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쩐의 전쟁, 강남과 판교에서만 볼 수 있다는 광고

조회수 2021. 4. 19. 18: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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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되는 개발자 구인난

기업마다 IT개발자 구하기 전쟁이다. 수천만원 연봉 인상은 물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채용 설명회에 나선다. 강남·판교 인근 지하철역 광고판은 개발자 채용 관련 내용으로 도배되다시피 한다. 개발자 채용을 둘러싼 풍경을 알아봤다.


◇IT기업마다 개발자 구하기 전쟁

출처: 직방
출처: 네이버


카카오·네이버·엔씨소프트 등 주요 IT 대기업의 평균 급여액은 지난해 1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큰 폭의 연봉 인상이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넥슨, 스마일게이트, 게임빌, 크래프톤 등 회사들은 최근 수천만원 대 연봉 인상 또는 거액의 스톡옵션 지급이 이뤄졌다.


연봉 인상의 주된 대상은 개발자들이다. IT 기업과 스타트업이 밀집한 테헤란벨리, 판교를 지나는 2호선~신분당선 지하철역을 보면 청년 실업은 딴세상 얘기다. 부동산 스타트업 직방은 최근 신분당선 판교역에 ‘업계 최고 대우&최대 1억 사이닝(계약금)’ 문구가 적힌 광고를 걸었다. 데브시스터즈·게임빌컴투스(게임), 화해(뷰티) 등도 판교역 곳곳에 개발자 광고를 걸었다. 화해의 경우 개발 인력 두 배 확충이 목표인데, 화장품 리뷰 서비스이다 보니 남성 개발자 인지도가 낮아 지하철 광고를 했다.


왓챠(미디어)·마켓컬리(신선식품)·쏘카(차량공유)·오늘의집(인테리어)·브랜디(패션)·번개장터(중고거래) 등 스타트업은 최근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직접 나서 회사를 소개하고 질문 답변도 받는 개발자 대상 채용 설명회를 했다. 커리어 성장이나 창업을 생각하는 개발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출처: 화해
출처: 더비비드


업계 최상위 포식자 네이버는 신입 채용은 대학이 밀집한 신촌·홍대입구·건대입구역에, 경력 광고는 강남·삼성·잠실·사당역 등 2호선 라인에 게시하고 있다. 네이버 라인은 라인스튜디오, 라인파이낸셜플러스 등 자회사를 포함해 전 직군에서 경력 사원을 상시 채용하고, 채용 연계형 인턴과 연 2회 신입 공개 채용 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카카오도 4월 15일부터 상반기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모집하고 있다. 서비스·테크 분야를 합쳐 세 자릿수 인턴을 선발하고, 두 달간의 인턴십이 끝나면 평가를 거쳐 카카오에 정규직으로 입사시킬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대학생 AI(인공지능) 경진 대회인 ‘NC 펠로십’을 열어, 우수팀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질세라 다른 IT기업들도 경쟁적인 개발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사 크래프톤은 “올해 700명 규모의 신입 및 경력 직원을 모집한다”며 “신입 사원 모집은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며, 경력직은 수시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데, 우수 인재를 대거 영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업무, 기업 별로 표정 엇갈려

출처: 더비비드


하지만 채용 경쟁 속에서도 온도차는 존재한다. 우선 같은 개발자 내에서도 분야에 따라 연봉 격차가 수천만원씩 벌어진다. 회사 서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백앤드’(서버) 개발자, 빅데이터 DB(데이터베이스)와 AI(인공지능) 관리자 등은 등은 몸값이 많이 뛰었지만, 단순 코딩 기술만 갖춘 초보 개발자는 연봉 상승이 더디다.


개발자와 비(非)개발자간 연봉 격차도 있다. 넥슨, 네이버, 카카오 등 대다수 IT 대기업에서 개발자와 비개발자의 초임 격차는 500만~1000만원에 달한다.


같은 IT 업계 내에서도 각자 상황에 따라 표정이 갈린다. 예를 들어 카카오게임즈 경우 대표가 직접 직원들에게 “올해 추가 일괄 연봉 인상은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돌렸다.

최근 상장한 기업 내에서도 양극화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에 일찍 합류해 자사주를 많이 받은 직원과, 늦게 합류했거나 본인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자사주를 받지 못한 직원 사이 큰 격차가 있는 것이다. 자사주를 많이 받은 젊은 직원들 중에는 아예 회사를 나가 큰 차익을 실현한 뒤, 다른 회사로 옮긴 경우도 있다.


스타트업들은 가뜩이나 심한 구인난이 더 심해졌다. 당장 개발자를 구해야 하는데, 판교와 강남 IT 대기업들이 줄줄이 연봉 인상에 나서면서 개발자 채용이 더 어려워진 것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개발자 몸값이 계속 오른다는 뉴스에 잘 다니던 직원들까지 흔들릴까 걱정”이라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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