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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

비디오 게임의 선구자, 미야모토 시게루가 평생 품어온 질문

"게임의 가능성은 아직도 끝없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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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방한한 미야모토 시게루 디렉터가 '디스이즈게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리오와 젤다의 세계를 창조한 게임 업계의 전설 미야모토 시게루(宮本 茂​)가 지난 22일 일본에서 진행 중인 'CEDEC 2018'(Computer Entertainment Developer Conference 2018)에서 "'어디부터 만들면 좋을까?'부터 10년(どこから作ればいいんだろう?から10年)" 라는 이름의 기조 강연을 했다. CEDEC는 게임 등 각종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개발자들이 모여 강연을 벌이는 일본의 학술대회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이번 강연은 그가 지난 'CEDEC 2008'에서​ "어디부터 만들면 좋을까?"라는 이름의 강연을 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게임 산업의 흐름과 변화를 되짚어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약 1시간 정도 진행된 기조 강연은 요코하마 퍼시피코 센터 강당을​ 가득 채웠으며,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 자리에서 바람직한 수익 모델​, 자신의 게임 철학,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 등을 유감없이 밝혔다. 


디스이즈게임에서는 각종 외신을 통해 보도된 이번 강연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강연 순서는 주제에 따라 편집한 것이며, 일본어와 영어 내용을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이 다소 사용되었음을 미리 밝힌다. 강연 동영상 등 자세한 정보는 CEDEC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바로가기) 


※ 이 기사는 디스이즈게임과 기사 제휴가 된 '가마수트라'외 다수의 외신 보도를 통해 강연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 편집자 주 



#1.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을 인정하기까지​ 


미야모토 시게루는 지난 CEDEC 2008에서 '닌텐도 DS'의 뒤를 이을,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휴대용 게임 콘솔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로부터 1년 뒤, 아이폰이 등장하며 기술 세계의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그는 이에 대해 "강연으로부터 1년 뒤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라며, "당시엔 항상 통신이 되어야 할 휴대폰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라고 회고했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구상대로 2010년 출시된 '닌텐도 3DS'는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는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한정적인 배터리와 불편한 터치감을 지녀 게임기로 쓰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스마트폰 보급률은 늘어났고 스마트폰 기술도 진보했으며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닌텐도가 휴대용 콘솔에서 네트워크를 지원한다고 홍보할 때 스마트폰은 별도의 장비 없이 그 자체만으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스마트폰이 완벽한 멀티 게임 네트워크를 구현했을 때 미야모토 시게루는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그때 심정을 "정말 놀랍고 또 분했다."라고 털어놨다. 


또 미야모토 시게루는 지난 2012년 루브르박물관 전시물을 닌텐도 3DS로 이식해 가이드 프로그램을 만든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이런 비슷한 사례를 쇼핑몰 등 다른 공간에도 적용하고 싶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이 너무 방대해져 포기해야만 했다며 아쉬워했다. 이렇게 스마트폰 시장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자 닌텐도는 모바일 게임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2016년 <슈퍼마리오 런>을 출시하며 모바일 게임에 발을 들였다.

루브르박물관의 가이드는 닌텐도 3DS다.


#2. 미야모토 시게루가 생각하는 게임의 바람직한 수익 모델


이번 강연에서 미야모토 시게루는 "MMORPG는 절대 만들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다. MMORPG는 출시 이후에도 업데이트, 유지 보수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한 가지 일만 계속하면 쉽게 질리는 자신의 성향상 MMORPG 개발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단, 그는 "게임 자체는 무료로 할 수 있고, 그 안에서 결제를 유도하는 MMORPG의 수익 모델은 흥미롭다."고 밝혔다. <슈퍼마리오 런>은 바로 이 모델을 응용해 만든 게임이다. 


<슈퍼마리오 런>은 초반 스테이지만 무료로 할 수 있고, 나머지 스테이지를 전부 하려면 인앱 결제로 9.99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미야모토 시게루가 밝힌 <슈퍼마리오 런>의 기획 의도는 "돈을 내지 않아도 슈퍼 마리오를 즐길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게임을 해보고 재미가 있으면 결제를 해 플레이를 연장하도록 하는 것이 그의 의도. 하지만 닌텐도가 예상했던 <슈퍼마리오 런>의 인앱 결제 비율은 최소 10%였으나 실제 결제 비율은 5% 수준에 머물렀으며 게임 출시 후 일부 게이머는 "속았다"며 별점 테러를 가하기도 했다.

