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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우리가 모두 괴물이었어 - '몬스터 하트 2' 한글판

조회수 2018. 5. 24. 14: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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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텀블벅'은 텀블벅(https://tumblbug.com/)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게이머에게 좀 더 의미가 될만한 것을 골라 소개합니다. 텀블벅은 '창의적인 시도를 위한 펀딩 플랫폼'이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창의적인 시도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주의 텀블벅'을 통해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한국에는 유명한 농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북한이 남침하지 못하는 이유가 전국의 수많은 '중2' 들 때문이라는 이야기. 그만큼 10대 시절이 가장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정한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겠죠. 부모님과 시도 때도 없이 싸우고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화나게 했던 사춘기 시절. 화도 많이 내고 욕도 많이 하며 괜히 '센 척'을 할 때도 있었지만, 뒤돌아보면 또 그만큼 미래와 나에 대해 두려운 것도 힘든 일도 많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불안과 두려움은 비단 한국 10대들에게만 한정된 건 아닐 텐데요, 누구든 10대엔 한 번쯤 깊게 생각해봤을 나의 정체성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낸 TRPG 프로젝트가 있어 소개합니다. 바로 10대 괴물들의 이야기, <몬스터하트 2>. 


# 어떤 게임인가요?

 

사춘기 즈음이 되면, 어둠을 무서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다들 한밤중에 전화로 수다를 떨고, 장황하게 일기를 쓰고, 몽정하지요. 그림자 속에 괴물 따위는 없다고 믿으면서 평화롭게 잠을 청합니다. 하지만, 그림자 속에는 진짜 괴물이 숨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바로 괴물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가슴 속에는 사악함이 깃들여 있고, 굶주림은 핏줄을 타고 흐릅니다. 고등학교 생활이 어깨를 무겁게 하고, 10대들의 청춘극 속에서 정신은 곤두섭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힘을 지녔지요. 이제 무엇을 할 건가요?  

 

여기 10대 여러 명이 있습니다. 그들은 전부 괴물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고, 누군가는 가마솥 앞에서 주문을 외우며, 또 누군가는 영혼을 사고팔죠. 하지만 이들은 괴물임에도 아직 미성숙한 존재들이어서, 자신이 가진 힘과 욕구를 어떻게 제어해야 할지 모릅니다. 일명 '괴물 고등학생' 인 여러분은 교실에 자리 배치도를 그리고, 누가 어느 자리에 앉을 것인지를 결정하고 자리마다 도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 중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어디 앉나요?"

"옆에는 누가 앉아요? 이 친구는 왜 신뢰할 수 없나요?"

"제나는 작년에 왜 학교를 그토록 많이 빠졌나요?"

"데스몬드는 정말로 게이인가요?"

"당신은 왜 루에게 홀딱 빠졌나요?" 



우리가 흔히 플레이하는 RPG 게임의 원형인 TRPG 게임은 일정 룰 아래 여러분의 대화와 액션을 통해 이야기가 계속 확장되어 나갑니다. 정해진 틀 안에서만 플레이하는 게임과는 아주 다르지요. 

출처 : 킥스타터 페이지

여러분은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다가 특정한 '말과 행동'을 통해 액션을 발동하고, 주사위를 굴려 판정합니다. 그리고 그 판정 결과에 따라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서로 정서적인 영향력인 '끈'을 서로 주고받게 되거든요. 여러분은 그 '끈'을 사용해서 상대방을 유혹하고, 꼬리표를 붙이고, 서로 고통을 주게 되며 서로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 우리는 사실 모두 괴물이었어

 

게임 <몬스터 하트> 가 의미 있는 것은 바로 10대 때 겪는 소외, 수치심, 자기 파괴의 경험을 괴물성으로 비유하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 중 유령은 상처받은 외톨이이고, '공허'는 잘못된 육체에 갇혀 고통받습니다. 한편 '구울'은 병적인 중독과 집착에 시달리지요. 이들은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서로를 미워합니다. 그리고 눈앞에 놓인 문제 들은 거대하고 해결할 수 없을 것처럼 불확실합니다. 대학 입시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며 미친 듯이 달렸던 고등학생 시절, 우리에게도 인간관계와 이성 교제를 비롯한 수많은 문제가 있었지요. <몬스터 하트>는 그때 그 시절을 다시 되돌아보게 도와줍니다.

한편 '괴물 고등학생' 들은 우리 사회를 조용히 차지하고 있는 소외당한 사람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 게임에서 '괴물'은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비유하는 표현이기도 하거든요. 일반적으로 성소수자 청소년은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더 '특이하고 문제 많은' 아이들로 그려지고, 이들이 어떻게 사람들과 어울리는지, 어떻게 자신의 힘과 약점을 이해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게임 제작자인 '에이버리 앨더' 역시 트랜스젠더 여성이기에, 이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과 타인의 정체성을 깊게 탐구하고, 우리 문화 속 소외당한 사람들에 대해 흥미진진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만들게 되기를 기대했다고 합니다. 

 

저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일을 하며 지워버렸던 저의 힘들었던 고등학생 시절을 오늘 연재를 쓰며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때는 내가 나를 끌고 가기가 너무 벅차다고 느꼈지만, 사실 저도 제 몸과 마음을 성장시키며 제힘과 약점, 욕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하나씩 배워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청소년기가 한참 지난 지금에도 진행 중인 과제이기도 하고요. 여러분 역시 어른이 되었음에도 때때로 발견하게 되는 청소년기의 모습을 미워하지 않고 긍정하며, 그때 그 시절을 이해하고 다시 조금씩 그때의 부족한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몬스터 하트 2>를 통해서라면요! <몬스터 하트 2> 영어판은 이미 킥스타터에서 한국 돈으로 약 8천만 원가량을 모금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게임을 오늘 한글판 펀딩으로 만나보세요!

 

 

# <몬스터 하트 2>를 후원하고 싶어요.

 

'몬스터 하트 2 : 10대 괴물들의 청춘물 RPG' 프로젝트 페이지 (https://bit.ly/2J0JdLK)에서 6월 30일까지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마감일까지 100%를 넘길 경우, 여러분은 올해 10월 31일 즈음에 완성된 룰북과 pdf, 주사위 등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페이지에 '에이버리 엘더'의 인터뷰와 게임 파일 1장이 선공개 되어 있으니, 함께 관심 있게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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