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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콘솔의 경계,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있다" 슈팅 액션 명가 넥슨GT의 고민

조회수 2018. 8. 1. 11: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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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독립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 인터뷰 시리즈 ⑥ 넥슨GT 편

넥슨은 지난 4월 개발 조직에 큰 변화를 줬다. 중앙에서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7개 독립 스튜디오가 새 게임의 개발이나 스튜디오 운영 등에 대해 자율권을 갖게 된 것이다. 넥슨은 각 스튜디오를 매출 외에도 게임성이나 의미 있는 도전 등 여러 기준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넥슨이 스튜디오에 요구하는 것은 하나다. 넥슨의 ○○가 아니라, '○○ 스튜디오'라 불릴 정도로 각자 독자적인 색과 브랜드를 가지는 것. 즉, 넥슨은 개발사로서 기조와 미래를 각 독립 스튜디오에게 맡긴 셈이다. 디스이즈게임은 넥슨의 체제 개편을 맞아, 각 독립 스튜디오의 총괄 프로듀서를 만나 그들이 꿈꾸는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넥슨GT는 슈팅 액션 장르에 한해 한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회사다. 복잡하고 어려운 슈팅 장르에 캐주얼함을 더하고, 접근성과 커뮤니티를 강화한 <서든어택>은 오랫동안 넥슨의 효자 타이틀이었다. <배틀그라운드>가 대성공을 거두기 전까지는 적어도 그랬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이 <서든어택>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정량적 근거는 없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를 기점으로 슈팅 액션 시장의 변화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넥슨GT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는 회사다.


김명현 프로듀서는 ‘플랫폼’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PC와 콘솔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하드웨어적 경계가 아닌, 게임성의 침범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했다. 디스이즈게임이 김명현 총괄 프로듀서를 만나 넥슨GT의 고민을 들었다.


# 넥슨GT 돌아온 김명현 PD, “변화하는 슈팅 액션 시장 공략이 나의 미션”


넥슨GT에서 <서든어택> 개발실장으로 5년, 네오플 대표로 3년을 일한 뒤 다시 넥슨GT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어떤가.


다시 돌아와 일한 지 5개월 정도 됐다. 입사한 뒤 <서든어택> 팀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했고, 애정도 커서 꼭 친정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다. (웃음) <서든어택> 개발하던 분들은 대부분 남아계시는데 그 외에는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요즘 열심히 알아가고 있다. 



돌아와서 5개월 간 어떤 일을 했나. 다른 스튜디오 리더들과는 좀 다른 상황 아닌가.  


다른 상황이지. 그 분들은 구성원과 계속 함께 일해왔고, 나는 새로 발령받아 돌아왔으니까. 


일단 조직 구성원들을 열심히 파악했다. GT는 향후 신작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 어떤 게임을 만들지, 그 게임을 만들기 위해 조직 구조는 어떻게 할 지도 고민했다. 신작에 맞는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서든어택> 라이브 서비스를 잘 해 나가는 것도 GT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서든어택>은 GT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서비스에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 새로 합류한 선승진 디렉터와 과거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베테랑들이 잘 해 나가리라 믿고 응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장 변화에 맞춘 신작 개발 방향을 정하는데 조금 더 신경쓰고 있다. 넥슨도 변화하는 슈팅 액션 게임 시장을 좀 더 연구해야 하는데, 그걸 GT가 집중적으로 해 주길 바라는 것 같다. 



넥슨GT는 상장사다. 넥슨코리아 소속의 다른 스튜디오보단 매출에 신경쓸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린 주가가 있으니까, 개발을 잘 하는 것 외에 이번 달에 매출이 얼마나 나왔는지, 비용은 얼마나 나갔는지 재무 차원에서 조금 더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있긴 하다.  


그러나 회사가 분리돼 있어서 다른 넥슨 스튜디오보다 오히려 좀 더 독립적인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넥슨GT도 이번 스튜디오 체제 개편의 전체 기조를 따라간다.  


사업적 성과를 과도하게 의식하기보다는 ‘스튜디오만의 색을 만든다’는 체제 개편 기조에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또 나는 ‘다양한 실험’ 자체에 의의를 두기 보다는 목표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성향을 갖고 있어서 성과를 챙기며 동시에 스튜디오의 색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 전 넥슨레드가 자회사로 분리돼 나갔다. 현재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개발인력이 150명 정도, 경영지원 파트까지 하면 200명 정도 된다. 넥슨 레드는 300명 가까이 된다. 자회사인데 더 크다. (웃음)  


개발조직은 서든어택실, 신규 개발실, 공용 아트실로 구성돼 있다. 서든어택실은 <서든어택> 라이브 개발을 담당하고, 신규 개발실은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한다. 아트 인력은 모두 공용 아트실에 모여 있다. 보통은 각 게임별로 아트팀이 따로 있는데, 우리는 아트 인력을 유동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이처럼 조직을 운영한다. 특정 팀에 아트 리소스가 많이 필요할 경우, 그 조직에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다.  


