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헌터: 월드'부터 게임 장애 논란까지, 1분기를 들썩인 게임 화제는?

조회수 2018. 4. 2. 15: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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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모바일 등 IP 게임의 흥행, WHO 게임 장애 논란 등 1분기 이슈 정리

황금 멍멍이와 함께 시작한 2018년, 벌써 석 달이 지났습니다. 아니, 고작 석 달이 지났을 뿐인데 한 해의 반은 온 것처럼 많은 일이 터졌죠. <몬스터헌터: 월드>처럼 세간의 주목을 받은 괴물 타이틀이 등장하는가 하면 WHO가 게임 과의존 증상에 질병 코드를 부여하겠다고 해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2018년 1분기를 연 게임계 화제를 정리하고 2분기를 전망해봅니다.



목차

1. 장기전 시작한 <듀랑고: 야생의 땅>

2. <몬스터헌터:월드>로 시작하는 콘솔 대축제

3. 마스터키가 아니라도 괜찮아, 흥행을 여는 'IP 게임'

4. 등재 초읽기 들어간 WHO '게임사용장애'

5.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CD프로젝트레드 한국 진출까지, 2분기 이슈 전망​



# 장기전 시작한 <듀랑고: 야생의 땅>

 

1월 25일, 출발이 늦긴 했지만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 기차는 결국 출발했습니다. 개성 있는 게임을 원했던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싣고서요. 지금까지는 출시하는 것 자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제는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전을 바라봐야 합니다. 대형 게임사가 시도한 '새로운 도전'만으로는 더 이상 주목을 받기 힘든 상황이죠.

 

<듀랑고>는 현대와 공룡 시대가 뒤섞인 독특한 배경, 생활 콘텐츠가 강조된 게임이라는 점이 특히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또 첫 발표부터 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간 NDC를 통해 게임에 깃든 재미있는 기술과 독특한 기획을 공개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수집형 RPG나 MMORPG 위주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 것이라 믿는 사람도 많았죠. 

 

그 기대만큼 <듀랑고>는 출시 직후 수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약 3일 간 서버와의 전쟁을 치뤘습니다. 급히 서버를 다섯 개까지 늘린 후에도 잦은 에러, 과잉 인구로 인한 플레이 난조 등 문제가 있었지만 독특한 게임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성공했습니다. 부담 가지 않는 과금 상품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4위까지 올라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요.

그리고 두 달. <듀랑고>의 매출 순위는 급격히 하락해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90권에서 맴도는 중입니다. 매출이 전부가 아닌 게임이지만, 갤럭시 게이머 데이터에서도 유저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저들과 부대끼면서 야생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게임으로써 <듀랑고>는 확실한 브랜드가 됐지만, 장기적으로 게임을 지속할 동력을 주는 것은 실패한 모양새입니다. 

 

큰 반전이 있지 않는 이상 처음과 같은 열광적인 반응은 나오기 힘든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이제는 기획 단계부터 그려왔던 '글로벌 서버'의 꿈을 어떻게 이끌고 가야 할지 고민의 차례겠지요. 게임의 힘을 믿고 우직하게 달려가야 하는 긴 터널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듀랑고>는 실패했을까요?" 묻는다면, 그 답은 미묘해집니다. 개발 배경과 투입된 자원, 장르와 플레이 흐름까지 고려한다면 기존 모바일게임과 동일하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출시 전부터 여러 국가의 유저들이 모이는 게임을 지향했던 만큼, 해외에서의 반응과 성적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듀랑고>는 2018년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 <몬스터헌터:월드>가 쏘아올린 콘솔 대축제

 

