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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18]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착각이다" 프로젝트A1 '이현석' AD

조회수 2018. 4. 27. 16: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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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아티스트 토크, 이현석 AD편

NDC 기간 중 진행되는 ‘아티스트 토크’는 넥슨이 게임 개발 과정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낼 일이 없는 ​게임 아티스트와 관람객, 그리고 게임 아티스트 지망생과의 접점을 만들어내고자 준비한 자리다.


오늘은(26일) 넥슨 신작 <프로젝트A1>의 이현석 아트 디렉터(이하 AD)가 자리에 나와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했다. 그는 <프로젝트A1>에 대한 간단한 소개에 이어, 게임 아티스트를 꿈꾸는 지망생을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현실적인 조언을 전했다.

넥슨 이현석 AD.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그림이 그가 이번 전시회에 낸 아프로디테​

# 그리스 로마 신화와 SF 콘셉트를 차용한 작품

  

사회자: <프로젝트A1>의 출품작은 ‘아프로디테’, ‘크로노스’ 등 그리스 신화의 신들 이름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텔레포트’라는 작품이 있다. <프로젝트A1>이 어떤 콘셉트기에 이런 묘한(?) 조합이 나왔나?


이현석: ​<프로젝트A1>은 기본적으로 SF 스타일의 PC AOS 게임이다. SF 스타일인 만큼, 게임의 시대적 배경은 미래이며 캐릭터들은 그에 상응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캐릭터 비쥬얼 콘셉트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많이 차용했다. 그러면서도 SF 스타일이라는 콘셉트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텔레포트’와 같은 것들도 존재한다. 

 

 

이현석 AD의 작품들을 살펴보니 기계, 인물을 많이 그렸더라. 주로 어떤 작업을 하나?

게임 아티스트는 주로 배경/캐릭터/몬스터로 분야가 나뉘는데, 나는 캐릭터와 몬스터가 주 분야였다. 2003년 콘셉 아티스트로 일을 시작해, 경력이 점차 쌓이면서 배경까지도 맡게 됐지만, 전문 분야는 캐릭터/몬스터 디자인이다.  

 

 

기계 로봇, 기계 갑주 등이 <프로젝트A1>에 많이 등장하는데, 어디서 기계 이미지를 많이 참고하나?

 

유명한 로봇 개발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을 많이 참고한다. 그 회사가 가장 진보된 형상의 로봇을 제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래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을 보고 영감을 얻고, 연구를 거쳐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중장비, 오토바이, 자동차 등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프로젝트A1>, 이현석 AD의 작품 '케이론'

보스턴 다이내믹스 외에도 대중 문화 기계 이미지를 많이 참고하나?​

 

그럴 수밖에 없다. 내 상상력만으로 모든 것을 창조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기에 많은 것들을 참고하고 있다. 

 

 

과거 ‘사이버펑크’가 유행했던 시대와 현재의 메카닉 아트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람은 생각보다 문화와 시대를 초월하기 힘든 존재다. 따라서 아트에서도 현실의 기계를 많이 참고하게 되는데, 사이버펑크가 유행하던 90년대의 로봇은 주로 ‘유압피스톤’ 형태로 그려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형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로봇을 미세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서브 모터’라는 부품을 활용해 로봇을 표현하고 있다. 점차 이러한 현상이 가속될 것이며, 미래에는 절대로 유압피스톤 형태가 로봇에 사용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트웍이 인상깊었던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

 

픽셀 그래픽에서 화면 전환 등을 이용해 최신 기술 사용 없이 수려한 그래픽을 뽑아낸 인디 게임 <더 라스트 나이트>다. 해당 게임에서 최근 가장 큰 영감을 얻었​다.​ 

# 좋은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선 창의력보다 연습이 필요하다

 

AD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

 

AD는 비쥬얼적인 지향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물론, 사람들의 일정을 관리하는 역할을 겸하는 경우도 있는 ​등 팀마다 AD가 하는 일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보다는 AD의 기본적인 직무인 어떤 아트가 좋을 것인가의 업무 방향 제시만 담당하고 있다.

 

 

<프로젝트A1> 이전에 AD로 작업한 작품이 있나?


통계적으로 게임 작업이라는 게, 95%는 개발 단계에서 무산되다보니, 대표작이라 할만한 작품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지금 정도의 비쥬얼 퀄리티를 가진 <프로젝트A1>을 맡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 



업무를 진행하며 힘들 때와 좋을 땐 언제인가?

 

AD 직무를 수행하며 “힘들어 죽겠다”라고 할만한 것은 없다. 힘든 것은 주로 업무 외적인 요소더라. 업무 측면에서는 재미있고, 매일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제가 자랑스럽다. AD는 이러한 심리적 보상이 큰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추가로 <프로젝트A1>이 잘 되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큰 보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젝트A1>, 이현석 AD의 작품 '아프로디테'​

AD로써, 새로운 아티스트가 왔을 때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무엇인가?

 

면접만으로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 자신도 이런 것에 특출단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다만 인성보다는 실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무에서는 인성이 조금 나빠도 실력이 좋은 사람이 더 도움된다. 

 

 

게임 아티스트 지망생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보통 이런 질문을 하면 흔히들 “창의성을 키워라”, “좋은 그림 많이 보고 영감을 받아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요즘 이런 것들은 온라인에서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못해 과잉 수준이다. 그림은 예상 외로 창의성보다 엄청난 연습이 필요한 영역이다.

 

창의력을 강조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좋은 영화와 세계 제일 콘셉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충분히 봤다. 창의적인 생각은 그림을 그리면서도 가능하다. 나는 내 스케치에서 영감을 받을 때가 가장 많다. 그러니 자신의 그림을 연습하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김연아가 아름다운 스핀을 도는 것은 창의력이 아니라 연습이다. 그림도 이처럼 100% 연습이 필요한 영역이라 생각한다.

<프로젝트A1>, 허일행 아티스트의 작품 ‘메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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