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의 게임 이용 장애 질병 분류 결정, 게임·문화계의 대처 계획은?

조회수 2019. 5. 27. 15: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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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연구 결과 개진, 국제 공조 등 다양한 방법 논의 중

"WHO의 게임 장애 질병 분류는 충분한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진 결정이다. WHO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하겠다"

 

지난 25일 WHO 회의를 통과한 '게임 이용 장애(*) 질병 코드 분류'에 대해 게임·문화 단체들이 같은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각각의 대처를 내놓고 있다. 게임과 상관 없는 민간 문화 단체는 물론,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 게임 이용 장애: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게임에 빠지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 민간 게임·문화 단체들 "성급한 결정. 각 단체들과 공조해 국내 도입 막겠다"

 

디스이즈게임 취재 결과, 전세계 게임 협회, 문화연대,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양한 단체들이 이번 WHO의 결정에 반대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게임계를 대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각국 게임 협회들과 공조해 WHO 결정의 부당함을 알리고,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25일 공동 성명에서도 얘기했지만, WHO의 이번 결정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 없이 진행됐다. 각국 단체들과 공조해 WHO와 대중에게 이번 결정의 부당함을 알리겠다. 그동안 질병 코드 등재 저지에 집중하느라 질병 분류 이후 후속 조치가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앞서 말한 '근거 불충분'과 이번 결정의 '반작용' 등에 초점 맞춰 조치할 예정이다. 관련 연구 지원도 앞으로 더욱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26일, ESA 등 전세계 게임 관련 단체들과 함께 낸 성명서

 

문화연대나 다른 문화산업 관련 단체들도 이번 WHO의 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애니메이션·만화 등 다양한 문화 단체들이 모인 조직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이하 공대위)의 성명이 대표적이다. 

 

공대위는 지난 25일, WHO에서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결정이 나자마자 "미국 정신학회의 입장처럼 '아직 충분한 연구와 데이터 등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WHO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공대위는 WHO의 게임 이용 장애 질병 코드 분류의 국내 도입을 막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오는 29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참고로 공대위에는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게임 관련 단체는 물론, 문화연대, 한국영화학회,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한국웹툰협회 등 40개 이상의 문화 관련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다음 WHO 연례회의에 반대 연구자료 제시할 것"

 

게임 산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과거부터 현재 정부 부처 중 유일하게 WHO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서도 '충분한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졌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우선 2020년 10월 있는 WHO 연례회의에 현재 결정과 반대되는 연구 자료를 제시해 (질병 분류 권고 발효 전) 도입을 막을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도 WHO에 '게임 과몰입의 원인은 환경'이라는 연구 자료와 함께, 질병 코드 분류 반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재 보건복지부가 게임 이용 장애 질병 분류 관련해 추진 중인 '민관협의체'와 관련해선 주최자(보건복지부)가 중립적이라 판단하지 않아 불참할 예정이다. 대신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에 게임 이용 장애 질병 분류 도입을 결정하는 통계청, 정부 부처별 이견을 조정하는 국무조정실 등 중립적인 부처가 협의체를 구성한다면 참여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 WHO 빌미로 다시 시작된 유해성 논란 "인식 개선 캠페인 강화할 것"

 

한편,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WHO의 게임 이용 장애 질병 분류 도입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은 유해하다'라는 프레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도 있다. 물론 WHO 움직임에 찬성하는 이들은 '게임은 문제가 없지만, 게임 이용 장애 현상은 실존하니 대처해야 한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의 게임 인식 등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 때문에 '게임 이용 장애가 질병이니 게임도 유해하다'라는 식의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한국 교총은 26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를 계기로 상담 치유 체계 만들고, 셧다운제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히는 등 WHO의 결정을 (게임을 오래하면 아이게 중독된다는 식의) 게임 자체가 문제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번 WHO 결정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일본 의학계에선 '원인 불분명한 게임 이용 장애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 진전을 기대한다'라는 뉘앙스로 입장을 밝힌 반면, 국내에서는 '치료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는 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다른 국가는 연구 진전의 계기로 이를 평가하는 반면, 한국은 증상 치료 자체에 더 초점 맞추는 등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우선 지난해부터 시작한 ‘게임 인식 개선 캠페인’을 앞으로 더 강화해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로잡을 계획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게임 자체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으니 규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미지는 MBC <100분 토론>에 나온 김윤경 인터넷스마트폰과의존예방시민연대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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