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해외 가서 알았다. 유행따라 안 만들어도 살 수 있다는 걸"

넥슨 독립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 인터뷰 시리즈 ③ 불리언게임즈 편

넥슨은 지난 4월 개발 조직에 큰 변화를 줬다. 중앙에서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7개 독립 스튜디오가 새 게임의 개발이나 스튜디오 운영 등에 대해 자율권을 갖게 된 것이다. 넥슨은 각 스튜디오를 매출 외에도 게임성이나 의미 있는 도전 등 여러 기준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넥슨이 스튜디오에 요구하는 것은 하나다. 넥슨의 ○○가 아니라, '○○ 스튜디오'라 불릴 정도로 각자 독자적인 색과 브랜드를 가지는 것. 즉, 넥슨은 개발사로서 기조와 미래를 각 독립 스튜디오에게 맡긴 셈이다. 디스이즈게임은 넥슨의 체제 개편을 맞아, 각 독립 스튜디오의 총괄 프로듀서를 만나 그들이 꿈꾸는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불리언게임즈는 스마트폰 초창기부터 모바일 액션 RPG 외길을 걸은 개발사다. 첫 작품인 <다크어벤저>는 모바일 액션 RPG 자체가 대중화하기 전인 2013년 나왔고, 2편은 2014년 게임으로는 드물게 해외에서 이름을 알렸다. 최근 타이틀인 <다크어벤저3>는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고, 해외 또한 출시 3주 만에 누적 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때문에 반승철 대표와 만나기 전만 해도 그가 모바일 액션 RPG를 스튜디오의 방향으로 얘기할 줄 알았다. 섣부른 생각이었다. 불리언게임즈의 목표는 조금 더 컸다. 간단히 정리하면 3가지로 요약됐다.

 

▲ 액션 RPG를 넘어 액션 그 자체를, 모바일뿐만 아니라 PC·콘솔 게임까지 만드는 것

▲ 대중과 마니아 모두 만족시키는 액션 게임을 만드는 것

▲ 해외 시장에서 잘 자리 잡아, 만들고 싶은 것만 만들어도 먹고 살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 

불리언게임즈 반승철 대표


디스이즈게임: 2015년 넥슨의 자회사가 됐다가, 얼마 전 독립 개발 스튜디오가 됐다. 이전과 비교하면 어떤가?

 

반승철: 인원이 조금 늘긴 했는데, 대부분 <다크어벤저3> 관련 인원이라…. (웃음) 우리는 ​다른 곳과 달리 넥슨 내부 조직이 아니어서 달라진 것을 크게 체감하기 힘들다. 자회사는 아무래도 내부 조직보다 더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니까.

 

개인적으론 독립 스튜디오가 된 덕에 다른 스튜디오와 커뮤니케이션할 기회가 늘어 기쁘다. 이전엔 자회사다 보니 우리끼리 뭔가를 할 경우가 많았는데, 개편 뒤엔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끼리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 작업물을 소개하는 식으로 교류하고 있다.

 

 

자회사 시절과 비교하면 인원은 얼마나 늘었나?

 

지금 65명 정도 된다. <다크어벤저3> 론칭했을 때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는데, 개편에 의한 변화라기보단 <다크어벤저3> 해외 론칭을 준비하며 생긴 변화에 더 가깝다. 

 

<다크어벤저3> 해외 버전은 텍스트 말고도 그래픽이나 밸런스 등 많은 영역에서 로컬라이징이 이뤄졌다. 밖에서 보기엔 우리 타이틀이 <다크어벤저3> 하나 밖에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빌드 관리하는 품을 따지면 게임 3개는 돌리고 있는 것 같다. 해외 론칭 준비하느라 개발· 운영 담당할 사람도 많이 늘었다. 특히 운영 관련해서 넥슨 쪽 인원이 많이 합류했다. 

