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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너무 빠지던 연구원, 참다 못해 한 선택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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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피부염으로 고생하다 직접 샴푸 개발

지인들 나눠주다 고체 샴푸로 창업

백화점 입점, 매출 30배 성장


최근 유통업계에 ‘그린테일’ 용어가 유행이다. 그린(Green, 환경)과 리테일(Retail, 유통)을 합한 말로, 친환경 재료로 만들고 포장하는 등의 노력을 한 제품을 뜻한다. 비건 뷰티 브랜드 ‘에리제론’을 운영하고 있는 와이제이에스 심연정 대표를 만났다.


◇업무 스트레스로 탈모, 내가 쓰기 위해 샴푸 개발

심연정 대표

출처와이제이에스


‘에리제론’의 대표 상품은 ‘샴푸볼’이다. 둥근 공 모양인데, 샴푸 뿐 아니라 린스, 바디워시, 클렌저로도 쓸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다. 천연성분으로만 만들었다. “방부제나 항료, 색소 등을 하나도 넣지 않았습니다. 임산부도 안전하게 믿고 쓸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자연분해 성분으로 돼 있어 환경 보호에도 긍정적입니다.”


심연정 대표는 대학에서 의과학을 전공했다. 의약 업체 줄기세포 연구원, 특허법인 해외팀 직원 등으로 일했다. 어느 순간 업무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좋은 샴푸를 찾았지만, 딱 원하는 성분의 샴푸를 찾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쓰고 있었어요. 샴푸도 직접 만들어 볼까?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겼습니다.”


내가 쓸 제품이라 좋다는 성분만 넣어 만들었다. “완성품이 만족스럽더라고요. 나만 쓰기 아까워 주변에 돌렸더니 반응이 좋더군요. 다 쓰고 또 만들어 달란 사람이 많았죠. 판매 권유도 받았고요. 그렇게 더 많은 사람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창업까지 결심하게 됐습니다.”


◇피부염으로 천연물질 관심

다양한 색깔의 고체샴푸

출처와이제이에스


사업계획서를 통해 펀딩받는 데 성공하고 자체 제조시설을 구축했다.


성분은 천연 물질을 원칙으로 했다. “국화꽃, 감초, 창포뿌리, 당귀, 고삼, 녹차, 로즈마리, 애엽 등 추출물을 넣고요. 최상의 배합을 찾기까지 숱한 실험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효능을 알고 있던 성분들이죠.”


-천연 물질을 개인적으로 공부하게 된 계기가 있었던가요.

“피부염이 심하게 생겨 오래 피부과를 다닌 적이 있습니다. 치료를 하고 약을 발랐는데도 날이 갈수록 염증이 더 심해지더군요. 벼랑 끝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에 갔습니다. 치료 대신 식물 추출물에 염증 부위를 담그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그걸 며칠 했더니 병원에 피부염이 금세 나았습니다. 식물의 성분과 효능이 굉장하다는 걸 알게 됐고, 그걸 계기로 식물 추출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9가지 인공 성분 배제 위해 고체샴푸 아이디어

심연정 대표

출처와이제이에스


갖고 있던 지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관련 논문도 찾아보며 다양한 배합 실험을 했다.

-연구 과정이 힘들었겠어요.
“아뇨. 평소 실험하는 걸 즐깁니다. 힘들다는 생각 보다, 저만의 연구실과 제조시설이 생겼다는 기쁨이 더 컸습니다. 다양하게 실험기구도 바꿔가며 연구했습니다. 저에겐 캠핑 좋아하는 사람이 다양한 장비를 쓰며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 같달까요.”

개발 과정에서 9가지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방부제, 실리콘, 설페이트, 계면활성제, 파라벤, 인공항료, 인공경화제, 인공색소, 팜유 등이다. 해당 물질을 모두 배제하고 천연유래 물질로만 샴푸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고체 샴푸’다. “액체 샴푸는 부패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방부제 같은 합성 성분을 빼기 어렵습니다. 반면 고체 샴푸는 부패 위험이 덜해 보존료를 넣지 않아도 되죠.”

심연정 대표

출처와이제이에스


오랜 시간 수도 없이 실험한 결과 만족스런 제품이 나왔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인체 무자극 판정을 받았다. “천연 유래 성분으로만 제조해서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도 사용이 가능하더라고요. 샴푸 뿐 아니라 린스, 바디워시, 클렌저로도 쓸수 이는 올인원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제품 하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씻는거죠.”


◇백화점 입점, 매출 30배 성장


-마케팅은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뒀나요.

“친환경 이미지요. 성분 뿐 아니라 패키지도 친환경적으로 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주머니에 제품을 넣어 보내드리죠. 그 위에 종이상자와 종이테이프로 마감을 합니다. 탄소 저감 포장법과 디자인 제품 인증을 받았습니다.”

친환경 포장하는 고체샴푸

출처와이제이에스


온라인몰 등에 제품을 내놓자 반응이 왔다. 곧 입점 의뢰가 이어졌다.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AK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했고요. 이후 NC백화점 디톡스마켓에 입점했습니다. 강남역 편집숍, 성남시 사회적경제홍보관 가치가게 입점도 했습니다.”


덕분에 급성장세다. 작년 매출이 2019년 대비 30배로 늘었다. 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누적 펀딩 1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마존 입점을 통해 수출도 한다.


◇사회의 큰 변화 이끌겠다는 목표

에리제론 백화점 매장

출처와이제이에스


-어떨 때 보람을 느끼나요.

“좋은 후기를 볼 때요. 제품 쓰고 나서 두피 트러블이 개선됐다거나 아기 등 온가족이 함께 쓴다는 등 내용이죠. 특히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 구매를 지향하는 소비자인 ‘그린슈머’ 분들이 지지해 주세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이런 분들 만날 때마다 무척 뿌듯합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일단 유통망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요. 미국, 유럽, 일본 등 수출도 적극 추진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론 에리제론이 믿고 쓸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계속해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자연분해적인 친환경 성분만 쓰고요. 플라스틱 프리 패키지를 고수해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겠습니다. 이런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유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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