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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도, 아이템도 없앴다! 재미를 '압축'하기 위한 배틀라이트의 시도

'배틀라이트', 운영과 성장을 없애고 '전투'만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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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 작성일자2018.07.13. | 1,734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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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A라는 게임 장르에도 불구하고 아이템 삭제, 라인전 삭제 등 새로운 시도로 유저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게임이 있다. 넥슨에서 글로벌 파이널 테스트를 하고 있는 <배틀라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배틀라이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매 게임(매치)의 플레이타임이 기존 MOBA 게임들에 비해 현저히 짧다는 점이다. <배틀라이트>의 한 게임 플레이타임은 10여분이다. 같은 MOBA인 <리그 오브 레전드>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보다도 짧은 플레이 타임이다.


<배틀라이트>가 이처럼 극단적으로 플레이타임을 줄인 것은, 게임들이 플레이타임을 줄여 나가는 현 트렌드에 던지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배틀라이트>는 왜 이렇게 플레이타임을 줄이는 시도를 하게 됐을까. 그 이유를 분석해 보았다.

<배틀라이트>, 왜 이렇게까지 플레이 타임을 줄였을까

 

<배틀라이트>의 시도의 이유와 의미를 말하기 위해선 최근 게임 트렌드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최근 게임의 트렌드는 MMORPG 열풍이 불던 시대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 같은 간편한 게임의 시대로 바뀌었다 볼 수 있다. 

 

2000년대에는 MMORPG 열풍이 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캐릭터를 키웠고, 이 캐릭터로 다른 사람들과 싸우거나 힘을 합쳤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2010년대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같이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되는 게임이 옛날 MMORPG가 앉아 있던 자리에 올라왔다.

대표적인 MMORPG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

사실 MMORPG와 MOBA, 최근 인기 게임은 의외로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유저들은 이 게임에서 똑같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그 성장을 체감한다’는 데서 재미를 느낀다.

 

MMORPG는 주로 사냥이나 퀘스트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그 결과 경험치 혹은 게임 내 재화를 쌓아 나가게 되며 이를 통해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맞춰 캐릭터를 강하게 키워 나가야 한다. 다른 장르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미니언을 잡거나 전장의 오브젝트를 파밍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성장한 캐릭터로 친구들과 힘을 합치거나 다른 유저들과 싸운다. 레이드나 바론, 한타, 전장 등으로 각기 이름은 다르지만,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시간이 흐르고 트랜드가 변함에 따라 바뀐 점이 있다면 ‘재미를 느끼기 위해 투자해야 할 시간’이다. MMORPG는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이를 확인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적게는 수 시간부터 많게는 며칠을 플레이해야 성장을 체감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은 길어도 3~40분 정도면 성장은 물론, MMORPG에선 최고 레벨 이후에나 맛볼 수 있는 협동과 경쟁의 재미까지 체감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투는 자신이 쌓아 올린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저들이 재미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게임과 적은 시간만 투자해야 하는 게임 중 어떤 것을 선호할지는 최근 트랜드를 살펴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2000년대엔 MMORPG가 PC 온라인게임 시장의 왕이었지만, 2010년대엔 MOBA <리그오브레전드>가 100주 넘도록 PC방 점유율 1위를 지켰다. 

 

이후 더 짧은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등장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아이템을 삭제하고 성장을 빠르게 할 수 있게 함으로써 플레이 타임을 줄였다. 아예 <오버워치>는 ‘성장 요소’를 뺀 대신 성장 결과로 가져올 수 있었던 ‘역할군’을 사전에 제시하면서, 전투와 전략에 집중하게 만들어 플레이 타임을 줄였다. 이런 게임의 트렌드는 재미있는 요소만 선별해 ‘압축된 재미’를 만들려는 게임의 흐름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 비해 '덜 부담스러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배틀라이트>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배틀라이트>는 극단적으로 플레이 타임을 줄이고 짧은 시간 안에 유저가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더더욱 밀도 있게 담아내려 시도했다. 

 

이 같은 시도는 기존 15~20분까지 줄인 플레이 타임조차 길다고 느끼는 유저들에게 5~10분이라는 짧은 플레이 타임을 제시한다. 동시에 ‘운영’이나 ‘오브젝트 관리’등의 요소를 배제하고 전투만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딱 맞는 재미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수요층을 노린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짧은 시간에 농도 짙은 전투를 눌러 담다

 

<배틀라이트>가 이렇게까지 플레이타임을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템과 라인전, 그에 따른 운영법 등을 모두 제거하고 게임 안에 ‘전투’만 남긴 데에 있다. 

 

<배틀라이트>는 오직 전투만으로 승부를 가른다. 아이템이 없을 뿐 아니라 레벨도 없어 '성장'이라는 개념이 없다. 또 (특성을 찍지 않았거나 아군 버프를 받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모든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같기 때문에, 전투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캐릭터의 이해도와 에이밍(적을 조준하는 것), 스킬 콤보 등 소위 말하는 ‘피지컬’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피지컬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타워 운영이나 파밍을 통한 아이템 우위 등으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기존 MOBA와는 다른 부분이다.

