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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 별세, 김용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들

김용이 생각했던 무협의 가치를 무협 게임은 얼마나 실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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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 작성일자2018.11.02. | 730 읽음


"강호의 큰 별이 지다."

 

오늘날 '무협'이라 불리는 창작물의 뼈대를 만든 홍콩의 문인 김용(金庸, Jin Yong, 진융)이 지난 10월 30일 지병으로 별세했습니다. 김용은 1955년부터 1972년까지 총 15권의 무협소설을 발표한 전설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에서는 소위 '영웅문' 3부작으로 알려진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사조​' 3부작과​, <녹정기>, <소오강호> 같은 작품이 특히 유명한데요.

 

김용은 중국에서 신필(神筆)로 통합니다. 덩샤오핑이 김용의 무협소설이 너무 읽고 싶어서 당시 영국령이던 홍콩에 비밀 요원을 보내 김용의 소설을 구해오게 했다는 '썰'이 유명할 정도죠. 그의 소설 <천룡팔부>는 유려한 문체와 꼼꼼한 시대 묘사로 중국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실렸을 정도이며, 중국 대학가에는 그의 작품 세계를 연구하는 김학(金學)도 있습니다.

 

그의 소설은 중화권을 넘어 전 세계에서도 총 1억 권이 넘게 판매되었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 공로가 인정돼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명예훈장을 받았으며, 한국에서도 김용의 무협소설은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는 스터디셀러로 꼽힙니다.

 

김용의 위상은 무협소설 작가 이상이었습니다. 그는 홍콩의 유력 일간지인 명보(明報)를 창간한 언론인이기도 하며(그의 무협소설도 대부분 그가 명보에 연재했던 소설을 엮은 것입니다), 1997년 중국이 홍콩에 대한 주권을 회복한 이후, 홍콩의 헌법 격인 '홍콩 기본법' 집필에 참여한 당대의 문장가이기도 합니다. 

김용 원작의 영화 '녹정기'. 주성치의 코믹 액션이 돋보였습니다.

'블레이드 앤 소울' 같이 무협 세계관을 채택한 게임은 모두 김용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는 비교적 이른 1972년에 절필했지만, 그의 작품은 이후에도 영화, 드라마, 만화, 게임 등 수많은 콘텐츠로 재탄생했습니다. <의천도룡기>, <소오강호>, <신조협려>, <녹정기> 같은 작품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다수의 게임으로 재탄생했으며, 지금도 곧잘 발매되고 있습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지 않더라도 '무협'을 다루는 게임도 대부분 김용의 영향 아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국내 게이머 사이에서 김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으로는 대만의 개발사 지관(智冠)에서 1990년대 초 선보였던 PC 어드벤쳐 게임이 유명합니다. 이들은 김용의 원작에 비교적 충실했던 것뿐만 아니라, 유통사의 번역으로 100% 한국어로 발매됐기 때문에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게이머들도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요즘도 무수히 많은 김용 원작 기반 게임이 나와있지만, 김용의 발걸음을 기리는 마음에서 원작에 가장 충실했던 지관의 고전게임 몇 작품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의천도룡기

김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 중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자,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가장 친숙한 작품으로는 바로 지난 1994년, 대만의 지관에서 발매한 PC 어드벤처 게임 <의천도룡기>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에 한국어 버전으로 현지화되어 발매되어 더욱더 게이머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이 작품은 무당파와 명교 사이에 태어난 협객 장무기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대만의 게임 제작사 지관과기유한공사(지관). 대만산 RPG를 해본 분이라면 익숙한 로고입니다.

게임은 주인공이기도 한 장무기의 어린 시절과 성인 시절이 전/후반부로 나뉘어 전개됩니다. 전반부는 게임 속 다양한 콘텐츠를 조사하고 무공을 익히는 어드벤쳐의 성격이 강하고, 후반부는 미로와 함정이 널려있는 던전을 탐험하며 적을 물리치는 던전 탐색 RPG의 성격이 강합니다.


아직 무협에 대해서 잘 모르고, 원작 소설을 접하기 전 게임부터 했던 필자는 왜 상대 문파와 싸우는지, 왜 상대가 나를 공격하는지 같은 정보가 대사 한두 마디로 넘어가고 바로 전투에 돌입해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원작을 먼저 접했거나 무협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던 유저들은 유명 소설을 게임으로 즐긴다는 것에 굉장히 즐거워했습니다. 실제로 <의천도룡기>는 당시 중화권과 한국의 김용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작품인데요. 지금 다시 봐도 <의천도룡기> 원작의 내용을 가장 충실하게 구현한 작품입니다.

두 꺼 비 검 법 연 마

어렸을 적 원작을 안 읽었던 저는 "이게 뭐야?" 했습니다.

<의천도룡기> 제작진은 이어서 김용 무협소설의 등장인물이 총출동한다는 콘셉트의 <김용군협전>(의천도룡기 외전)을 발표했습니다. <김용군협전>은 플레이어가 컴퓨터 세계로 빠져들어 김용이 지은 소설을 찾아 현실로 돌아간다는 설정으로 전작보다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의천도룡기>만큼 이해해야 할 스토리가 적었고, '김용 유니버스 총출동'이라는 재미가 부각된 게임입니다.


