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 vs 2%, 서울 구(區) 별 종부세 납부 비율 들여다보니
전국 종부세 지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납부는 부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종부세 내는 가구가 크게 늘었다. 부의 상징이 아니라 ‘못내면 서민’ 세금이 됐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종부세와 관련된 이슈를 정리했다.
◇강남 두 집 걸러 한 집 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경준 의원은 최근 국세청 등에서 자료를 받아 서울시의 구 별 종부세 납부 인원을 정리해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는 작년 8만5000여 주택에 대해 종부세가 납부됐다. 이를 강남구 주택 수(16만9000채)로 나누면 50.5%에 이른다. 주택 2채 중 1채 꼴, 한 집 걸러 종부세를 낸 것이다.
이른바 강남3구를 구성하는 서초구와 송파구 주택들의 종부세 납부 비율도 높았다. 서초 47.1%, 송파 26.3%를 기록했다.
강남 3구 외에도 용산(25.8%), 양천(14.8%), 영등포(14.4%), 성동(13.6%), 종로(12.5%), 마포(12.4%), 중구(11.5%), 광진(10.8%), 동작(10.2%) 등 9곳에서 종부세 납부 주택 비율이 10%를 넘었다.
다른 구는 강서(4.5%), 구로(3.7%), 금천(2.8%), 관악(4.7%), 강동(9.5%), 중랑(2.7%), 동대문(5.5%), 성북(5%), 서대문(7%), 은평(3.3%), 강북(2%), 도봉(2.8%), 노원(3.2%)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를 보면 평균 12.98% 비율이 나온다. 8집 당 1집 꼴이다. 2017년 15집 당 1집 꼴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인원으로 보면 주택분 종부세를 내는 시민은 2017년 18만4500명에서 작년 약 39만명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강동구의 경우 종부세 납세 대상자가 2017년 4706명에 그쳤는데 지난해 1만1879명으로 2.5배가 됐다. 성동구도 같은 기간 5157명에서 1만2869명으로 2.5배가 됐다.
시민들이 낸 종부세액은 2017년 2366억원에서 작년 8859억원으로 3.7배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 제외 지역도 27만명 넘어
종부세는 비단 서울만의 얘기가 아니다. 경기(14만7000명), 부산(2만3000명), 대구(2만명) 등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도 종부세 납부 인원이 크게 늘었다. 서울 제외 지역을 모두 합하면 27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종부세가 다주택자들의 세금이란 것도 옛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주택분 종부세를 낸 1주택자는 19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2016년 6만9000명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깝다. 1주택 종부세 납부자는 2017년 8만7000명, 2018년 12만7000명, 작년 19만2000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집값 상승 때문이다.
전체 종부세 납부자 가운데 1주택자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7년 26%에서 작년 37%로 급증했다. 기존에는 주택을 여러채 가져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 많았는데,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한 채만 있어도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전체 종부세 결정세액은 2019년 기준 9524억원으로, 전년(4432억원)의 2배 넘는 규모로 급증했다. 토지분까지 포함한 전체 종부세 결정세액은 3조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 늘었다.
올해는 종부세 부담이 더 커진다. 종부세율이 작년 0.5~3.2%에서 올해 0.6~6%로 훌쩍 오르기 때문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도 작년 90%에서 올해 95%로 높아진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