 

다른 프로젝트가 우리 스튜디오에 합류할 기회가 있긴 했는데, <다크어벤저3> 해외 론칭을 준비하느라 홀딩했다. 들어 와도 내가 잘 신경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우리 스튜디오는 다른 스튜디오에 비해 규모가 조금 작다. 아마 내년 상반기까지는 <다크어벤저3> 특화 조직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한다.

<다크어벤저3>의 해외 버전 <다크니스 라이즈>


그렇다면 조직의 성향도 자회사 시절 불리언게임즈와 비슷하겠다.

 

맞다. 강점이자 약점이다. 우린 소규모 개발팀으로 시작한 회사다. 그래서 규율이나 시스템을 정해 놓고 뭔가를 결정하기보단, 바로 얼굴 보고 이야기해 의견 나누고 결정하는 편이다. 의사 결정 속도 측면에서는 강점이다. 그런데 이것이 과거 팀원이 17~30명이던 시절 서로 다들 잘 알던 시기의 문화라 규모가 커진 상태에서 마냥 좋진 않다. 그나마 팀원들 취향이 비슷해서 큰 리스크는 없지만.

 

그래서 요즘 과제가 조직의 체계화다. 그렇다고 마냥 큰 조직을 따라가기 보단, 가급적 이전 우리 문화를 살리며 체계화하고 싶다. 예를 들어 빠른 의사 결정 구조를 지키기 위해 30명 규모로 팀을 쪼갠다던가. 물론 이게 규모 있는 조직에서 리스크가 된다면 다른 방향으로 고민해야겠지만. 

 

아무튼 이런 이유 때문에 나중에 스튜디오가 체계화돼도 우리 규모가 100단위로 늘어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부분은 회사(넥슨)에서도 인정해줬다.

 

 

독립 스튜디오가 되며 신규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게 바뀌었다. 신작 욕심은 아직 없나?

 

생각하고 있는 건 있는데, 아직은 <다크어벤저3>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웃음)

 

다만 이것과 별개로, 이젠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생겨 팀원들이 여러 아이디어를 편하게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자회사 시절에는 이런 시스템 없었는데 이번에 독립 스튜디오가 되며 신설됐다. 우리가 다작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긴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넥슨에 있던 팀원들에게도 물어보니 시스템도 이전에 비해 좋아졌다고 하더라. 이전 시스템은 3개월에 한 번 체크를 받아야 해서 RPG 같이 규모 있는 장르를 시도하기 힘들었는데, 이젠 각 스튜디오가 자율적으로 체크할 수 있게 바뀌어 이것 저것 시도하기 좋아졌단다. 팀원들 성향도 비슷해 시너지도 잘 날 것 같다고 하고. 물론 총괄 프로듀서인 나는 조금 부담되겠지만. (웃음)


# 액션 마니아들의 개발사, 액션에 가장 까다로운 개발사가 되겠다


오늘은 넥슨 개발 조직, 불리언게임즈의 방향에 대해 얘기하러 온 만큼 조금 미래의 이야기를 해보자. 불리언게임즈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무엇일까? '다크어벤저' 시리즈 같은 액션 RPG?

 

'액션'이다. 아무래도 우리의 방향은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쪽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 액션? 액션 RPG가 아니라?

 

액션이 맞다. (웃음) 확실히 불리언게임즈는 지금까지 액션 RPG '다크어벤저' 시리즈로 사랑 받은 회사다. 하지만 액션 RPG로만 길을 한정하고 싶진 않다. 나와 팀원들 모두 액션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아무리 모바일로 시대가 변했어도 액션이라는 카테고리가 스킬 기반 RPG 같은 것으로만 한정된다고 생각하진않는다.

 

불리언게임즈는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작됐다. 그동안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만들며 액션의 연출이나 PVP의 합 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론 액션 RPG 뿐만 아니라, 대전 액션이나 슈팅 등 액션 요소가 있는 장르 전문으로 거듭나는 것이 불리언게임즈의 목표다. 

