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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모바일 유저 노릴 생각은 없다, 올드스쿨 MMO 표방한 '카이저'

조회수 2018. 1. 24. 16: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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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저 개발한 패스파인더에이트 채기병 PD 인터뷰

"기존 모바일 유저 노릴 생각은 없다" <카이저>를 개발 중인 채기병 PD의 이야기를 듣고 준비해 간 질문지를 덮었다.

 

모바일게임은 기본적으로 대중이 타깃이다. 캐주얼 게임으로 시작된 모바일게임 시대는 PC 온라인 시절 게임을 즐기지 않던 대중을 시장으로 끌어들였고, 모바일 기기 자체가 가진 조작의 한계는 이후 코어 장르가 나오더라도 이러한 경향을 부채질 했다. 또한 최근 옛 PC MMORPG 수준의 대규모 개발비가 들어가는 모바일게임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게임 자체는 코어 유저를 목표로 하더라도, 성공을 위해 대중을 함께 노리는 시도는 계속 됐다.

 

때문에 패스파인더에이트의 신작 <카이저>를 인터뷰하러 갔을 때만 하더라도 '시스템이 너무 올드한 것 아니냐'. '이런 시스템이로 대중을 어떻게 잡으려고 하냐' 등등의 질문을 잔뜩 준비해갔다. <카이저>는 리스크를 감수하기 힘든, 개발 기간만 3년이 넘은 모바일 MMORPG였으니까. 하지만 패스파인더에이트의 채기병 PD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기존 모바일 유저를 노릴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카이저>가 목표로 하는 핵심 유저는 어떤 층일까? 그리고 게임은 이런 유저들에게 어떤 재미를 줘서, 어떻게 살아남으려는 것일까? 게임을 개발한 채기병 PD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패스파인더에이트 채기병 PD

채널 개념 없는 오픈 필드. 자유로운 필드 PK, 능력치 포인트, 1:1 아이템 거래, 아지트를 둘러싼 길드간의 전쟁, 캐릭터들에게 있는 '충돌판정', 시스템이 아니라 '필드'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거래와 인터렉션…. 

 

PC MMORPG의 시스템이 아니다. 지난 16일 CBT가 끝난 모바일 MMORPG <카이저>의 시스템 중 일부다. <카이저>는 모바일 MMORPG로선 이례적일 정도로 옛 PC MMORPG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작품이다. 심지어 일부 시스템은 최근 PC MMORPG에서 유저들의 스트레스 등 때문에 도입하지 않은 것도 다시 되살렸다. 모바일은 물론, PC MMORPG라고 봐도 예스러운 시스템이고 호불호 나뉘는 방식이다. 트렌드를 고려하면 흥행, 아니 생존까지 걱정되는 방식.

 

이러한 우려에 대해 채기병 PD의 대답은 확고하다. "기존 모바일게임 유저를 노릴 생각은 없다. 애초에 그들을 노리고 만든 작품이 아니다."


# 모바일을 안 하는, 옛 PC MMO 유저들을 위해 만들었다

 

<카이저> 개발팀이 노리는 대상은 모바일 게이머가 아니라, 옛 PC MMORPG를 즐겼던 이들이다. <리니지M>처럼 전통적인 PC MMORPG 유저를 모바일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인 셈. 게임은 이를 목표로 처음부터 모바일에서 PC MMORPG의 문법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오픈 필드, 1:1 거래, 필드 PvP 등의 시스템이 이런 이유에서 추가됐다.

 

하지만 <카이저>의 일부 요소는 최근 PC MMORPG에서도 스트레스나 편의성 등의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옛날 시스템들. 그렇다면 <카이저>는 단순히 PC MMORPG 요소가 아니라, 이렇게 옛날 요소까지 모바일에 구현하려 한 것일까? 

 

이에 대해 채기병 PD는 인터렉션, 즉 유저와 유저가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이야기했다. 채 PD가 보기에 모바일 MMORPG의 대부분은 MMO라는 단어만 쓰고 있을 뿐, 실상은 플레이 타임 중 대부분을 다른 사람과 교류하지 않는 그냥 RPG다. MMORPG 특유의 매력인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 이를 통한 다양한 경험과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보기엔 무늬만 MMORPG인 게임들이다.

 

이는 PC MMORPG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PC MMORPG는 시스템의 발전 덕에, 혹은 유저들의 요구로 사람과 사람이 직접 인터렉션하는 통로가 점점 줄었다. 전장·던전 등 인터렉션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한정됐고, 자동 파티 찾기·경매장 등 유저들이 대화할 이유도 점점 줄었다. 옛날부터 MMORPG를 즐겼던 이들이야 이런 변화 속에서도 시스템을 잘 활용하며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어 갔지만, 변화 이후 MMORPG를 접한 이들은 한정된 인터렉션만 즐겼다.

때문에 <카이저> 개발팀은 채널 개념 없는 오픈 필드, 게임 내 모든 기능을 메뉴창이 아니라 필드에 있는 NPC들을 통해 작동하게 하는 등의 강수(?)까지 두며 고전 PC MMORPG의 요소를 되살렸다. 여기에 유저들이 필드에서 더 다양한 인터렉션을 할 수 있도록 1:1 거래나 자유 PVP, '길막'까지 할 수 있는 캐릭터 충돌 판정 등의 시스템까지 넣었다. 

