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비주류여도, 우리만 잘 하면 게임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회수 2018. 8. 9. 13: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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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유닷컴코리아 최혜연 대표 인터뷰

주변에 있던 많은 사람이 걱정했다고 한다. 한국 게임 시장에 내는 첫 게임이 스포츠 게임, 그것도 농구 게임이냐고. 창유닷컴코리아(이하 창유코리아) 최혜연 대표가 2017년 5월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를 한국에 론칭하기 전 들었던 우려의 말이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는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2위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창유코리아는 이 기세를 몰아 2018년 8월 7일 두 번째 타이틀로 <천룡팔부m>을 론칭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최혜연 대표는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 때처럼 <천룡팔부m>을 론칭할 때도 수많은 걱정과 리스크가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창유코리아가 <천룡팔부m>을 론칭한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마침 차이나조이, 최혜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창유닷컴은?


중국 포털 사이트 소후닷컴(Sohu.com)의 게임 사업부에서 시작해, 2007년 창유닷컴(ChangYou.com)으로 독립한 회사다. 2010년 한국 지사 '창유코리아'를 설립했다. 2017년 5월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로 한국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 2018년 8월 7일에는 <천룡팔부m>을 론칭했다. 



디스이즈게임: 창유는 오랫동안 한국에 지사를 유지해왔다. 창유코리아는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활동하고 있나? 


최혜연 대표: 처음 창유코리아를 설립할 때는 한국의 좋은 PC온라인 게임을 중국으로 가져가는게 목표였다. 그당시 MMORPG가 크게 유행하고 있었고, 우리는 한국 게임의 그래픽이나 기술 인재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그런데 이후 온라인게임 시장이 좁아지더라. 모바일게임의 시대가 온 거다. 이러한 시장 변화 때문에 현재 창유코리아는 모바일게임에 힘을 쏟고 있는 상태다. PC게임으로 계약했다가 모바일게임으로 계약을 바꾼 경우도 있었을 정도다.  


중국의 좋은 모바일게임을 한국에 소싱하고, 한국의 좋은 모바일게임을 중국에 가져가는 것. 그것이 현재 창유의 목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현재도 중국의 좋은 IP를 이용해 한국 회사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 있다. 


단기적으로 1년 내 3개의 타이틀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전 세계의 좋은 게임을 한국에 선보임과 동시에, 한국 유저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길 바라고 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판호 이슈가 큰 걸림돌이다.  


최혜연 대표: 그렇다. 요즘 더 심해졌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져가는 게임뿐 아니라, 중국 내에서 개발한 게임에 대해서도 판호를 잘 내주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한한령(限韓令, 중국 내 한국 콘텐츠를 금지하는 것)의 영향은 많이 약화된 것 같다. 대량으로 판호를 내 주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판호를 내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고, 매력적인 게임이나 IP에 대한 계약 같은 작업을 미리미리 하고 있는 상태다. 

본격적으로 창유코리아가 서비스하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 출시 후 1년 3개월이 지났다. 지금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어떻게 되나?


최혜연 대표: 지금까지 총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구글 플레이에서는 스포츠게임 1위를 달성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인기 1위를 달성한 바 있고, 앱스토어에서는 최고 매출 5위를 기록했다. 이후엔 유명 스트리머나 e스포츠 업체들과 협업해 국내외에서 e스포츠 대회를 실시했다.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를 서비스하면서 가장 큰 과제가 무엇이었나? 


최혜연 대표: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를 한국에 론칭할 때 가장 걱정했던 건, ‘한국에서 컨트롤을 요하는 모바일 게임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한국 유저는 PC나 콘솔 등으로 컨트롤을 겨루는 게임은 좋아하지만, 모바일게임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또, 스포츠 게임, 그것도 ‘농구 게임’이라는 것도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한국에서 농구는 축구나 야구에 비해 종목 자체가 가지는 힘이 강하지 않고, 스포츠게임 또한 그렇기 때문이다. 주변의 많은 사람이 '첫 게임부터 너무 큰 리스크를 짊어지고 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해 줄 정도였다. (웃음)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등 꽤 잘 해 나갔던 것 같다. 

그러한 우려는 어떻게 극복했나?


최혜연 대표: <프리스타일>이라는 IP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물론 조이시티의 <프리스타일>이 강력한 게임 IP인 것은 알고 있었으나 예상보다 유저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훨씬 컸다. 덕분에 게임 론칭 초반에 유저의 눈길을 효과적으로 끌 수 있었다.  


또, 한국 유저의 끈기와 승부욕이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가 성과를 내는 데 한몫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화려한 콘트롤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재밌게 즐겨 주셨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유저들이 콘트롤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도록 반응속도를 최적화하는 데 많이 신경썼다. 


