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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SKT 그만 두고, 세계 최초 개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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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뚜껑과 라벨까지 썩는, ‘미세플라스틱 제로’ 생수

친환경 용기 평생 매달린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SK텔레콤 그만두고 회사 이은 28살 아들이 완성


폐플라스틱 조각으로 만든 이케아 의자와 페트병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유명 브랜드의 패딩 자켓. 재야의 영역인 줄 알았던 친환경 상품이 메이저 무대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미세먼지, 코로나 위기 등을 연이어 겪으면서 ‘효율만 추구했다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된 덕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저탄소 소재 용기에 생수를 담은 ‘산수음료’의 김지훈(31) 대표를 만나 환경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자세에 대해 들었다.

산수의 김지훈 대표

출처더비비드


◇미세 플라스틱 걱정 없는 생분해 생수 용기


산수음료는 36년된 생수회사다. 수원지는 경기도 남양주로, 아직 개발 손실이 미치지 않아 원시림이 무성한 산의 중턱에서 취수해서, 물이 오염원에 노출이 안 되어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공식샘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덩치 큰 회사는 아지니만, 친환경 제품으로 존재감을 알려왔다. 국내 최초로 생수병 경량화를 시도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제품 2종을 새로 출시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인 PLA 소재로 병을 만든 ‘I’m eco 고마운샘’과 공정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인 ‘I’m eco 산수’다.

썩는 용기의 고마운샘과 미세플라스틱을 줄인 아임에코


“요즘 생수 속 미세 플라스틱이 화두입니다. 500ml 한 병에 미세플라스틱이 만 개 이상 들어가 있는 제품도 있죠. ‘고마운샘’의 경우 사탕수수로 만든 PLA 소재로 병을 만들어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PLA는 수술 후 상처 부문에 꿰매는 생체흡수성 봉합사와 성분이 동일합니다. 몸이 흡수할 수 있는 소재죠. 아임에코 산수의 용기는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48% 낮춘 저탄소 용기입니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소비자의 불안을 정면 겨냥한 덕일까. 고마운샘은 7월 첫 출시해 온라인몰(https://bit.ly/3l9jqzU) 등에서 지금까지 4만팩 이상 팔렸다. 입점 제안 및 협업과 OEM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자사 제품을 설명하는 김지훈 대표

출처더비비드


◇SK텔레콤 그만두고 대잇기 결정


김지훈 대표는 2세 경영인이다. 2017년 겨우 28살 나이로 산수음료 대표자리에 앉았다. 원래 회사를 빨리 이을 생각이 없었다.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SK텔레콤에 들어가 3년 동안 헬스케어 IT 파트에서 플랫폼 구축을 맡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많은 직원과 가족의 생계가 걸려 있는 회사. 슬픔에 잠겨 있을 겨를이 없었다. 전문 경영진에게 회사를 맡길지 고민하다가, 선친이 삶을 통틀어 일군 레거시(legacy.유산)를 지키기로 했다. “아버지는 등산을 무척 좋아하셨어요. 산에 가실 때 마다 썩지 않는 페트병이 쌓여 있는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생각하셨죠. 그중에는 우리 회사 페트병도 있었고, 회사의 제품이 잘 팔릴수록 페트병이 더 많이 쌓이는 구조에 부채의식을 느끼셨어요. 이후 친환경 경영을 시작하셨고, 생수병 경량화나 탄수배출량 저감 생산 같은 회사 이익에는 배치되는 연구에 집중하셨어요. 회사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기면 이런 아버지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 갈 것 같아, 제가 자리를 잇기로 했습니다.”