출시 3일 만에 500만 장 판매, 발매 39일 동안 출하량 750만 장. 역대 캡콤이 발매한 게임 중 최대 판매량입니다. <몬스터헌터: 월드>는 전세계적인 PS4 물량 부족 현상과 맞물려 더욱 큰 관심을 받았고, 시리즈의 북미 진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까지 콘솔 시장은 플레이스테이션 4를 필두로 다양한 장르의 한글 게임을 공급해왔습니다. 특히 '드래곤볼', '원피스' 등 인기 IP를 보유한 반다이남코는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면서 '한글화 대폭발', '대 한글화 시대'라는 명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쌓인 콘솔 시장의 기반이 <몬스터헌터:월드>라는 탁월한 작품을 만나 시너지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몬스터헌터:월드>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소니는 번들 상품이나 세일을 통해 평가가 좋은 작품을 수면 위로 띄우는 한편, <완다와 거상 리메이크> <갓 오브 워> 등 완성도 높은 주목작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로 국내 출시 5년차, 원숙기에 접어든 플랫폼의 힘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지요. PS4 유저라면 즐거운 한 해를 보낼 것 같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 출시한 1년차 신흥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도 석 달 동안 9만 대가 팔리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라는 강력한 게임의 존재 덕분이겠죠. '동물의 숲', '포켓몬스터' 등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게임도 출시가 점쳐지는 만큼 스위치 역시 앞으로를 기대해볼 만한 플랫폼입니다.

 

이처럼 콘솔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도 콘솔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넷마블게임즈는 '세븐나이츠', 플레로게임즈는 '어비스리움' IP를 활용한 스위치 게임을 만든다고 밝혔고,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를 Xbox one, <테라>를 PS4로 선보입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Xbox one 버전의 CBT를 시작했습니다. 넥스트플로어는 <창세기전 2> <창세기전 3>를 휴대용 콘솔로 리메이크한다고 밝혔죠.

 

국내 게임사들의 콘솔 진출은 PC, 모바일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피하고 콘솔이 활발한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만들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콘솔 시장의 가능성을 입증한 2018년 1분기, 앞으로 또 어떤 게임이 우리를 설레게 할지 기대됩니다.


# 마스터키가 아니라도 괜찮아, 흥행을 여는 'IP 게임'

 

<리니지 2 레볼루션> <리니지 M>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강타한 지 1년입니다. 여러 이름 있는 게임이 '모바일'이나 'M' 등 새로운 이름을 달고 모바일로 진출을 시도했고, 올해는 그 결과들이 나올 예정입니다. 특히 2018년 1분기에는 지난 분기 게임들의 성과가 드러나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네요.

 

출시 6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10위권에 진입했다가 사라진 <열혈강호 M>은 아쉬운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차별화된 액션을 선보이겠다는 호언과 달리 동료 수집과 성장에 무게를 둔 시스템, 초반에 발생한 많은 버그로 많은 유저들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판권 분산으로 룽투코리아에서 <열혈강호 for kakao>를 3월에 출시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죠.

 

반면 <그랜드체이스 for kakao>는 고순위권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2015년에 출시한 <그랜드체이스 M>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그랜드체이스 for kakao>는 원작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이어받고 수동 조작의 재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앞선 동 IP 작품이 있지만 출시 시기가 겹치지 않고, KOG가 직접 만든 덕에 IP에 대한 높은 이해를 보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원작과 플레이는 다소 상이하지만 <검은사막 모바일>, <라그나로크 M: 영원한 사랑>도 1분기의 주목작입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뛰어난 그래픽과 편의성, 안정적인 운영과 합리적인 과금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를 지키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라그나로크 M: 영원한 사랑>은 원작보다 진보한 커뮤니티 기능을 선보여 이 게임을 즐겼던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잘 파악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선데이토즈의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 for kakao>도 언급할 필요가 있는 게임입니다. '위 베어 베어스'는 카툰네트워크의 인기 애니메이션이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 소소하면서도 부담 없이 스토리를 보여준 덕분에 IP의 매력을 한껏 살리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분기 모바일 흥행작은  원작의 고유한 매력을 이해하고 재구성한 IP 게임이 많았습니다. IP를 차용한 게임이 초반 화제몰이는 되겠지만, 결국 장기적인 흥행으로 이어가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런 게임의 가장 첫 손님은 누구보다도 원작에 대한 애정이 깊고 까다로운 원작 팬일 테니까요.

 

이어 2018년 중으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마비노기 모바일> 등 강력한 브랜드를 형성한 IP의 모바일게임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출시가 가시화된 <절지구생:자격전장>(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빼놓을 수 없겠죠. IP 모바일게임의 2라운드가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연내 출시 예정인 <마비노기 모바일>


# 등재 초읽기 들어간 WHO의 '게임사용장애'

 

"팀장님. 저 오늘 '동숲'이 땡기네요. 병가 내겠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싶겠지만 곧, 꽤 그럴 듯한 말이 될 겁니다. 세계보건기구(이하 'WHO')가 과도한 게임 이용 습관을 중독장애로 규정하기 위해 질병 코드를 부여하려고 하니까요. 물론 병가는 안 나올 겁니다.