더불어 유저와 최대한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많이 부족했지만, 창유코리아가 이번 뿐 아니라 한국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잘 하려고 노력하는’ 회사라는 느낌을 유저들에게 주고 싶었다.  



앞으로 <프리스타일2: 플라잉덩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최혜연 대표: 지금보다 더 유저 친화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단순히 회사의 수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유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빠르게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중국의 업데이트와 빌드를 빠르고 질 좋게 한국에 옮겨오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한국 론칭을 앞두고 있는 <천룡팔부m>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천룡팔부m>의 타겟 게이머는 누구이고,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최혜연 대표: <천룡팔부m>은 중국에서 서비스한 지 1년이 넘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순위 2위까지 올랐으며, 지금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천룡팔부>가 유명한 IP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국에서는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인 ‘무협’이지만, 한국에서는 주류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 : <천룡팔부>는 중국에서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김용 작가의 무협 소설이다. 차이나조이 기간 디스이즈게임을 도와준 중국 출신 통역사는 "중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의 소설이다. 한국 드라마 <대장금>에 버금가는 수준" 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영화, 드라마 등으로 제작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론칭을 결정한 건, 한국에도 분명히 무협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가 있는데도 무협 게임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유저의 ‘무협 게임’에 대한 목마름을 풀어주고자 했다.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양경일 웹툰 작가님이 그리신 <천룡팔부m> 브랜드 웹툰이 큰 영향을 끼쳤다. 많은 유저들이 재미있게 봐 주시더라. 유저의 호응을 보면서 ‘우리만 잘 하면 <천룡팔부m>이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욕심을 부릴 생각은 없다. 차근차근 <천룡팔부> IP의 영향력을 키워나가 한국 유저 정서에 맞는 젊은 무협을 선보이겠다.  

<천룡팔부m> 한국 론칭에 있어서 가장 큰 챌린지(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최혜연 대표: 잠깐 과거로 돌아가 보자. 2년 전에도 <천룡팔부>를 론칭했다. 당시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넘어가던 시기였는데, 그때 조금 서둘러 <천룡팔부>를 론칭했다. 한국 모바일 MMORPG가 없던 시절이었고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한국 개발사가 질 좋은 모바일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래픽이나 게임의 퀄리티뿐 아니라, 유저의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천룡팔부m>은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을 운영할 때 한국 게임보다 시간을 더 많이 소요할 수 밖에 없다. 이 시간의 간극이 쌓이다 보면 결국 퀄리티 차이가 된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이전에 론칭했던 게임들에서 얻은 교훈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개발에 더 많은 힘을 쏟아 그래픽 퀄리티를 한국 유저의 요구 수준까지 끌어 올릴 것이다. 또한 최근 한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 광고 이슈도 피해가려고 한다. 자극적인 광고가 유저의 눈을 끄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저의 이목을 끌고자 그런 광고를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작 소설의 스토리가 훌륭한 만큼 이를 잘 살리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주인공의 개성이 담긴 광고를 시리즈로 제작하고, 소설 속 인물 관계도 등을 미리 홍보하기도 했다. 양경일 작가님의 브랜드 웹툰도 이러한 노력 중 하나고, 무협 용어를 보다 쉬운 단어로 다듬는 등 번역에 힘쓴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창유는 <천룡팔부>를 비롯해 무협 IP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최혜연 대표: 중국에서 무협은 아주 큰 브랜드이고, 많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하나의 장르다. 특히 김용 작가님의 작품이 인지도가 가장 높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천룡팔부>나 <녹정기> 같은 소설이 있는데, 창유는 그중에서 <천룡팔부>를 확보하고 있다.    



무협IP 말고도 유명한 IP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활용할 계획이 있다면? 


최혜연 대표: <테트리스>, <Ys>, <헌터x헌터>와 중국 영화 등 다수의 IP를 확보하거나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 합하면 30~40개 가량 되는데, 지금은 이 IP의 활용 계획을 재정비하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IP로 하나의 게임만 만든다기보다, 각각의 IP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도 하나의 IP로 다양한 미디어를 생산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천룡팔부>처럼 중국 IP 중 한국 시장에 어울릴 만한 IP를 꼽아 한국 시장에 진출할 생각도 있다.  



이건 게임사업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인데, 창유 본사는 웹툰 사업도 하고 있다. 웹툰 IP를 이용한 게임 개발 계획도 있나?  


※참고 : 현재 창유닷컴은 중국에서 한·중 웹툰 합작사인 '창만'을 운영하고, 한국의 웹툰 업체 '코미카'와 협업하는 등 웹툰 사업을 하고 있다.  


최혜연 대표: 물론 좋은 웹툰 IP가 있어서 그 IP로 게임을 개발하면 좋겠지만 아직 IP의 영향력이 약하다. 중국 웹툰은 영화나 드라마 같은 미디어에 비해 영향력이 너무 작다. 게임 개발에 앞서 웹툰 IP의 영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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