고마운샘의 생분해 용기는 2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출처산수


◇ ‘돈 안된다’며 주변에서 말렸지만 2년만에 개발 성공


아버지가 생전 했던 노력을 완성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생수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플라스틱 용기입니다. 알아보니 재활용은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더라고요. 페트병 1톤을 재활용하는데 오폐수 3톤이 나오거든요. 재활용 업체 20군데 정도를 돌아다였는데, 그 오폐수를 제대로 처리하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대학에서 생명의공학을 공부하면서 접한 PLA 소재가 떠올랐다. “성인 기준으로 평균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합니다. 인류가 플라스틱과 함께 한 역사가 100년이 채 되지 않아 인간의 몸은 이를 배출하도록 디자인 돼있지 않아요. 결국 쌓이게 되죠. 반면 PLA는 몸이 흡수할 수 있는 소재라서 미세 플라스틱 문제의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생분해되는 소재라 환경에 대한 부담이 적죠. 이 소재로 안전한 생수 용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산수의 생수 제조 공정

출처산수


완성하기까지 여러 관문을 거쳐야 했다. 까다로운 소재라 상품으로 만드는 데 많은 공이 들었다. “PLA 소재는 개발된지 20년이 넘었지만, 상품으로 응용은 별로 되지 않았어요. 고가인 데다가 가공온도, 압력 등을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PLA 소재를 제대로 알기 위해 1백만원 넘는 논문을 사서 보고, 세미나, 박람회, 해외 출장도 미친 듯 다녔어요. 금형도 7번이나 제작했고요. 내부 직원들이 이제 그만하라고 만류할 정도로 매달렸죠. 그렇게 2년를 해서, 구상했던 용기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180일 안에 생분해되는 완전 친환경적인 용기죠.”


인체 무해 시험까지 거쳐 드디어 온라인몰(https://bit.ly/3l9jqzU) 등 제품 출시에 성공했다. 병 뿐만 아니라 뚜껑과 라벨까지 생분해성 소재를 적용한 세계 최초의 제품이다. “마지막 과제는 소비자 설득이었습니다. 소비자에게 어렵고 낯선 소재라 설명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상세페이지를 길게 작성하고, 가수 겸 배우 차은우 씨를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차은우 씨의 완전무결한 이미지가 환경에 완전무결하다는 브랜드 콘셉트와 맞아떨어져 그를 선택했는데, 좋은 접근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품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해줬습니다.”

인기 배우 차은우 씨가 아임에코 고마운샘의 홍보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적 책임’ 제대로 지는 기업 목표


가치를 알아본 많은 기업들이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부산의 아난타코브 호텔에 PB 형태로 제품을 납품하기로 했고요. 글래드 호텔의 친환경 룸 컨셉 행사에도 저희 제품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판매채널도 6개에서 17개로 늘었습니다. 카카오 커머스와 배달의 민족 등에서도 저희 제품이 유통될 예정입니다.”


고마운샘 제품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다른 생수 업체도 친환경 바람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생분해 용기를 처음 출시했을 때, 다른 업체의 한 임원이 메일로 ‘이런 짓을 왜 하냐. 설명해달라’고 물은 적이 있어요. 어린 CEO가 뭘 알아 이런 일을 벌이냐는 식의 조롱 가득한 내용이었죠.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성실하게 답변해 드렸습니다. 이후 새로운 소재를 검토하는 다른 업체가 나오고 있어요. 생수업계 전반이 변화하면 좋겠습니다. 그게 이 일을 시작한 진정한 목표입니다.”

김 대표는 기존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해석한 기업의 환경 책임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출처더비비드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는데, 언제 가장 뿌듯했나요.

“착불로 페트병을 수거해서 재활용해주는 ‘착불원정대’라는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요. 부산에서 저희 제품을 정기배송 받는 고객분께서 편지를 보내주셨더라고요. ‘기업이 가야할 길을 가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는 내용이었어요. 정말 뿌듯했습니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뛰어넘는 ‘기업의 환경적 책임’(CER·Corporate environmental Responsibility)이라는 용어를 새로 정립했습니다. 일회용 용기를 쏟아내는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윤을 적게 내더라도 자가회수, 재활용, 플라스틱 대체 소재 개발 등 다양한 친환경 공정에 계속 주력할 계획입니다. 친환경 제품의 비중도 늘릴 방침이고요. "

산수 생산공장


"궁극적으로는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에 눈을 뜨고, 소비자들은 자기의 소비생활을 되돌아보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환경문제가 임계점을 넘어버리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걸 막는 게 기업의 책임이라 생각하고, 옳은 길을 걷겠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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