불리언게임즈의 대표작 <다크어벤저3>


한국에서 액션 RPG로 돈을 번 회사는 있지만, 순수하게 '액션'으로 돈을 번 회사는 별로 없다. 개발자들이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는 것과 그 게임으로 회사가 살아남는 것은 다른 문제인데….

 

2가지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살아남는 것의 조건이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불변의 진리가 있다. 잘 만든 게임이 돈을 못 벌 순 있어도, 못 만든 게임이 돈을 벌 순 없다는 것. 살아 남으려면 먼저 게임을 잘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게임을 잘 만들려면 그 장르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우리는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꾸준히 만들어왔고, 나를 포함해 팀원 대다수가 액션을 좋아한다. 당장 나부터가 해외 콘솔 액션 게임을 즐겨하고 게임을 할 때마다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하고 고민한다. 얼마 전 <갓 오브 워>를 했을 땐 어떻게 이런 액션을 보여주면서 카메라가 끊이지 않고 원테이크(one take)로 움직일 수 있는지 한참 고민했다.

 

이렇게 좋아하는 장르가 있으면 본인이 의식하든 하지 않든 자연스럽게 파고 들게 된다. 우리 스튜디오는 액션 좋아하고 이런 성향 가진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이런 사람들이 같이 모여 이야기 하고 의견 나누고 게임 만들면, 적어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장르에 대해선 높은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목표가 '액션 장르에선 우리부터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가 되자'다.


창작자마다 액션을 정의하는 것이 다 다르고,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액션도 전부 다르다. 혹시 특별히 추구하는 액션이 있는가?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는 합(合). 내가 '유저'로서 선호하는 스타일은 '닌자 가이덴' 시리즈 같은 액션이다. 그 안에 숨어 있는 합이 너무 매력적이다.

 

높은 난이도 때문에 잘 부각되지 않지만, '닌자 가이덴' 시리즈는 액션의 밸런스가 좋고 액션과 액션 간의 상호 작용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지는 시리즈다. 공격자와 피격자의 합이 특히 그렇다. 때문에 익숙하지 않을 때는 난이도가 엄청 높게 느껴지지만, 액션에 익숙해지면 그 강한 몬스터들 사이를 무주공산으로 누비며 멋진 장면을 만들어 낸다. 이런 액션의 합을 잘 구현하고 싶은 것이 내 개인적인 꿈이다.

 

물론 이게 많은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프로메테우스'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상업 영화 감독이라도 대중이 '트렌스포머' 시리즈 같은 것을 원하면 최소한 둘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때문에 액션 게임을 만들어도 기본적으론 대중을 설득하고 점점 우리 취향으로 끌어올 수 있는 작품을 추구하려 한다.

 

 

그런 것치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조건부 액션·버프가 생긴다거나 PVP 볼륨이 커지는 등 시스템이 코어해지는 것 같다.

 

그 땐 젊고 결혼하기 전이어서…. (웃음) 옛날에는 내가 멋지게 싸울 수 있는 것을 주로 추구했는데, 요즘은 손가락이 안 따라주다 보니 게임에서 내가 원하는 액션을 할 수 없더라.

 

그래서 근래 내 고민이 시니어(senior, 연장자)를 위한 액션이다. 액션 시스템 쪽이라면 어떻게 해야 복잡한 조작 없이도 멋있게 액션할 수 있는가, AI 쪽이라면 어떻게 해야 (몬스터가) 멋있게 져 줄 수 있는가 같은…. <다크어벤저3>의 백뷰 시점과 피니시 액션 시스템도 이 고민에서 나왔다. 앞으로 만들 타이틀은 이 부분에 더 신경쓰려 한다.


# 해외에서 깨달았다. 우리만 잘하면, 유행 쫓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그런데 좋은 액션 게임을 만들면 한국에서 먹고 살 수 있을까? 액션 게임 자체가 일단 오래 살아남기 힘든데….