신규개발실에는 공통 기술팀 역할을 하는 코어팀이 있다. 우리는 대전게임을 주로 개발하기 때문에 게임마다 필요한 기술적 기반이 거의 같다. 패킷을 주고 받는 통신 구조나, 해킹을 방어하기 위한 보안 알고리즘 등이 유사한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최대한 공용 조직을 통해 모듈화 하는 게 장기적으로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코어팀이 이런 역할을 담당하고, 각 게임팀은 게임성을 정의하고 재미를 찾는데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신규 개발실에서는 몇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나? 


현재 3개의 신규 프로젝트팀으로 구성돼 있다. 각 팀은 총괄 디렉터가 관리한다. 


그동안 좀 안타까웠던 부분이 있다. 한 명의 총괄 디렉터에게 주어지는 일이 너무 많고, 신경써야 할 일의 범위도 너무 넓다는 것이다. 기획, 프로그램, 아트, PM, 사업 등 여러 직군이 팀에 모여있는데 총괄 디렉터가 이 모든 직군을 관리해야 한다. 훌륭한 게임을 만들기 위한 기획적 고민을 할 시간도 부족한데 서로 다른 직군간 생기는 갈등을 조정하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다. 


조직 관리와 게임성에 대한 고민, 이 두 업무를 나눠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완벽히 분리할 순 없겠지만 한 명의 총괄 디렉터가 관리할 직군 범위를 좀 좁히는 정도는 가능하다고 봤다.   


# ‘슈팅 액션’만 개발하는 조직, “개발은 효율적으로, 총괄 디렉터는 게임성 고민만”


공용 아트실과 개발실 운영. 그럼 총괄 디렉터는 어떤 직군을 관리하나. 


기획자와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를 관리한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는 게임성과 연결되는 유니크한 부분과 유저들에게 직접 보이는 부분을 개발하기 때문에 기획 파트와 많은 접점이 있다. 예를 들면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가 총기를 만들었는데, 어떤 주기와 스케일로 반동할 지 등은 총괄 디렉터가 직접 보고 결정해야 한다거나. 


지금은 10명 전후로 구성돼 있는데 앞으로도 수가 많이 늘어날 것 같진 않다. 충원을 완료하면 20명 내외가 될 것 같은데, 다른 직군의 서브 리더만 팀 내부에 두면 관리하기 크게 어려운 규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직이 커지면 커질 수록 한 명의 리더가 관리하는 인원 수가 중요해진다는 생각이다. 



기존에는 총괄 디렉터가 전체 직군을 관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지금 방식은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단점은 어떻게 보완할 계획인가? 


단점이라. 아트의 경우 아트실에서 주체적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총괄 디렉터와 작업물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컨트롤 하기 애매할 수도 있고. 그런 부분을 조직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아트 디렉터와 총괄 디렉터의 의식이 충분히 동기화 돼 있어야 겠지. 그렇기만 하다면 조직이 분리돼서 생기는 단점보단 장점이 훨씬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미 이렇게 운영한 지 2년 정도 됐는데, 아직은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프로그램 파트의 경우, 서버쪽은 서버 담당 리더에게 맡기고 있다. 이건 팀 내에 서버 파트가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총괄 디렉터가 관여해야 하는, 즉 게임성과 연결되는 파트가 있고 기술적으로 독립될 수 있는 파트가 있는데 이것을 분리해서 후자는 기술 담당 리더가 맡아서 관리한다. 



아트디렉터와 총괄 디렉터의 의견이 충돌할 경우, 결정은 누가 하게 되나? 


총괄 디렉터가 기본적인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만 아트실의 결정 권한을 1차적으로 인정해 줘야겠지. 그런 일이 많을 것 같진 않은데, 충돌이 이어질 경우 내가 관여해 결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공용 아트실 운영 목적이 ‘유동적으로 인력을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사람을 숫자로 보는 관점일 수도 있는데, 아트는 작업 연속성이 요구되는 직군 아닌가.


당연히 모든 직군을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고, 각 게임의 메인 인력은 게임 팀에 상주한다. 예를 들어 원화가는 게임 고유 스타일에 따라 연속성을 가지고 작업해야 하지 않나. 그러나 모든 아트 직군이 그런 것은 아니다. 모델러의 경우 맵이나 캐릭터를 효율 위주로 빠르게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트 직군 중 숙련과 속도가 더 많이 요구되는 직군을 유동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여러 프로젝트를 한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A프로젝트 하던 사람 갑자기 빼내서 “B프로젝트 하세요” 할 때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본인이 인정받지 못하고, 부속품처럼 쓰인다고 느끼는 것이다. 마치 외주처럼. 당연히 그런 식으로 운영하진 않는다. 또 회사의 구성원이 아닌, 한 사람의 아티스트로써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은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트 디렉터의 역량이 중요할 것 같다. 총괄 디렉터의 조직 관리 업무가 일부 이전된 것처럼 보인다. 