 

채기병 PD의 목표는 <카이저>를 테마파크형 MMORPG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치 플랫폼처럼 유저들이 최소한의 시스템 안에서 스스로 재미를 찾고 관계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의 의도와 별개로 우려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그가 자유로운 인터렉션을 위해 놓은 요소 중 일부는 과거 유저들의 거부감 때문에 최근 MMORPG에서 사라진 것도 있다. 이에 대한 그의 믿음은 확고하다. 요즘같이 게임에 제한이 많은 시대엔 다시 옛날의 자유가 재미가 될 수 있다는 것. 이제는 그런 '요구'가 생겼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호불호 극명했던 CBT,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렇다면 유저들은 이런 예스러운 요소 가득한 <카이저>란 게임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간단히 요약하면 '호불호는 극명했지만 희망은 있었다'였다.

 

싫어하는 사람은 게임 초반부터 극명히 반응했다. 이탈자의 대부분이 초반에 발생한 것. 여기엔 CBT 초반에 있었던 끊김 현상도 한몫 했지만, 대부분은 게임의 콘셉트에서부터 거부감을 표했다.

 

대신 남은 유저들의 충성도는 개발진을 놀래킬 정도였다. 한밤중은 물론 새벽까지 계속 필드에 많은 유저들이 있어 운영진이 점검 시간을 제대로 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고로 <카이저>는 채널 없는 오픈 필드, 그리고 필드 PVP 등의 요소 때문에 자동전투를 돌려 놓기 보단 계속 모바일 기기를 잡고 있어야 하는 게임. 이런 작품에서 새벽까지 유저들이 필드를 지키고 있었다는 얘기는, 달리 말해 그 시간에도 <카이저>를 하고 있었단 의미다.

 

실제로 채기병 PD 말에 따르면, 남은 유저 대부분이 CBT 마지막날까지도 외치기로 대화하며 거래를 하고 함께 사냥을 하는 등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채 PD의 말을 빌리면 "이런 류의 게임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구나 라고 확신할 수 있었던 CBT"였다.

물론 희망만 있었던 CBT는 아니었다. 장르 자체에 대한 호불호 이슈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캐릭터 충돌 판정을 악용한 '길막'이나, 채널 없는 1필드 시스템과 충돌 판정, 유저들의 동선 문제로 나타난 '퀘스트 NPC 가림 문제', 또 게임에 대해 충분히 익숙해지기 전부터 발생하는 PK 등 개발진이 예상치 못한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일부는 개발진이 수요를 예측 못해서, 일부는 시스템 자체가 내포한 위험성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패스파인더에이트의 입장은 확실하다. 초반부터 불편을 주는 것은 막겠지만, 시스템 자체를 바꿔 콘셉트를 어그러트릴 생각은 없다.

 

"길막이나 PK 같은 것을 제제할 생각은 없다. 길막 같은 것은 우리가 맵 디자인을 바꿔 해결할 수 있는 이슈다. 또 충돌 판정은 장원전 등에서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슈기도 하고. 나는 MMORPG의 요소 중 하나가 부동산(?)같이 한정된 리소스를 서로 경쟁하고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맵이나 동선 등을 바꿀 순 있겠지만, 충돌판정이나 1필드 구조 자체를 바꿀 생각은 없다."

 

"PVP도 그것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적절한 긴장감이 있어야 게임이 더 재미도 있고, 또 이 덕에 유저들이 협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반부터 PVP가 일어난다는 점이 아닐까? 시스템을 바꾼다면 이 부분이 될 것이다" 

 

채기병 PD가 <카이저>의 CBT 이후 변경점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 유저들의 노력이 온전히 보답 받는 게임을 꿈꾼다

 

물론 이런 시스템들이 있는 게임은 유저 간의 협동보단 유저, 혹은 길드와 길드 간의 경쟁으로 흐르기 쉽다. 그리고 모바일 MMORPG에서의 경쟁은 십중팔구 과금 부담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미 <리니지M> 등의 게임에 자원을 투자한 사람들이 새로운 부담이 있는 새 모바일 MMORPG를 하려 할까?

 

이에 대한 채기병 대표의 청사진은 하나다. 결제 등 게임 외적인 이유로 아이템을 팔지 않는 것, 작업장 등을 막아 유저들의 노력이 왜곡되지 않고 게임 안에서 평가받는 것. 그래서 유저들이 온전히 '게임 안'에서 협동하고 경쟁하고 그 결과물을 나누고 거래하는 것.

 

개발진은 이를 위해 게임의 1:1 거래와 경매장이 작업장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조정 중이고, BM에 대해서도 퍼블리셔와 상의 중이다.

 

"물론 이제 퍼블리셔가 생긴 만큼 BM에 대해선 사업팀과 상의해 봐야겠지. 하지만 개인적으론 게임 외적인 이슈로 '강함'을 얻을 수 있으면 그것 자체가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고 생각한다. 아이템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RPG의 재미 요소인데, 이게 외부 요인으로 해결되면 RPG가 아니지 않은가? 자세한 것은 사업팀과 상의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이템을 돈 받고 파는 것은 반대다."

 

한편, 패스파인더에이트의 신작 <카이저>는 올해 상반기 내에 정식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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