닌텐도 최초로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된 '슈퍼 마리오 런'

하지만 미야모토 시게루는 아직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개발자들이 구독형 서비스와 잘 지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당신의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을 찾아라. 그들은 애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느끼고 여기에 돈을 지불하는 습관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게임기 보급률을 앞서는 현재, 유저들에게 유료로 게임을 구매하는 습관만 정착시킨다면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도 충분히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


이어서 ​미야모토 시게루는 각종 통신 환경의 발전에 따라 과금(가챠), DLC 등 추가 콘텐츠도 비대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강연 중 "소중한 것은 소중하고 싶게 하라.", "[당신의 게임이] 부모와 아이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게임인가를 따져보라."며 지나친 과금 유도 모델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슈퍼마리오 런>의 구매는 게임 자체를 구매하는 것이지만, 과금(가챠), DLC 모델은 게임 속 요소를 구매하는 것이다. 



#3. 미야모토 시게루가 평생 품어온 질문  


닌텐도의 대표 이사로 지금의 비디오 게임 시장을 개척한 전설적인 인물인 '미야모토 시게루'가 왜 아직도 '게임을 어디부터 만들면 좋을까?'라는 질문을 던질까? 그는 ​"게임의 가능성은 아직 끝이 없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수십 년 전 그의 손에서 탄생한 IP가 아직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그가 간과했던 모바일 게임이 이제 전 세계인이 즐기는 콘텐츠가 됐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첫 작품인 <동키 콩>(1981)이나 21세기의 게임이나 게임 속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같이 작업하고, 토론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이 바뀌고 소재가 바뀌어도 게임 개발 작업은 결국 공동 작업이라는 것.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러한 공동 작업 속에서 확실한 결과물을 얻으려면 "자신의 경험, 감각, 독창성에 대한 자각과 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 제작은 수십 년 업력을 자랑하는 미야모토 시게루에게도 어려운 작업이다. 그는 자기 자신도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도 결과가 안 좋으면 낙담한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경험, 감각, 독창성에 대한 자각과 확신'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어도 게임이 세상에 팔리지 않을 수 있으며, 다른 팀원들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게임이 되었을 때는 게임 제작 과정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미야모토 시게루 디렉터(출처: 닌텐도 공식 유튜브).

그는 "게임에 사용되는 기술이 발전하고, 게임의 규모가 커지고, 제작 비용이 늘어나면 게임 제작자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러한 문제점을 나열한 다음 "그럼에도 나는 게임 제작에 재미를 느끼며, 이를 토대로 여러 가지 게임을 구상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난점을 극복하고 게임을 재밌게 만들기 위해 그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성공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 그가 제작하던 게임은 한 스테이지를 넘어가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 뒤에 다시 예전 스테이지로 돌아오지 못했다. 게임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이전 판을 복기하는 재미는 없었던 것. 그러던 중 기술이 발전하면서 프로그램 속 변화하는 데이터 상황을 저장하는 기능이 생겼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를 게임의 '세이브 기능'으로 활용했다. 그는 "정해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오픈월드를 여행하며 중간중간 자신의 기록을 저장하며 모험을 계속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물은 바로 <젤다의 전설>. 새로운 기술이 생겼고, 그로 인해 게임의 규모도 커지고, 제작 비용도 늘어났지만, 그는 과감히 자신의 아이디어를 게임에 녹여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명맥을 잇고 있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4. 최근 미야모토 시게루가 영감을 얻는 대상은?


미야모토 시게루는 "자기가 제작한 게임에는 언제나 최종 목표 지점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슈퍼 마리오>와 <젤다의 전설>의 공주, <별의 커비>의 보스 러쉬, <마리오 카트>의 결승점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던 중 그는 <마인크래프트>를 보고 자기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그는 강연에서 "단순히 유저가 뭔가 만들 수 있게 공간을 마련했을 뿐인데, 유저가 스스로 여러 오브젝트를 만들면서 재미를 느끼는 <마인크래프트>를 보고 큰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인크래프트> 유저들이 <마인크래프트>를 기반으로 만든 팬 비디오를 보고 "유저가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게임 내 요소를 활용해 자신만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이 영감을 통해 그는 유저가 직접 마리오의 스테이지를 만들어 플레이하고, 공유할 수 있는 툴 <마리오메이커>​를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야모토 시게루가 '마인크래프트'의 성공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마리오메이커'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 '어디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미야모토 시게루는​ "아이디어는 누구나 늘 생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게 과연 좋은 아이디어인가 판단하는 것이다."이라고 답변했다. '어떤 때 아이디어가 나오느냐'는 질문엔 "편안할 때 나온다."고 답변했으며, "TV, 영화, 소설 등 다른 미디어를 보느냐고 묻는 거라면 10년 전부터 NHK 아침 드라마를 챙겨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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