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도마 "게임음악의 주인은 회사가 아닌 유저들"

조회수 2017. 8. 2. 13: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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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조이 2017 현장에서 만난 양승혁 음악감독 인터뷰

'스튜디오 도마'의 양승혁 음악감독은 게임음악 분야의 전문가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게임회사와 많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텐센트 음악상까지 받았다. 디스이즈게임도 3년 전 양승혁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고, 전문가로서의 입장과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 텐센트가 반한 음악감독 양승혁을 만나다 (2014.10.19)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차이나조이 2017 현장에서 양승혁 감독 다시 만났다. 중국 게임시장의 중심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최근 3년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양승혁 감독에게 직접 물어봤다.

스튜디오 도마 '양승혁' 음악감독

# 게임음악 작업은 '소통'에서 시작


디스이즈게임: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많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TIG 인터뷰 이후 최근 3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


양승혁(스튜디오 도마): 3년 동안 바쁘게 달려오며, 이전과 다르지 않게 꾸준히 작업 활동을 진행해 왔다. <메이플 스토리 2>와 <로드 오브 다이스> 등의 작업에 참여했다. 대형 퍼블리셔와 작업 외에 작은 중소기업과 지방 회사들과도 협업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해외에서는 텐센트나 넷이즈와 같은 대형 게임사와 협업이 연 작업의 80~90%를 차지했지만, 최근 3년 동안 해외 중소 게임사의 요청도 많이 늘었다.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 게임사다. 현재 캡콤과 잔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미국의 중소 게임사와 협업 중이다.



최근 회사는 어떻게 운영하는가?


동종업계 내에서는 사원수가 많은 편이다. 연봉제 정규직과 야근하지 않는 문화를 통해 직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조간 회의가 끝나면 각자의 방에서 창작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왔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게임음악 시장 현황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경쟁이 치열한가? 


이전보다 각 회사들의 작업 퀄리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력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우리 스튜디오 역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최신 음원을 구매하고 음악 소프트웨어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이를 통해 작업 전체의 퀄리티가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폴리(Foley, 효과음 녹음)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면, 대장간의 모루에서 좋은 쇠 소리를 얻기 위해 구매를 많이 했다. 실제 대장간에서 모든 툴을 다룰 수 없으니, 시간을 적절히 나눠도 효과음 소스를 얻어냈다.


하지만 가장 큰 경쟁력은 소통에 있다고 본다. 15년 동안 빼먹지 않고 2주에 한 번씩 스튜디오 멤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나눴다. 업무에서 느끼고 좋았던 점을 PT 했다. 최신 트렌드를 알고 미디어 음악을 작업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루를 활용한 폴리 작업 현장

# 중국 게임음악의 경쟁력은 '파트너십'


차이나조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차이나조이에는 여러 번 나왔다. 지속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개인은 물론 스튜디오의 브랜드 파워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지속적인 기회가 주어진다고 본다.



중국의 게임음악 경쟁력은 어떠한가?


솔직하게 중국의 게임음악 경쟁력은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본다. 특히 스카이프를 통한 해외 파트너들 간의 회의에서 엄청나게 느낀다. 중국의 경우 한국과 달리 게임음악 작업에서 원활한 부분이 많다.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회의가 진행되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를 정해 작업으로 이동한다.


반면 한국의 경우 특정 음악의 구체적인 설계가 주어진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제약이 있다고 본다. 한국의 경우 중국에 비해 파트너십 측면에 약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까지 한국이 기술이나 실력 면에서는 중국과 경쟁할 만하다고 본다.



해외 파트너와의 작업에서 어려움은 없는가?


기존 스카이프의 성능이 많이 향상되어, 해외 파트너들과 실시간 더빙 작업이 가능해졌다. 스카이프 액션을 통해 리코딩이 필요한 부분을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다. 3년 전만 해도 중요한 부분은 그냥 믿고 맡기거나 현지에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

오케스트라와 협업하는 양승혁 감독

# 모든 작업에 있어 '유저'가 우선순위


게임음악과 다른 음악을 작업할 때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보통 대중음악을 쓸 때의 마인드로 곡을 쓴다. 하나의 게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멜로디를 들려주겠다는 생각. 멜로디가 너무 부각되어 게임의 본질을 저해하는 인게임 음악은 별로라고 본다. 게임음악이 강조되면 게임의 본질을 망가뜨린다.


서양의 경우 게임음악이 튀지 않게 만들고자 노력한다. 인게임 음악은 게임의 분위기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본질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게 좋은 게임음악이다.



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 철학이 있는가?


영화 <곡성>에 이런 대사가 있다. “무엇이 중헌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이다. 예술 영역에서 종사하고 있지만 나는 전문가다. 지금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인지하고자 한다.


게임음악을 작업하다 보면 집중이 풀릴 때도 있다. 5개의 다중 모니터를 틀어 놓고 게임 속 배경과 디자인을 유심히 살핀다. 게임의 분위기를 음악에 담을 수 있도록 정신을 가다듬는다.


물론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게임음악의 주인은 나도 아니고 계약상의 갑도 아닌 유저라고 생각한다. 내 게임음악의 주인은 유저다. 모든 작업에 있어 유저를 중요하게 우선순위로 생각한다.



게임을 사랑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소감 한 마디


게임음악을 작업할 때 외부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음악을 만들어 사는 사람에게 팬들이 직접 작성해 보내준 이메일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팬심이 나에겐 큰 힘이 된다. 게임과 음악을 즐겨주는 모두 유저분들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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