 

이야기는 5년 전인 2013년부터 시작됩니다. WHO가 발간한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란 5차 개정판(DSM-5)'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증상 목록에 '인터넷 게임 장애'가 추가됐습니다. 게임 과몰입, 과의존, 중독, 편용이라 일컬어지는 현상을 의학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연구가 필요하다는 뜻이었죠.

 

그 후 신의진 의원이 DSM-5를 근거로 삼아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 법률'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게임을 알콜,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물'로 규정하고 정부가 나서서 중독 예방과 관리, 치료를 하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게임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모든 단계에서 중독 방지를 위한 여러 장치를 넣고 규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고 결국 무산됐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논조가 3년 뒤에 다시 등장합니다. 2016년 2월, 보건복지부가 게임을 5대 중독 중 하나로 규정하고 질병 코드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정신건강종합대책'을 확정한 거죠. 역시 거센 논란이 있었으나 2016년 5월, 보건복지부가 대책을 백지화한다는 소문이 퍼지며 논란은 흐지부지됐습니다. 물론 소문으로, 디스이즈게임이 당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대책은 백지화가 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WHO가 폭탄을 터트립니다. WHO 중독 책임자 블리디미르 포즈냑 박사가 "10월 경 국제질병분류법 11판(ICD-11)에 '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 진단 기준과 질병코드 등재를 위해 현장 적용 연구를 시작한다, 이미 충분한 임상 근거도 확보했다."라고 발표한 거죠. 그리고 다가오는 5월, ICD-11 개정판이 확정되면 게임사용장애에 본격적인 질병 코드가 부여됩니다. 

 

이에 전세계 게임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명확한 연구나 과학적 근거 없이 게임을 부정적인 요소로 인식하는 전제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미국 게임 산업 협회가 제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고, 국내에서도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관련 협회, 연대가 분류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업계에서는 2013년 같은 일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수면 아래에선 여전히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5월, ICD-11에 게임장애가 올라간다. 보건복지부는 통계청에 질병분류 개편을 요구할 것이다. 국내 질병 분류에 게임장애가 추가되면 국회의원들을 통해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하고 게임사에게 치료 기금을 걷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다. ICD-11판이 나오는 5월, 한국에서 WHO 컨퍼런스가 열리는 10월이 분수령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의 경고입니다. 한국 게임계는 위 학회장이 속한 한국게임학회 뿐 아니라 게임산업협회 등 국내외 단체들과 연대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 올 봄에는 무슨 일이? 2분기 이슈 전망

 

먼저 6월로 예정된 제7회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게임계에서도 여러 쟁점이 던져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먼저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게임업계 노동 실태와 포괄임금제가 있습니다. 또한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과 넷마블, 넥스트플로어에 확률형 아이템 확률 오표기 문제로 억대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관련 논란이 다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 진출한 한 게임사의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쳐 갓쳐 위쳐의 그 게임사, CD프로젝트RED가 한국에 진출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궨트: 더 위쳐> 한국어판이 5월 출시를 앞뒀습니다. <위쳐 3>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던 미니 게임의 정식 게임화로, 한국어 더빙을 선보이는 등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PC 온라인게임은 오랜만에 신작이 공급됩니다. 상기한 <궨트>를 비롯해 <배틀라이트> <아스텔리아>, <피파 온라인 4>, <로스트아크>가 새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오래된 작품이 다시 주목 받는 기적이 또 일어날까요? 

 

또 다른 움직임도 있습니다. 바로 스팀 진출입니다. 이미 <블랙 스쿼드>가 스팀에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고, <블랙 서바이벌>처럼 플랫폼을 바꿔 진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의 치킨 스타 <배틀그라운드>도 빼놓을 수 없죠. 올해는 <블레스> 등 PC온라인게임의 스팀 진출, 혹은 엑소더스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5월 한국어 음성, 자막으로 출시되는 <궨트: 더 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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