맞다. 솔직히 다시 왔을 때 공용 아트실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렇게 운영하려면 아트 조직의 리더가 이런 내 마인드에 충분히 공감을 해야 하고, 조직 관리 능력도 뛰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 GT의 아트디렉터는 역량이 뛰어나서 잘 해주고 계신다.


# “슈팅 액션, PC와 콘솔의 경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중”


아까 ‘슈팅 액션 게임 시장’이 변화했다고 했다. 


알다시피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이 성공하며 시장의 판도를 많이 바꿨다. 우리는 여기서 플랫폼 부분을 좀 더 면밀히 보고 있다. 과거 PC시장과 콘솔시장은 확연히 구분돼 있었는데, 요즘은 이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과거엔 게임 장르 자체가 콘솔용, PC용으로 구분된 경향이 있었다. 콘솔에서는 <배틀필드>나 <콜오브듀티> 같은 캠페인 위주 게임, PC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나 <카운터스트라이크> 같은 멀티플레이 위주 게임이 주류였다. 


그런데 최근 캠페인 없이 멀티플레이만으로 콘솔과 PC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게임들이 생겨났다. <포트나이트>가 대표적이고 <레인보우 식스 시즈> 같은 게임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콘솔과 PC 양쪽에서 잘 되고 있다. 플랫폼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PC, 콘솔 두 플랫폼의 장점이 모이고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기보다는 PC 온라인의 강점이 콘솔로 전이되고 있는 것에 가깝다. 쉽게 설치해 가볍게 한 판 즐기고 그때 그때 원하는 부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내 캐릭터와 기록이 자산으로 남는다는 것. 이런 PC 온라인의 강점을 차용한 <포트나이트>나 <레인보우 식스 시즈> 등이 성공하며 이 추세가 콘솔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콘솔게임사 중 개발력이 좋은 팀들이 ‘어, 멀티플레이만 잘 만들어도 되네?’라는 걸 캐치한 상황인 거지. 


그래서 기존의 멀티플레이 게임 사업을 했던 GT같은 회사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에게도 콘솔 플랫폼에 도전해 볼 수 있다는 기회가 열렸고.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블리자드’ 같은 PC 온라인 중심의 회사보다 전통적인 콘솔 게임 개발사가 더 위협이 되는 상황 같다.


블리자드는 꾸준히 PC 온라인게임을 만들어 왔던 회사지. 당연히 위협이 되는데, 이전부터 위협적이었던 회사고 지금은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콘솔게임 개발사는 우리와 영역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영역이 겹치기 시작했다. 그래픽을 비롯해 콘솔게임 개발사의 축적된 개발력을 우리가 단기간에 따라잡긴 어려우니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사실 <오버워치>도 캠페인이나 스토리 없이 멀티플레이만 가지고 패키지 판매를 한 것이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유저들이 재미만 있다면 게임에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구매 허들’이 좀 낮아진 것도 같다. 



그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GT에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일단 나는 무언가를 할 때 사람과 조직을 먼저 살피는 편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잘 만들고 개발할 수 있는 조직과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람들을 영입하고 적합한 조직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만 되면 반 정도는 한 것이라고 본다. 

최근 3년 간 개발하던 <타이탄폴 온라인>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언급했던 ‘시장 변화’의 영향을 받은 것인가.


맞다. <타이탄폴 온라인>은 유저 CBT도 하고 내부 평가도 했는데, 반응이 좋지 않았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변하지 않았으면 좀 더 다듬어서 출시했을 것 같은데, 상황이 너무 바뀌었다. 


<타이탄폴 온라인>은 전통적인 슈팅 장르를 약간 변형시킨 것에 가깝다. 근데 그걸로는 현재 시장 트렌드와 승부하는 것이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작년보다 더 가능성이 낮아졌다. 사실 론칭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됐으니 론칭하자고 결정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게임을 론칭하게 되면 들어가는 여러가지 추가 비용이 있고,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위해 일정 기간 서비스를 유지해야 한다. 


