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은 했지만 일론 머스크는 하지 못한 것

조회수 2021. 3. 24.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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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MBTI 유형을 가진 CEO 찾기

요즘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검사가 대세다. 어딜 가든 주요 대화 주제가 서로의 MBTI다. 자신의 유형 뿐만 아니라 친구, 연인, 부모님, 직장 상사의 MBTI를 속속들이 분석해 서로의 성격과 관계를 분석하는 틀로 활용하고 있다.

출처: 트루이티
MBTI 유형과 소득의 상관관계


성격과 행동양식이 직업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MBTI 유형별 직업과 경제력에 관한 조사도 진행된 바 있다. 미국 사회심리조사업체 트루이티(Truity)는 2019년 상반기 미국의 성인 남녀 7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MBTI 성격 유형과 소득(연봉)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개인의 성격 유형과 소득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MBTI 유형은 ENTJ, ESTJ, ENTP, ESTP, ISTJ 순으로 나타났다.


유명 CEO들의 MBTI 유형과 경영 스타일은 얼마나 관련 있을까. 트루이티 공식 사이트와 미국의 심리•성격 커뮤니티(personality-database) 등을 참고해 CEO들의 성격 유형을 알아봤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ENTJ, 대담한 통솔자

스티브잡스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듯 일 또한 마찬가지다.”

빌게이츠 “다음 세기를 내다보면, 다른 이들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될 것이다.”
출처: 더비비드
애플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고(故)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게이츠의 MBTI 성격 유형은 ENTJ인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IT 기업 애플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고(故) 스티브 잡스와 PC 운영체제 윈도우 개발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게이츠의 MBTI 성격 유형은 ENTJ인 것으로 전해진다. 각각 ‘히피’(스티브잡스)와 ‘부르주아’(빌게이츠)로 비유되는 두 거장의 성격 유형이 같은 건 뜻밖의 사실이다.


대담한 통솔자라는 별명을 지닌 ENTJ는 타고난 리더다. 전체 인구의 약 3%로 비중은 적지만 기업가, 정치인, 전문직 등 사회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직군에 분포해 있다. 이들은 장기 계획과 거시적 안목을 기반으로 조직을 잘 이끌어 가기로 유명하다. 다른 사람이라면 포기하고 말 일을 의지로 밀어붙이는 힘이 강하며 지적 자극을 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항상 갈망한다. 빌게이츠가 소프트웨어로 PC 시장을, 스티브잡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하드웨어로 IT 시장의 판도를 완전 바꿔 놓았다는 점을 떠올리면 된다.


다만 ENTJ는 독선적이며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잡스는 생전에 고약한 성미로 악명이 높았다. 그의 독선을 견디지 못한 직원들의 발발로 과거 애플에서 쫓겨난 적도 있다. 옛 동거인이 잡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데리고 오자 ‘나는 무정자증’이라고 잡아 뗀 적도 있다. 이 사건은 친자소송으로까지 확대됐다. 빌게이츠 역시 윈도우 운영체계 독점 논란으로 ‘무자비한 독점 기업가’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
INTJ, 용의주도한 전략가

마크 저커버그 “비즈니스의 기본원칙은 쉬운 것부터 먼저 시작하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 “어떻게 더 잘 해낼 수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져라.”
출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일론 머스크 트위터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위)와 전기차 회사 테슬라, 민간 우주 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아래)의 MBTI 유형은 INTJ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전기차 회사 테슬라, 민간 우주 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의 MBTI 유형은 INTJ로 알려졌다.


용의주도한 전략가라 불리는 INTJ 유형은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한다. 이들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이며, 자신의 관심을 끄는 대상에 한해서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다. 머스크는 어릴 적부터 공상과학 소설을 읽으며 우주 탐험을 꿈꿨다고 한다. 인생을 바쳐 노력한 결과 정부 기관이 아닌 개인 사업가가 위성을 발사하고 직접 로켓을 제조해 발사하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에게 테슬라는 스페이스X에 비하면 부수적인 사업’이라는 말까지 돈다.


