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17] 아카마이 "네트워크 관리, 소규모 게임사도 필요해"

조회수 2017. 11. 17. 10: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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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마이 미디어산업전략담당 '넬슨 로드리게즈' 글로벌 디렉터 인터뷰

"지스타에는 흥미로운 게임이 많았습니다. 모두 고객으로 모셔가고 싶네요."


인터넷을 통해 쇼핑, 음악 감상, 영상 시청, 원거리 근무 등을 해본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카마이'를 이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뛰어난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ontents Delivery Networks, 이하 CDN) 기술로 유명한 '아카마이'는 대규모 쇼핑 사이트의 네트워크 관리 뿐 아니라 올림픽, 월드컵 중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런 대기업이 지스타에는 무슨 일로 온 걸까? 아카마이에서 미디어산업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넬슨 로드리게즈 글로벌 디렉터로부터 지스타에 대한 소감과 게임의 네트워크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카마이 미디어산업전략 담당 '넬슨 로드리게즈' 글로벌 디렉터


디스이즈게임> 만나서 반갑다. 해외 게임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 독자분들께는 낯설텐데, 자신의 소개를 부탁한다.

 

넬슨 로드리게즈 디렉터: "안녕하세요(한국어)" 마이크로소프트 XBOX 팀에서 <헤일로 3> 개발에 참여했고, 여러 유수의 퍼블리셔와 함께 일을 진행한 바 있다. <언차티드> <철권 5> <어쌔신크리드 브라더후드>와도 함께 일하면서 10년 동안 게임업계에 있다가 지금은 아카마이 미디어산업전략부분 비디오게임 분야에서 비즈니스와 게임을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게임 마케팅에서 테크 분야로 옮기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아카마이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말씀하신대로 10년 동안 게임 마케팅을 했는데, 전부터 기술에 집중하는 아카마이에 흥미를 느꼈다. 아카마이는 유명한 대형 게임 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게임사, 여러 흥미로운 게임도 다루는 데다 큰 게임 쇼도 많이 참석한다. 전세계의 많은 게임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지스타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카마이는 대부분의 주요 게임 쇼에 참여하고, 올해도 차이나조이, 게임스컴 등에 나왔다. 지스타도 주시하고 있는 게임 쇼고, 특히 한국은 고객사가 많이 있기 때문에 나오게 됐다. 또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소이기도 하다. 

 

 

첫날 지스타를 둘러본 소감은 어떤지.

 

많은 게임 쇼를 다녀봤는데 지스타는 경기장처럼 부스를 꾸미고 데모 시연이 굉장히 많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다른 쇼에서는 이런 과정이 감춰지거나 숨기는데 지스타는 거의 모든 부스가 오픈되어 있고, 데모 화면 뿐 아니라 이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 하나까지 볼 수 있다. 직접 플레이해보는 공간이 많고, 또 플레이어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일방향으로 무언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문화가 강하다. 

 

 

특별히 눈여겨본 부스가 있는가.

 

전시장에 있는 대부분의 부스가 좋았다. 넥슨은 데모를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장의 규모가 커 인상적이었고, 블루홀은 게임 캐릭터와 데모, 실제 게임 내용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저희와 일하지 않는 부스들도 방문했는데, KOG를 비롯해 굉장히 흥미로운 게임이 많았다. 모두 고객으로 모셔가고 싶다. (웃음)

 

 

경기장처럼 부스를 꾸몄다고 했는데, 실제로 일부 게임은 데모 시연을 e스포츠처럼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 e스포츠 판이 굉장히 커지고 있는데 게임 산업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하다.

 

웃긴 사실이 하나 있는데, 사실 전 2009년 마이크로소프트 재직 당시 "e스포츠는 성공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모델의 측면에서 봤을 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당시의 예측이 빗나갔고, 이 부분을 흥미롭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경제적인 구조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데, 직접 게임은 하지 않지만 게임을 보거나 관련 상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시청자가 많아진 것도 그 변화 중 하나다. 이건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예를 들어 저희 장모님은 야구는 못 하시지만 경기를 보는 건 좋아하신다.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기념 옷이나 매치 티켓을 파는 등, 게임 자체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e스포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 조류가 지스타에도 나타났다고 본다.


지금까지 함께 일했던 게임 중 특별히 인상깊은 게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소니의 <라스트 오브 어스>가 정말 감명깊었다. 이런 게임은 본 적이 없다.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 역시 최고로 꼽는다. 두 회사 모두 아카마이의 고객이기도 하다.

 

 

소니와 닌텐도가 고객이라는 것이 의외다. 아카마이의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라고 하면 온라인 플레이가 활성화된 PC나 모바일 플랫폼에서 더 중요하게 여길 것 같은데. 

 

*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ontents Delivery Network): 웹 서버에서 용량이 크거나 이용자가 자주 불러오는 콘텐츠를 다른 서버에 미리 저장해두고, 최적의 경로로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전송하는 기술. 이하 CDN.