<김용군협전> 역시 대만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성공을 거둡니다. 김용 무협소설이 영웅이 총출동해 활약한다는 콘셉트는 후속작 <무림군협전>, <협객풍운전>(2015) 등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용군협전' 곳곳에는 유머가 숨어있습니다.

'김용군협전' 주인공의 이름은 이소룡입니다.

'김용군협전'으로 시작된 김용 무협 유니버스는 아직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은 '협객풍운전 전전'

# MS-DOS를 거쳐 3D로 재탄생한 <신조협려>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까지 '영웅문 3부작' 중 2번째 작품인 <신조협려>는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작품입니다. 특히 이 작품은 전작인 <사조영웅전>의 악역이었던 양강의 아들 양과와 그의 무공 선생 소용녀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작품으로, 둘 사이의 불꽃 튀는 케미가 여타 무협소설과는 다른 재미를 주는 게 특징인데요.


지관은 <의천도룡기> 게임이 발매된 다음 해인 1995년 MS-DOS판 <신조협려>를 선보였습니다. 이 게임 또한 <의천도룡기>와 마찬가지로 원작의 줄거리를 충실하게 따라가며 성장하는 주인공이 되는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특이하게도 이 게임은 원작의 끝까지 가지 않고, 주인공이 악역인 곽부에게 팔을 잘리는 충격적인 장면에서 막을 내립니다. 당시 지관은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외팔 협객 양과와 제자에서 연인으로 감정이 바뀌어가는 소용녀의 이야기를 다룬 <신조협려 2>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만 아쉽게도 개발사 내부 사정을 이유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게임으로 이 작품을 처음 접한 당시의 게이머들은 울면서 뒷이야기를 알기 위해 소설을 읽어야 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MS-D0S판 신조협려에 삽입된 애니메이션

소룡녀는 그만하라면서 다 대꾸해줍니다.

결국 '신조협려'의 완전한 게임화는 2000년도에 인터서브(昱泉, Interserv)가 3D 그래픽을 이용한 <신 신조협려>와 <신 신조협려 완결>을 선보이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작품 역시 1995년작과 마찬가지로 양과가 팔이 잘리는 부분을 기점으로 두 편이 나뉘며, 원작의 결말까지 충실히 다루었습니다. 참고로 이들 작품 또한 모두 한국어로 현지화되어 나와 국내 유저들이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3D '신조협려'에는 모션 캡쳐 기술이 사용됐다고 합니다.

이 게임에서는 원작의 완결을 볼 수 있습니다.

인기가 많아서 팬들 사이에 품귀현상까지 빚었다는 <신 신조협려>의 소용녀 포스터.

# 기나긴 숲길 탐험 끝에 툭 끊겨버렸던 <소오강호>

'영웅문' 3부작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그 이상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김용의 후기작 <소오강호> 또한 지관을 통해서 지난 1993년에 게임으로 발매되었습니다. 특히 이 게임은 1992년, 마교의 교주 '동방불패'를 중심으로 한 영화 <소오강호 2: 동방불패>가 대성공한 다음 해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소오강호>는 명말청초의 격동기를 살아가는 무림 고수들의 이야기입니다. 문파들이 서로 비급을 차지하기 위해 계략을 벌이고, 앞에서는 '강호의 도'를 운운하면서 뒤로는 온갖 추악한 행태를 벌이는 인간 군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를 원작으로 한 게임은, 게임 중간에 이벤트는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되어 있으며,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영호충을 부를 때 "헤이!"(Hey)라고 부르는 등의 개그 코드가 특징입니다.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어렵지만, 또 원작을 잘 재현했기 때문에 당시 무협과 김용 소설을 좋아하는 팬들은 재미있게 즐긴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 역시 <신조협려>처럼 스토리 중간 부분에서 급하게 완결이 됩니다. 이후 게임의 엔딩에서는 후속작을 기대하라는 메시지가 등장하지만, 마찬가지로 개발사 사정으로 인해 후속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 또한 인터서브가 지난 2000년, 3D 액션 게임으로 출시하면서 완결을 냈습니다. 이 작품 또한 한국어 버전으로 국내에 발매되었습니다.

<소호강호> 배경 레이어는 온통 숲길입니다.

인-게임 액션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은 애니메이션으로 처리

'소오강호' IP는 2014년 중국의 완미세계가 제작한 MMORPG <소오강호 온라인>으로 한국에 정식 서비스되기도 했습니다. <소오강호 온라인>에는 4년 동안 500여 명의 개발 인력이 투입됐으며, 자체 엔진을 만들어 날씨 변화 효과, 광원 효과를 구현했습니다. 서로 특징이 다른 10개 문파가 등장하고 소설의 방대한 세계관과 스토리를 구현하려고 노력했지만, 2016년 5월 23일 자로 서비스가 종료됐습니다.

지금은 서비스 종료한 소호강호 온라인의 트레일러

출처 : 디스이즈게임 · 소오강호 트레일러

김용은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무협(武俠)의 정신은 힘을 겨루는 무(武)가 아닌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협(俠)에 있다"라고 정의했습니다. 


김용이 널리 추앙받는 작가인 이유는 무공과 비기가 넘쳐나는 강호에 유려한 필치와 탄탄한 줄거리로 인간사의 교훈을 불어넣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나온 수많은 김용 소설 원작 게임이 그가 생각하는 무협을 잘 살리고 있는지 되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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