 

액션이라는 장르가 롱런에 불리한 것은 맞다. 서비스 지역이 좁다면 더더욱. 하지만 다행히도 '다크어벤저' 시리즈는 해외에서 인지도도 있고 성과도 냈다.

 

<다크어벤저3>가 국내에서 많이 사랑을 받긴 했지만, 솔직히 '다크어벤저' 시리즈는 한국에서 많이 사랑받은 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에서 많은 유저와 만났고, 그들에게 우리가 먹고 살고 다음 작품 만들만한 수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크어벤저2>를 해외에 서비스하며 우리가 잘 하기만 하면 우리가 비주류더라도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액션으로 생존하는 것의 첫 번째가 액션 자체를 잘 만드는 것이라면, 두 번째는 글로벌이라는 얘기 같다.

 

맞다. 한국은 게임 자체의 퀄리티 못지 않게, 대세감과 대세 장르, 대규모 마케팅의 영향이 큰 시장이다.

 

하지만 글로벌은 시장이 너무 커 오히려 이런 것의 영향이 적다. 반면 유저가 많고 다양해, 게임 자체의 비중이 더 크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해도, 우리가 잘 만들면 먹고 살고 다음 작품 만들 수익이 나온다. 

 

그리고 조금 건방진 이야기지만, 우리는 그동안 '다크어벤저' 시리즈로 이 가능성을 어느 정도 검증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다크어벤저3> 같은 경우, 얼마 전 글로벌 오픈 3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700만을 넘었다.


<다크어벤저3>는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지 않았나? 물론 초반엔 유료 모델 효용이 크지 않아 불만을 좀 사기도 했지만….

 

유료 모델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고래 유저'(일명 핵과금 유저)의 비율도 다른 게임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다.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팀 자체가 액션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여기에 영향을 주는 유료 모델은 가급적 넣지 않게 되더라. 예를 들어 <다크어벤저3>는 PVP 모드에서 능력치 압축을 많이 해, 다른 게임보다 컨트롤의 영향이 더 큰 편이다. 스테이지에서라면 몰라도 다른 유저와 싸울 땐,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콘텐츠에선 '과금'의 영향이 커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다크어벤저3>는 매출 대부분이 5,500원짜리 저가 상품에서 나오는 편이다. 매출이 정점에 다다르는 시기도 출시 이후 3개월째고. 출시 초기가 피크인 다른 게임과는 조금 다른 모양새인데, 개인적으로는 게임에 재미 붙인 유저들이 서서히 돈 쓰기 시작하는 것이 3개월째에 정점에 다다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초반에 피크에 다다르는 모델보다 <다크어벤저3> 같은 모델을 좋아한다. 물론 고래 비중이 큰 다른 게임보다 매출이 낮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글로벌로 가면 팀원들 먹고 살고 또 차기작 만들 정도의 매출은 나온다. 이 정도면 개발자로서 만족할 만한 상황 아닌가?


나 또한 중·소과금 유저에 가깝지만, 솔직히 고래 중심 게임이 돈을 보통 더 많이 번다. 그리고 돈이 많으면 더 풍족한 환경에서 걱정 없이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가?

 

나는 생각이 다르다. 모바일게임을 만들며 가장 힘든 것이 고래 유저를 어떻게 유치하느냐, 이들이 떠나지 않게 어떻게 케어하느냐다. 물론 개발자가 유저들의 의견에 신경쓰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때론 게임 자체에 좋은 방향과 사업적으로 좋은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업데이트를 했는데 소수 유저들에게서 폭발적으로 매출이 나와 사업 성과가 좋아지면 솔직히 (개발자로선) 맥이 빠진다. 반대로 업데이트를 해 일일접속자 수치 등은 높게 나왔는데, 매출은 전날 대비 -30% 나오면 정말 힘이 빠지고. 이런 일을 몇 번 겪으면 콘텐츠를 만들 때 은연 중에 소수의 고래 유저들을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이들을 신경 쓰는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유저들을 신경써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는 것은 문제다.