챔피언 '주몽'의 특성들. 이동속도를 올리려면 탈 것을 타거나 특성을 통해 '신속' 버프를 받아야만 한다

'피지컬'을 바탕으로 팀원과의 연계나 시야 시스템을 이용한 전략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수적으로 열세에 몰린 상황에서 시야를 이용해 1:1 상황을 만들어 내거나 기습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또 많은 챔피언이 적 공격에 반응하는 '반격기'를 갖추고 있어, 전투시 고려할 경우의 수를 늘리게 된다. 예를 들면 적의 공격에 빠르게 반격기로 반응하거나, 공격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취해 상대방의 반격기를 미리 빼는 식이다.

 

이렇듯 양 팀의 컨트롤만이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상황에서 <배틀라이트>는 서로가 전투를 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 <배틀라이트>의 맵은 다른 MOBA 게임에 비해 상당히 작은 편이다. 맵은 시야나 스킬을 가리는 몇몇 벽을 제외하면 탁 트인 원형 평지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적을 피해 숨어들 공간이나 적 팀과의 전투를 회피할 수 있는 샛길 또한 없다.

 

맵 중앙에서 주기적으로 생성되는 체력 오브(체력 60, 20초마다 생성)는 마지막으로 타격한 팀원 모두의 체력을 회복시켜 주기 때문에 승리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열쇠가 된다. 양 팀은 이 체력 오브의 존재와 좁은 맵 때문에 중앙으로 계속 모여들게 되며, 자연스럽게 전투 위주의 플레이를 하게 된다.

가운데 둥근 구형의 오브젝트가 체력 오브

뿐만 아니라 일정 시간(2분)이 지나면 ‘서든 데스’가 발동해 양 팀 유저들의 교전을 강제하게 된다. 서든 데스는 <배틀그라운드>의 자기장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서든 데스가 발동하면 ‘죽음의 소용돌이’가 맵 중앙을 향해 조여들게 된다. 유저는 죽음의 소용돌이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대미지를 입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남은 유저들은 맵 중앙에 모여들게 된다.  

 

때문에 <배틀라이트>의 한 매치는 4분을 넘기지 않고, 평균적으로 2~3분이면 매치가 마무리된다. 5판 3선승제이므로, 5판을 모두 치른다 가정하더라도 플레이타임은 10분 안팎이다.

파란색 범위가 '죽음의 소용돌이'다

유저들은 10분 안팎의 시간 동안 서로를 향해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붓고 스킬을 피해야 한다. 마치 ‘투기장’같은 <배틀라이트>의 전장은 유저가 고도의 집중력을 끌어 내게 한다. 한 끗 차이로 스킬을 피하거나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한 컨트롤을 요구함과 동시에, 에이밍(마우스 커서)과 무빙(키보드)이 분리돼 있어 오롯이 전투에 집중해야만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처럼 개인 컨트롤과 게임 전술 요소로 가득 찬 <배틀라이트>의 전투는 짧은 플레이타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경험을 제공한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다 보면,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고 내 몸을 컨트롤하느라 정신없는 권투나 이종격투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소위 말하는 ‘불태웠어, 새하얗게’ 상태가 된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말이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스킬을 피하고 내 스킬을 맞추다 보면 정신 없이 스포츠를 하는 느낌이 든다

짧고 굵은 전투가 좋은 '싸움꾼' 유저라면

 

<배틀라이트>는 ‘압축적 재미’의 극단적인 예를 보여준다. 10여 분의 플레이타임에, 운영이나 빌드를 ‘공부’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도 없다.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는 없겠지만, 대신 끝없는 전투를 통해 재미를 만들어 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등에서 보이는 ‘파밍’이나 ‘운영’ 등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도 있겠지만, 매 게임마다 벌어지는 전투를 ‘진정한 재미’라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있을 것이다. 과거 <오버워치>는 이런 유저들에게 일종의 해답을 제시했다. 성장 요소를 들어내고 역할군을 나눠 전투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브젝트(화물)이나 맵(점령, 구조) 등에 의한 변수가 많은 <오버워치>에서는 전투 결과가 오롯이 승리가 되지는 않는다. 아무리 많은 킬을 기록해도 게임은 져 버리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

<오버워치>는 결국 화물을 밀거나 거점을 점령해야 승리할 수 있다. 사진은 '오버워치 컨텐더스 시즌1' Runaway와 Foxes의 경기

<배틀라이트>는 성장 요소를 모두 제거해 버리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거기에 자신이 상대방에게서 승리한다는 체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전투’를 집중적으로 드러냈다. 

 

그 방식을 정리하자면 ▲아이템과 스텟을 제거해 오직 피지컬로만 승부를 봐야 하는 게임 구조 ▲​좁은 맵으로 인한 지속적인 교전 유도 ▲​중앙 오브와 자기장 시스템으로 인한 중앙 교전 유도 정도가 되겠다. 

 

라인전도 싫고, 스노볼링 등의 운영도 싫고, 오브젝트 관리도 귀찮은 유저들이 있을 것이다. 그저 잘 싸우고, 컨트롤 좋으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유저들이다. 짬내서 게임 하는 짧은 시간 동안 충분한 재미를 느끼고 싶은 유저도 있을 것이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짧고 강렬한’ 재미를 추구하고 싶은 유저들에게 <배틀라이트>는 최적의 게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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