INTJ는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융합하는 재주가 뛰어난 유형이다.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뤘던 저커버그는 어릴 적부터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추운 날 밖에 나가길 꺼려하는 여자 형제들과 함께 놀기 위해 10세 때 눈싸움 게임을 개발했다. 12세에는 의사인 아버지를 위해 환자가 온 것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페이스북도 사적인 사건에서 출발했다. 하버드 재학생 시절의 저커버그가 데이트 상대와 싸우고 화가 나서 하버드 여학생들의 얼굴을 비교하는 ‘페이스매시’라는 사이트를 만든 것. 이 일로 저커버그는 퇴학 위기까지 몰렸지만 페이스매시를 발판으로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SNS가 탄생하게 된다.

제프 베이조스와 워런 버핏:
ISTJ, 완벽한 논리주의자

제프 베이조스 “비판받는 것이 두렵다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워런버핏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서 온다.”
출처: 베이조스 트위터, 워런버핏 트위터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CEO 제프 베이조스(위)와 미국을 대표하는 투자자이자 버크셔헤서웨이의 CEO 워런 버핏(아래)의 MBTI 유형은 ISTJ로 추정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CEO 제프 베이조스와 미국을 대표하는 투자자이자 버크셔헤서웨이의 CEO 워런 버핏의 MBTI 유형은 ISTJ로 알려졌다.


완벽한 논리주의자라고 불리는 ISTJ 유형은 가장 많은 사람이 속한 성격 유형으로,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한다. 이들은 신중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현실 감각이 뛰어나지만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물리학자가 꿈이었던 베이조스는 프린스턴 대학교에 입학해 양자역학을 배웠다. 당시 자신이 12시간 이해하고 푼 문제를 3~4명의 학우가 큰 힘 들이지 않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물리학자의 꿈을 접었다고 한다. 결국 자신의 적성에 맞는 컴퓨터 과학으로 전공을 바꿔 높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ISTJ의 현실적인 판단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ISTJ 유형은 객관적 분석을 토대로 선택을 내린다. 계획을 수립할 때는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을 따지는 편이다.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과 통한다. 워런 버핏은 ①사업을 이해할 수 있고 ②장기 경제성이 좋으며 ③경영진을 믿을 수 있고 ④인수 가격이 합리적인 기업 이 네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버핏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의 투자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정주영:
ENFP, 재기발랄한 활동가

정주영 “길이 없으면 길을 찾아라.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 나가야 한다."
출처: 더비비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역사관
현대그룹의 설립자 고(故) 정주영 회장. 정 회장의 MBTI 유형은 ‘재기발랄한 활동가’ ENFP로 알려졌다.


한국 경제사에 ‘정주영 정신’이라는 고유 명사를 만들어 낸 입지전적 인물인 현대그룹의 설립자 고(故) 정주영 회장. 정 회장의 MBTI 유형은 ‘재기발랄한 활동가’ ENFP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의 7%가 해당하는 ENFP 유형은 매사 열정과 활기가 넘치며 상상력이 풍부하다. 관심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내는 능력은 물론 열정도 있다. 정 회장이 현대그룹을 일군 비결은 강한 추진력었다. 1970년대 초 외국에서 선박 수주를 따내기 위해 영국의 기업인에게 500원짜리 동전을 보여주며 “우리는 영국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설득한 일화는 유명하다. 1998년에는 소 떼를 이끌고 방북해 금강산 관광을 유치했다.


ENFP는 항상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시도한다. 가끔은 갑작스러운 변화로 주변 사람을 놀라게 만든다. 1987년 은퇴한 정 회장은 정치에 뛰어들었다.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의원 생활을 했다. 제 14대 대통령 선거 때는 통일국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국민에게 아파트를 반값으로 대량 공급하겠다는 정 회장의 파격적인 ‘반값 아파트’ 공약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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