그 비용까지 고려했을 때, 우리 스스로도 자신이 없고 외부에서도 좋은 반응이 없는 타이틀을 론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신작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감정적으로는 많이 고민됐지만, 그런 결정을 냉정하게 하는 것이 프로듀서의 역할이기도 하다. 프로젝트에 대한 기준을 객관적으로 대입했을 때 드롭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 신규 프로젝트는 전제부터 다르게, 플랫폼 경계 사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서 


신규 개발팀은 모두 슈팅 액션을 개발하고 있나? 세 프로젝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맞다. 기획 콘셉트 정도가 잡혀 있는 상태고, 실체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아마 하반기 정도에는 세 프로젝트 모두 내부적으로 플레이가 가능한 버전이 나올 것 같다. 먼저 말한 ‘PC와 콘솔 사이 새로운 시장을 공략한다’를 전제로 개발하고 있다. 


아직 세 프로젝트 모두 외부용 명칭이 없는 상태인데, 캐주얼함과 코어함이 각각 양쪽 끝에 있다고 하면 하나는 캐주얼 쪽에 가깝고, 나머지 둘은 코어한 것에 가깝다. 코어한 것 둘 중 하나는 아담한 공간에서 미션 베이스로, 다른 하나는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코어하다면, 전통적인 FPS에 가깝다는 뜻인가? 


전통적인 FPS라. 확실한 건 복잡하고 어렵다는 뜻은 아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좀 더 있다’라고 보면 된다. <서든어택>이나 <카운터스트라이트>의 경우 상대를 빠르게 파악하고 정확히 쏘는 게 중요하지 않나. 근데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빠르게 발견하고 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고, 지역을 어떻게 이동해서 성장할 것인가 같은 점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전략적 판단 능력과 팀원과의 역할 배분 같은 것들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콘솔도 생각하고 있나.


일단 PC 기반으로 만들고, 콘솔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 요즘은 엔진이 좋아져서 콘솔 확장이 어렵지 않다. 만약 게임이 좀 더 빠르게 나온다면 PC/콘솔 동시 출시도 가능하겠지. 


모바일 신규 프로젝트는 현재 계획이 없지만 배제한 건 아니다. 대전 게임의 해법을 모바일에서 찾기 쉽지 않더라. 해법이 없어서 계획이 없는 것이지 누군가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면 모바일 프로젝트도 할 수 있다. 물론 PC나 콘솔 기반의 타이틀이 좋은 성과를 보인다면 <포트나이트>처럼 모바일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PC와 콘솔을 오가며 성공을 거둔 게임들은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했다. GT가 생각하는 글로벌 시장 해법이 있나. 


최근 글로벌에서 성공한 한류 콘텐츠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보면 무언가를 모방했다기보단 고유의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들이 어떤 부분을 잘 긁어내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는지 많이 연구하는 중이다.  


<오버워치>에도 아시아 콘셉트 콘텐츠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우리 시장에 아주 잘 들어 맞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부분을 GT는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일단 아트는 너무 서구적인 느낌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처럼 특정 지역에 치우친 콘셉트은 배제하려 한다. 실사 베이스의 아트 콘셉트을 지향하고 있는데, 너무 실사 위주로 가면 개성이 없어질 수 있어서 실제로 화면에 뽑아내는 렌더링 방식은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그래픽 콘셉트이나 렌더링 방식도 중요하지만 어떤 캐릭터나 배경을 그려내야 하는지, 그것들에 개연성이 있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형적인 미남 미녀가 전형적인 장소에서 폭탄 설치하고 교전하고 이런 것보다는, 조금 더 내러티브와 캐릭터성을 갖고 있는 대전게임을 만들고 싶다. 무작정 쏘고 죽이는게 아니라 내가 쟤를 왜 죽여야 하는지 명분이 있는 것 말이다.


물론 대전게임의 특성상 한계는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의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경쟁력 차이가 있다고 본다. 



한류 콘텐츠의 성공 요인 중, 게임에 접목 가능하다고 본 부분이 있나. 


어떤 과정을 통해 글로벌에서도 ‘먹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냈는지 리뷰를 해 봤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BTS)은 어느 순간 반짝 뜬 스타가 아니지 않나. 이미 오래전부터 팬덤을 쌓아왔고, 그건 시대의 미디어 트렌드를 잘 읽었기 때문이다. 이건 게임 개발에서도 참고해 볼 만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게임은 전통적으로 CBT, 얼리억세스 같은 걸 하며 개발 중에도 유저들과 만난다. 그런데 아예 게임을 만들기 전 초기 단계부터 원화 같은 걸 공개하면서 유저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뭔가를 전략적으로 오픈하는 게 아니라, 개발자들이 개발 과정 자체를 큰 허들없이 오픈하고 소통하는 것. 그것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게임의 팬덤을 만들 수 있고, 만들어 갈 수 있는 환경도 됐다고 본다. 이미 <듀랑고>가 어느 정도 그런 방식을 쓰기도 했고. 


물론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개발자들이 유저와 소통하는 방식은 꽤 예민하고, 논의도 필요한 문제라 머릿속으로만 그려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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