 

중·소과금 유저가, 저가 상품이 매출의 중심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경을 써도 대다수의 유저들을 신경쓰다 보니 균형을 잃을 가능성도 적다. 또 게임에 좋은 업데이트가 바로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돌아온다. 

 

이 방향으로 가면 개발자와 다수의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매출이 고래 중심으로 나오는 게임보다 벌이는 적겠지만, 글로벌로 가면 굶지 않고 먹고 살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기조를 바꾸면서, 마음 힘들고 좋아하지도 않은 방식을 사용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아마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며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대중성은 고려하며. (웃음)

 

 

간단히 정리하면 ▲ 액션을 잘 만드는 회사 ▲ 유료 모델이 게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회사가 목적인 것 같다. '글로벌'은 이 둘을 추구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가야하는 전쟁터고.

 

맞다. 다행히 지금까진 그 전쟁터에서 어찌어찌 살아남은 것 같다. (웃음)

 

# 차기작까진 모바일, 차차기작은 PC·콘솔 액션도 고려 중


그럼 이런 회사의 기조와 목표 말고,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은 무엇인가?

 

일단 다음 작품까지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게임을 만들고, 그 이후에는 PC나 콘솔 쪽으로 시야를 넓힐 것 같다. 액션 만드는 사람이라면 그 플랫폼에 욕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또 회사(넥슨)에서도 모바일 외에 다른 플랫폼 게임 만드는 것을 장려하고 있고.

 

 

차기작까진 모바일서 게임을 낸다는 것이 조금 의외다. 솔직히 모바일은 액션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지 않은가?

 

맞다. 다만 다른 것을 도전하기 전에 <다크어벤저3>를 만들며 느낀 아쉬움을 완전히 털고 싶다. 물론 <다크어벤저3>를 서비스하면서도 아쉬움을 열심히 해결하곤 있으나, 게임의 기반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아쉬움도 있어서….

 

액션 게임은 롱런이 힘들다는 인식이 많다. 어떤 게임이건 액션성 강한 게임이면 모두. 그래서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만들 땐 그런 한계를 넘고 싶었다. 3편까지 오면서 많은 고민을 했고,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은 부분이 있다. 또 서비스를 하는 와중에 어떤 실마리를 찾기도 했고. 차기작에선 이런 실마리와 아쉬움, 노하우 등을 모두 녹여내고 싶다. 


앞서 차차기작에 대해선 모바일 외에 다른 플랫폼으로 시야를 넓힐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 이른 이야기지만, 혹시 스탠드얼론(일명 패키지 게임) 게임도 염두에 두는지…?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 액션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지 않을까? 정말 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팀원들이 2~3년 고생해 만든 것을 헛되게 날아가지 않도록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창작의 결과물이 됐든, 창작의 보상이 됐든 간에. 적어도 팀원들 커리어에 빈 칸이 있어서는 안되니까. 그런만큼 내 이상 만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결정할 순 없겠지.

 

 

만약 구성원들이 그런 게임을 원한다면?

 

그럼 가야지. (웃음) 다만 회사 리소스가 한정된 만큼, 스탠드얼론 프로젝트를 하면 일단 소수의 인원으로 도전하며 차근 차근 노하우를 쌓아가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사실 <다크어벤저3>의 라이프 사이클을 늘리려는 이유도 여기서 돈을 벌어놔 조금이나마 더 여유 있는 상황에서 신작 만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서다. 그래서 우리에겐 <다크어벤저3> 글로벌 서비스가 중요한 분기다.


그럼 일단은 <다크어벤저3>의 미래가 불리언게임의 미래인 셈이다. 뭔가 많이 달라지나?

