 반응을 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리더가 파티원의 캐릭터를 조작하는 여러 단계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낮은 단계만 적용해서 실제 어뷰징에 사용되는지 보겠다는 것이죠.

파티 리더 시스템은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진은 우선 가장 낮은 단계로 도입해서 상황을 보겠다고 합니다.
# <에오스 레드>, 5년 전 스마트폰으로도 돌아가는 1GB 용량의 게임

마켓에 출시된 하이엔드 모바일 MMORPG와 비교했을 때 <에오스 레드>의 그래픽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에오스 레드>는 유니티 3D 엔진의 18버전으로​ 만들었지만, <에오스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하이 퀄리티 폴리곤을 쓰지 않았습니다. 원작의 어셋을 쉽게 차용하기 위함이었고, 그 결과 게임도 가볍게 뽑혔다고 합니다. 기억해보면 <에오스 온라인>도 동시대 MMORPG와 그래픽으로 경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게임의 용량은 1GB 안팎입니다.

 

하이엔드를 표방한 모바일 MMORPG가 좋은 '때깔'이 있긴 하지만, 기기의 발열을 유발해 '손난로'가 되거나 하드웨어 수명을 빨리 잡아먹을 우려도 있습니다. 하드웨어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면 실행조차 할 수 없는 고사양 게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게임이 좋다 해도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최신 스마트폰의 구매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에오스 레드>는 갤럭시 S5에서도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갤럭시 S5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출시된 스마트폰입니다. 갤럭시 S5와 S10의 스펙을 비교해보면 '무려' 5년 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갤럭시 S5. 아버지 폰으로도 돌아가는 MMORPG가 2019년에도 나올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개발진은 "저사양 모바일기기에도 게임을 지원하도록 최적화 테스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현재 개발진 내부 목표는 갤럭시 S5에서 <에오스 레드>를 실행했을 때 15프레임 이상을 안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물론 최신 스마트폰이라면 그보다 훨씬 높은 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 <에오스 온라인>이 저사양 노트북으로도 돌릴 수 있었던 것을 이렇게 계승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이엔드보다 범용성을 추구한 <에오스 레드>는 게임 때문에 폰까지 바꿀 필요를 못 느끼는 게이머라면 눈여겨볼 만합니다.

<에오스>는 꽤 건실한 국산 IP입니다.
# "기존 유저 가치 제일 먼저 보호하겠다" <에오스 레드>의 운영 철학


개발진은 "유저 가치를 보호하는 게 서비스 철학의 첫번째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개발진의 말에 따르면, <에오스 레드>는 신규 유저에게 버프를 주거나 각종 아이템의 금액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유저를 모으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 방식을 쓰면 기존 유저가 사용한 시간과 재화가 보상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신현근 대표이사는 "게임에 늦게 왔으면 노력을 해서 따라가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신현근 이사는 "요즘 창렬 게임, 혜자 게임 말이 많은데 자기들 게임을 스스로 혜자 게임이라고 말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철학을 밝혔습니다. 신 이사의 말에 따르면 <에오스 레드>에서 핵심적인 성장 아이템, 무기와 장비류는 절대 현금으로 판매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유저들을 상점이 아닌 필드로 나가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오직 필드와 유저 거래소에서만 아이템을 구할 수 있어야 득템의 재미와 경제 순환이라는 MMORPG 본연의 재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신 이사는 말했습니다. <에오스 레드> 개발진은 늦게 온 유저들은 늦게 온 만큼의 시간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을 올리기 위해 순간적으로 제공하는 할인이나 프로모션은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신 이사는 "<에오스 레드>에서 통수 상품은 안 팔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에오스 레드>에서 득템을 하려면 사냥을 하거나
유저 거래소에서 구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신 이사는 "1~2개월에 몇 십억, 몇 백억 쏟아붓는 대형 퍼블리셔들과 마케팅으로는 싸울 수 없다"라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미 유저들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광고를 보면서도 그 뒤에 원가를 같이 보고 있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유저들은 초호화 CF 모델을 보면서도 '저 돈을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메울까'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그는 이어서 "초창기 스팀의 <배틀그라운드>는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면서서 "우리도 진심을 담아서 우리 게임을 알리다 보면 유저들의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개발진이 기대하고 있는 <에오스 레드>의 매출 성과는 짧은 기간 마켓 1위를 기록하는 것보다는 오래도록 중위권에 머물며 유저들에게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개발진은 현장에서 "중소 개발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과연 블루포션게임즈의 저력은 증명될 수 있을까요? <에오스 레드>는 6월 26일​ CBT를 시작으로 도전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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