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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였나, 은행권의 놀라운 억대 연봉자 비율

조회수 2021. 4. 25. 20: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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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2004명 은행원 연봉 통계

IT 개발자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부르는 게 몸값이 되고 있다. 문과생들 사이에서도 코딩 열풍이 뜨겁다. 하지만 문과생이 코딩을 배우지 않아도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은행원이 되는 것이다. 은행원들 연봉의 세계에 대해 알아봤다.


◇억대 연봉 은행원 5만2340명

출처: 더비비드
분문 내용과 관련 없음
출처: 한 시중은행 본점
분문 내용과 관련 없음


지난해 억대 연봉을 받은 은행원 비율이 사상 처음 4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에 따르면, 총 12만2004명 은행원 중 1억원 이상 연봉을 받은 사람 비율이 42.9%에 달했다. 은행원 열 중 넷 이상이 1억원 이상을 받은 것이다. 인원수로 하면 5만2340명이다. 1년 전에 비해 7.8%포인트 오른 역대 최대 비율로, 전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이어 증권업 37.1%, 보험업 19.2%로 나타났다. 증권이나 보험에 비해 은행의 억대 연봉 비율이 훨씬 높은 것이다.

초고액 연봉자로 올라가면 은행원들의 비중은 더욱 두드러진다. 1억5000만원 이상 연봉을 받은 은행원 비율은 10.8%였다. 2018년 3% 수준이었는데, 2019년 7.2%, 작년 10.8%로 급증했다.


은행은 평균 연봉도 1억원 내외에 이른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와 경영현황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400만원이었다. 이어 하나은행 9700만원, 신한은행 9600만원, 우리은행 9500만원 순이었다.

출처: 더비비드
출처: 더비비드


통상 은행원들은 입사 후 15년이면 억대 연봉자가 된다. 직급으로는 차장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지점장급은 돼야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 차장급까지 내려왔다.


금융권 고액 연봉자 비중이 높은 것은 연공서열식 임금 체계와 고령화 때문이다. 금융업종은 연차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 비중이 67.5%(2019년 기준)에 이른다. 호봉제 비율이 50%를 넘는 업종은 금융업이 유일하다. 여기에 금융권의 인력 중 50대 이상 비율은 2010년 7.6%에서 2019년 15.3%로 급증했다. 연공서열 체계에 고령자 비중까지 높아지면서 억대 연봉 비중이 매우 크게 늘었다.


연공서열식 임금 체계 때문에 승진에 실패해 낮은 직급에 오래 머물러도 연차만 차면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은행마다 승진을 포기한 만년 대리, 만년 차장이 넘쳐나는데 이들 모두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일하지도 않고 의욕도 없는 '승포자(승진 포기자)'도 때가 되면 억대 연봉자가 되는 것이다.


◇퇴직금도 수억원

출처: 픽사베이
출처: 더비비드
분문 내용과 관련 없음


은행원은 퇴직금도 많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봉 1~5위는 모두 퇴직자들로, 퇴직금을 포함해 평균 12억원대의 연봉을 받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7억~8억원을 받은 퇴직자들이 연봉 상위 1~5위에 올랐다. 여기에 희망퇴직도 하면서 시중은행 한 곳당 지출되는 퇴직 비용이 연평균 3000억원 안팎에 이른다.


CEO(최고경영자)들 연봉은 헉 소리가 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26억5700만원의 보수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26억3500만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12억5100만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11억원) 순이었다.


은행장 중에서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난해 17억2900만원의 보수를 받아 1위에 올랐다. 이어 진옥동 신한은행장(11억3000만원), 지성규 하나은행장(10억2200만원), 권광석 우리은행장(5억5300만원) 순이었다.


◇은행 실적과 경쟁력은 계속 뒷걸음

출처: 더비비드
분문 내용과 관련 없음


은행들이 연봉 잔치를 벌일 정도로 좋은 실적을 거두는 건 아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20년 순이익은 7조7924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36억원(7.7%) 감소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서 실적이 나빠졌다.


금융권은 산업 경쟁력도 떨어진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63개 주요 국가 중 한국의 금융 분야 기업 효율성은 34위(2019)에 그친다.


여기에 전산화로 은행원의 업무는 갈수록 그 범위가 줄고 있다. 지난해 은행 오프라인 점포는 4대 시중은행에서만 222개가 사라졌다. KB국민은행은 영업점이 79곳(1051→972개)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하나은행(73개·725→652개)과 우리은행(53개·874→821개), 신한은행(17개·877→860개)도 점포 수십 개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이 4개 은행에서 채용이 1394명 줄었다.


이에 따라 은행원들은 많은 연봉을 받아도 드러내 놓고 좋아하진 못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연봉 인상과 성과급 지급 사실을 발표하는 동안, 은행들은 두달치 월급을 성과급으로 주면서도 소식이 새어나가는 걸 통제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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