 

일직선 성장 구조를 바꾸려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런 선형적인 성장 구조 자체가 근본적인 한계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은 이 구조에서 숫자 조금 오르는 것 보며 1년 내내 똑같은 캐릭터와 똑같은 액션을 보게 된다. 솔직히 내가 유저라도 싫을 것 같다. 그래서 수평적인 성장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크게 2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하나는 '액션'의 수평적인 분화다. 유저가 전투 중 임의로 무기를 바꿀 수 있어 적이 나오면 유리한 액션, 혹은 유리한 옵션을 가진 무기를 들고 싸우는 기능이다. 지금은 게임 하다 보면 무기 하나 들고 매번 똑같은 액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액션의 가짓수를 늘리고 유저가 액션을 '선택'하게 하고 싶다.

 

다른 하나는 고난이도 멀티 협동 콘텐츠다. 단순히 지금 있는 소규모 레이드의 고난이도 버전이 아니라, '워해머 버민타이드' 시리즈나 '레프트 포 데드' 시리즈 같이 빡빡한 멀티 협동 콘텐츠를 만들려 한다. 몬스터가 유저 하나를 잡아가기도 하고, 유저 하나 죽으면 난이도 올라가고 다른 유저들이 이 친구를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하는 식으로…. 

 

솔직히 지금 <다크어벤저3>의 협동은 협동이 아니지 않은가? 협동 요소가 강한 모드를 선사하고 싶었다. 마음 같아선 처음부터 이런 걸 넣고 싶었지만, 그럼 너무 난이도가 높을 것 같아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서비스를 한 지도 꽤 됐고 유저들 수준도 많이 올라가 이런 콘텐츠를 넣어도 잘 받아들여질 것 같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동기를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이 콘텐츠는 7월엔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 레이드 콘텐츠보다 더 깊이 있는 협동 콘텐츠가 나올 예정


전반적으로 유저의 다양한 액션을 유도하는 쪽으로 콘텐츠를 준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액션을 수평으로 늘리면 콘텐츠를 만들 때 고려해야 할 것이 엄청 많아지지 않나? <다크어벤저3> 같이 어느정도 서비스를 한 게임이면 더더욱.

 

맞다. 그래서 죽겠다. (웃음) 확실히 수직적인 성장 구조가 고민할 것이 적다. 그래서 한국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업데이트를 2주에 한 번은 해줘야 하니까. 이 속도 맞추려면 수직적인 성장 구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개발자들이 어쩔 수 없이 이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2주마다 콘텐츠 만드는 것도 엄청 힘든 일인데, 이왕 힘든 일 할거면 우리가 좋아하는 힘든 일을 하자고. 다행히 <다크어벤저3>는 글로벌 가능성이 있는 타이틀이고, 또 어차피 길게 가져갈 타이틀이면 품을 들여서라도 제대로 콘텐츠를 넣고 싶었다. 

 

어려운 건 큰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똑같으니까. 중요한 건 우리가 이걸 즐길 수 있느냐, 이렇게 만든 것에 만족할 수 있느냐다. 

 

 

만약 '불리언게임즈'라는 이름에 하나의 이미지를 직접 남길 수 있다면, 어떤 이미지를 남기고 싶은가?

 

액션을 가장 꼼꼼하게 보는 개발사, 그리고 게이머인 우리 자신부터 우리가 만든 작품에 만족할 수 있는 개발사가 되고 싶다. 이게 이뤄진다면 액션 유저들이 우리가 만든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든 간에 흡입력을 느낄 수 있을 것다. 그 게임이 캐주얼하든 코어하든 간에….

 

해외를 보면 액션 어드벤처의 '너티독', FPS의 '번지' 등 특정 장르, 특정 테마에 특화된 개발사가 엄청 많다. 우리도 언젠가 액션이라는 장르에서 그런 이미지를 얻는 것이 꿈이다. 아직 길이 멀지만,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히 걸어가겠다. 

해시태그

Recommended Tags

#아이돌

    Top Views 3

      You May Like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