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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정용진에게 저격 당한 회사의 근황

조회수 2021. 4. 5. 09: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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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와 롯데 간 야구 전쟁은 장외 경쟁으로

“롯데(야구단)가 가지고 있는, 가치 있는 것들을 본업에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롯데를 보면서 야구단을 꼭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인싸’ CEO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3월 30일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의 SSG 랜더스 응원 대화방에서 한 말이다. ‘Yongjin Chung’이란 대화명으로 입장한 그가 나타나자 50여명이 모여 수다 떨던 방 참여자가 2~3배 불어났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 야구단 'SSG랜더스' 창단을 하루 앞두고 롯데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야구와 본업을 연결시킬 것이기 때문에 롯데가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거다”라며 “(롯데 팬들은) 손절(포기)하시고 SSG로 오시라”고도 했다.


정 부회장의 이와 같은 발언에 롯데 측에선 “경쟁사에 대한 존중심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는 날 선 반응이 나왔다. 롯데는 1982년 롯데 자이언츠를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는 대부분의 사업 분야가 겹친다. 백화점, 마트, 호텔, 이커머스 등 경쟁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쿠팡, 네이버 쇼핑 등 신흥강자들에게 위협받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정 부회장이 롯데를 가장 견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야구로 싸우는 롯데VS신세계, 마트 할인 이벤트 격돌

출처: 롯데온, SSG닷컴
롯데온과 SSG 닷컴에서 진행중이 야구 연계 할인 행사 이벤트 배너


유통 맞수인 신세계와 롯데 간 야구 전쟁은 장외 경쟁으로 번졌다. 3월 30일 SSG랜더스를 창단한 신세계는 4월 1일부터 나흘간 이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 편의점 이마트24 등 계열사를 총동원한 할인 행사 ‘랜더스 데이’를 진행 중이다. 할인 대상은 총 500여 품목이다. SSG닷컴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에선 SSG랜더스와 연계된 행사임을 알리는 홍보 배너를 연달아 볼 수 있다.


이에 질세라 롯데마트도 야구 연계 행사로 맞섰다. 롯데마트는 4월 한 달간 이마트 할인 품목의 4배에 가까운 2000가지 품목을 할인 판매한다. 야구단 ‘자이언츠’ 이름을 붙여 대용량임을 강조하는 전복과 방울토마토를 50% 이상 할인해 팔고 있다. 롯데온에선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댓글을 작성한 고객 중 추첨으로 ‘세븐일레븐 3000원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기로 했다.


◇정용진에 저격 당한 롯데의 근황

출처: 롯데백화점


코로나19 감염병 여파로 유통·화학 등 주력 사업이 흔들리면서 위기에 몰린 롯데는 이커머스·바이오 산업 등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3월 22일 롯데지주가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바로 다음날인 23일에는 롯데쇼핑이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강의태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은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비피도’ 지분 투자를 통해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쪽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 중이다. 롯데는 2020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비(非)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구조 조정을 시작했다. 전통적인 사업 부문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현실을 맞닥뜨린 것이다.


◇쿠팡에 치이고 네이버에 밀리고

출처: 더비비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롯데와 신세계에게 2020년은 유통 강자의 체면을 구긴 한 해였다.  


롯데의 경우 유통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 줄었다. 롯데그룹의 백화점, 마트 등 유통 사업 부문을 한 데 모은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이렇다할 성과를 못내고 있다. 2020년 롯데온의 거래액은 약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거래액이 전년에 비해 19%가 신장한 데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경쟁자인 쿠팡이나 네이버 쇼핑은 코로나19 수혜를 입고 전년 대비 20% 이상 거래액이 늘었다.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부분에선 성적이 좋았다. SSG닷컴의 거래액이 37% 증가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사업들은 2020년 줄줄이 문을 닫았다. 삐에로쇼핑, PK피코크, 부츠 등 신사업을 진출 5년도 못돼 정리했다. 최근엔 2016년 인수했던 제주소주를 청산하기로 했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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