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민PD, "명작 게임은 작품성만으론 만들어지지 않는다"

조회수 2018. 5. 11. 10: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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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말고도 상품성, 시대적 흐름 고려해야

명작이라 불릴 만큼 ‘좋은 게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검은사막 모바일>의 총괄 PD를 담당했던 조용민 PD가 그 질문에 대해 자신만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5월 1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7~8홀)에서 개최된 플레이엑스포(Play X4)에서 “명작을 목표로 한 게임 설계”를 주제로 약 20분간 강연했다.

 

조용민 PD는 강연을 시작하기 앞서, “제가 명작 게임이 무엇인지 잘 아는 듯이 강연 제목을 정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명작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용민 <검은사막 모바일> 총괄 PD

그는 게임 개발자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게임 개발의 길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게임이 정말 좋아서 일 수도 있고, 금전적인 이유일 수도 있고, 컴퓨터 기술이 중요하다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IT기술을 배우다가 게임 개발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게임 개발자들이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다를지라도, 개발자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같다.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 조용민 PD는 이런 좋은 게임을 ‘명작’에 빗대 표현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나 미켈란젤로의 <신화창조>같이,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랑을 받는 명작들.

 

그는 게임에도 명작이 있다고 말했다. 단, 그는 “명작은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아무리 많은 사랑을 받는 명작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기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것. 조용민 PD는 “이런 객관적이지 않은 명작들 사이에서, 내 주관을 객관에 맞추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명작 게임으로 <스타크래프트>, <젤다>, <마리오> 등을 꼽았다


# 명작 게임의 조건은 작품성, 상품성, 시대성 반영

 

그렇다면, 이러한 주관성을 뛰어넘을 ‘명작 게임’의 조건은 무엇일까. 조용민 PD는 자신의 생각을 3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먼저 ‘작품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작품성은 본인의 철학이나, 담고 싶은 메시지를 의미한다.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항목이라고 조용민 PD는 덧붙였다. 그는 개발자마다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고, 이를 게임 내에 녹여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작품성 추구가 개발자들을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조용민 PD는 설명했다. ‘대작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 ‘대작병’은 쉽게 말해, 개발자가 넣고 싶은 요소를 게임 속에 모두 녹여 낸 다음 ‘이 게임은 훌륭한 대작이 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대작병'은 작년 NDC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사진을 클릭하면 관련기사로 이동합니다)

그는 자신이 ‘대작병’에 걸렸던 경험도 소개했다. 조용민 PD는 자신이 넣고 싶었던 요소를 다 넣은 게임 <알케미스트>를 만든 적이 있었지만 성과는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게임 속에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담아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두 번째 ‘명작 게임’의 조건, ‘상품성’이 필요하다고 조용민 PD는 말했다. 그는 “사실 개인 철학보다 중요한 것이 상품성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게임은 수익을 창출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는 “좋아하는 게임만 만들 수 없다”고 조언했다.

 

조용민 PD는 명작 게임의 마지막 조건으로 ‘시대성 반영’을 꼽았다. <슈퍼마리오>시리즈와 <록맨>시리즈를 예시로 들었다. 물론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작 게임인 것은 맞지만, 그 게임들이 명작일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의 시대적 요구에 호응했기 때문이라는 것.

<슈퍼마리오>가 지금 시대에 출시됐다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는 “현재 유저들이 좋아하는 그래픽과 시스템을 제공해야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유저들은 항상 변화한다. 그리고 아주 빠르게 변화한다. 이 변화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용민 PD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전부 모인 게 명작게임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빠졌다. 바로 재미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청중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해 보길 권했다. 그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해 보세요. 보드를 타도 좋고, 나가서 신나게 노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재미있는 이유를 최대한 고찰해 보세요. 그러면, 게임 뿐 아니라 어떤 영역에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에요.” 

아울러, 네트워크 기반의 게임이 많은 요즘엔 서비스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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