 

세계 3대 콘솔사인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네트워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게임이 나와 오랜만에 콘솔을 작동한 유저가 있다고 하자. 네트워크 품질이 나쁘면 펌웨어 업데이트는 물론 개별 게임의 업데이트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콘솔사는 펌웨어 업데이트는 물론,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나 개별 소프트 관리까지 유저에게 나쁜 인상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누구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아카마이의 미션 중 하나다.

 

 

아카마이의 CDN이 단순히 외주 네트워크 관리 서비스가 아니라는 뜻인가.

 

물론 속도 등 전반적인 네트워크 품질을 관리하나,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세 가지 솔루션을 지향한다. 첫째, 전세계 게임 유저가 빠르고 쉽게 게임의 콘텐츠에 접속하고 연결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 두 번째, 스코어나 게임 진행 상황, 쇼핑 등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속도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 세 번째는 보안이다. 일부 해커는 접속량이 많을 때 트래픽이 걸리는 것을 악용해 유저들의 정보를 빼내가기도 한다. 그래서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가 보안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카마이의 솔루션을 도입해서 극적으로 상황이 개선된 사례가 있을지?

 

예를 들어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런>이나 '닌텐도 스위치'에 적용된 것을 말할 수 있다.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 런>을 전세계에 출시하려고 계획했고, 닌텐도 스위치는 175개국에 발매하려고 했다. 스위치의 데이터 작업량은 17GB에 달하고, <슈퍼 마리오 런>은 그보단 작았지만 둘 다 한꺼번에 다루려면 데이터 트래픽이 굉장히 많다. 최대한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면밀하게 연구하고 협업해왔다.

 

또다른 예는 카카오게임즈의 <검은사막>이다. 유럽과 구미 지역에 출시를 할 때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접속 가능하도록 했는데, 고품질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카마이는 전세계에 24만 대의 서버를 가졌고, 이는 유저가 시애틀에 있든 도쿄에 있든 기다리지 않고 게임을 문제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게임즈 뿐 아니라 EA와 소니, 유비소프트, 밸브(스팀) 등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최근 유명 게임들의 e스포츠 행사가 회선 문제로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보이는데, 이런 경우에도 아카마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e스포츠라면 네트워크의 품질은 더욱 중요하다. TV로 중계된다면 송출 과정에서 어느 정도 지연 시간을 두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e스포츠는 관람객이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자신의 SNS에 공유해버린다. 아카마이는 원래 이미지와 영상을 다루는 회사였다가 GDC 기술로 성장한 회사고,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트래픽이 발생하는 행사를 많이 해왔다. 지연 시간을 줄이는 솔루션도 계속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GDC는 대량의 트래픽이 발생하는 대형 게임사나 행사에 한정된 솔루션 같다.

 

꼭 그렇지 않고, 모든 게임사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유저가 본격적인 재미를 느끼기까지 여러 장애물이 있기 마련인데, 그 중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도와준다고 보면 된다. 소규모 게임사는 개발자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부분이 상대적으로 소홀하거나 운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많은 소규모 게임사가 기술 개발에 투자하려 해도, 대형 게임사만큼의 인프라나 노력을 들이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EA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형 회사는 오랜 시간 동안 그들만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노하우도 터득하고 있지만, 소규모 회사는 그럴 만한 여력이 없다. 훌륭한 게임이 전송의 문제로 저평가되는 것을 많이 봤기에 이런 부분은 일임해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외에 소규모 게임사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아카마이는 게임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 게임 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보안 공격을 많이 받는다. 그 이유로는 첫 번째, 게임 향유층과 해커층이 겹친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 중 일부는 게임과 네트워크의 원리를 알고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경우가 있다. 두 번째, 게임 산업은 돈이 많이 돌아다니는 산업이기에, 돈이 되기에 해커가 접근을 한다. 

 

세 번째, 기술적으로 견고한 게임이라도 해커가 일부분을 꼬투리 잡아 살짝, 작게 공격하는데 성공하면 충분히 위험을 가할 수 있다. 소규모 게임사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해커로서는 조금만 위협을 가해도 임팩트가 크게 돌아온다. ​공격은 쉽고 효과는 크다. ​그걸 아니 소규모 게임사의 작품을 더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인도네시아의 한 고객사는 앱스토어에서 높은 순위에 오르자마자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대규모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회사기에 저희도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스타 전시장을 걸어다녔을 때 아름다운 게임을 많이 발견했다. 미국에서 본 적이 없고, 한국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게임이다. 그 게임을 글로벌에서 다시 만나고 싶고, 이를 위해 아카마이가 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기업과의 관계는 물론 게임사와 협업해 글로벌화를 위한 설계를 하고, 함께 경험하고 발전해가고 싶다. 함께 고민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특히 게임에 많으며, 본사에서도 게임 분야에 특히 애정을 갖고 있다. 저희가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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