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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00만원 30대, 한 달 250만원 쓰는 현실 이유

조회수 2020. 11. 23. 19: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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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빚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싶어요

30대 중반의 미혼 여성 박유라씨는 월급은 적어도 탄탄한 직장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박씨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있습니다. 직장 생활이 13년 차에 접어든 것에 비해 모은 돈이 턱없이 적다는 사실입니다. 


원인은 박씨의 소비 행태에 있습니다. 그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다 충동 구매를 하고, 예산을 짜지 않고 지출을 해버립니다. 크고 작게 카드를 긁다보니 카드 대금이 월급을 초과하기 일쑤입니다.


이런 생활을 되풀이하니 더 이상 답이 없는 것 같아 암담합니다. 달라지기로 결심한 박 씨는 하태원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지PB센터 팀장을 찾았습니다.


하태원 PB는 서강대 금융MBA를 나와 한국재무설계사(AFPK), 은퇴설계전문가(ARPS)를 보유했습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등에 다수 기고한 전문가입니다. 현재 KB국민은행 수지 PB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13년 차 직장인이지만
모은 돈은 1000만원에 불과합니다
출처: 더비비드

박씨의 월 수입은 세후 200만원입니다. 통신비와 차량유지비로 매달 37만 8000원을 지출합니다. 매달 부모님께 용돈 30만원을 드리고 본인 현금 용돈은 50만원 정도 씁니다.


문제는 카드대금입니다. 매달 보험료를 포함해 130만원 가량의 카드대금이 나옵니다. 갚아야 할 카드빚도 520만원이 있습니다. 차량 할부 관련이고, 아직 7개월이 남아 있습니다.


사실 1년 전에 카드 연체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 550만원 한도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서 카드값을 메꾼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재무 설계를 새로 시작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추가로 카드빚이 발생해서 마통은 마통대로 메꿔야 하고, 카드값도 내야하는 이중고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카드값과 마이너스 통장을 합친 부채 규모만 1065만원에 달하네요.


현재 미래에 투자하는 돈은 주택청약저축 월 2만원에 불과합니다. 13년 간 1000만원을 겨우 모았는데 은행 예금에 묶여 있습니다. 적금을 부어서 목돈을 만들고 싶은데 막막합니다. 용돈도 줄일 계획이고 회사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차량유지비를 줄일 여지는 있습니다.

하태원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지PB센터 팀장과의 문답

출처: 더비비드
하태원 PB는 박 씨의 재무상태를 보고 '금융에 관한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매섭게 꼬집었다.
Q. 제 재무상태 총평 부탁드립니다. 가혹한 말씀도 괜찮아요.
A. 금융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득 자체가 많은 것도 아닌데 저축이 너무 과소합니다. 아니 거의 저축이 없는 상황입니다. 금융에 관한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용돈이나 카드비 지출 내역을 자세히 공유하지 않았는데, 항목별로 분석해야 할 시점입니다. 지출을 축소할 수 있는 부분을 무조건 찾아 줄여야 합니다.

Q. 소비생활습관을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요? 냉정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차량 관련 비용, 통신비부터 줄여야 합니다.

우선 차에 드는 비용이 과다합니다. 차량 유지비 30만원만 드는 게 아니라 차량 할부비도 만만치 않네요. 의뢰인님 같은 경우는 반드시 차량을 매각해서 교통비와 차량 관련 비용부터 대폭 줄여야 합니다.


통신비도 줄일 수 있는 항목입니다. 알뜰폰으로 대체하면 2~3만원에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금융사에서도 알뜰폰을 내놓고 있답니다. 통신비와 금융 수수료까지 아끼는 일타쌍피의 효과를 누릴 수 있죠. 이 경우 2만원 중반대에 무제한 요금제를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통신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비싼 요금을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더비비드
카드빚과 마이너스 통장을 동시에 떠안았다면 이자가 높은 카드빚부터 갚아야 한다.
Q. 부채상환의 순서도 궁금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늘려 카드값부터 0으로 만들고, 신용카드를 다 없앤 다음 마이너스 통장을 갚아 나가는 게 나을까요?
A. 금리가 낮은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해서 카드대금부터 처리하세요.

금리가 높은 순으로 상환해야 합니다. 의뢰인님 말처럼 마이너스의 통장 한도를 늘려서 카드빚부터 상환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통상적으로 마이너스 통장은 금융사 간 경쟁 때문에 금리가 낮은 상태입니다. 금리가 낮으면 2%대 초반, 높아도 3%대 중반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와 비교하면 카드빚은 이자가 너무 높으니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서 카드 대금부터 처리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Q. 그래도 비상금은 모으고 싶은데요, 제가 적금을 들어도 괜찮은 상황일까요? 가능하다면 적금을 매달 얼마씩 들어야 할까요?
A. 적어도 수입의 30%~40%는 저축하세요.

그동안 적금없이 어떻게 미래에 대비해온 건지 모르겠네요. 적어도 급여의 30~40%는 저축해야 합니다. 월 수입이 200만원이니까 60만원에서 80만원 정도는 모아야합니다.

출처: 더비비드
박 씨는 카드값을 갚으면서 저축을 해야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빚 청산과 적금 붓기를 동시에 해도 될까요? 목돈 만들기는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지 알고 싶습니다.
A. 병행할 수 있습니다만, 차량을 매각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저는 부채 상환을 하면서 적금은 적금대로 해 나가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카드값을 갚으면서도 저축을해야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카드값과 대출에 질질 끌려 다니는 상황이 지속될 것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일단 차량부터 매각해야 목돈 만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거 하나만해도 빛이 50% 줄어드니까요. 그 후 저축용 주머니와 대출상환용 주머니를 따로 만들어 월급을 운용해 나가면 상황이 점차 호전될 것입니다.

Q. 회사에서 투잡이 불가능해서 추가 수입창출이 어려운데, 월급 외에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A. 소액으로 주식이나 ETF 투자에 도전해보세요.

개인적으로 소액 직접 투자를 권하고 싶네요. 매월 삼성전자 주식 다섯 주 정도를 규칙적으로 사는 식으로요. 조금씩 금융을 이해하고 알아가며 목돈 굴리는 재미를 느껴보는게 중요합니다.


물론 삼성전자는 하나의 예시고요,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ETF도 괜찮습니다. 요즘은 2차 전지 ETF 등이 주목받고 있다고 하네요. 관심가는 상품이 있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세요. 요즘 증권회사 앱이나 홈페이지가 워낙 잘 구축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고급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출처: 더비비드
부자들은 소액까지 고려해서 계산하거나 지출을 결정한다.
Q. PB님은 고액 자산가들을 자주 만나잖아요. 돈 잘 모으거나 잘 굴리는 사람들만의 특징이나 비결을 꼽아 줄 수 있을까요? 혹은 주의사항이라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A. 부자들은 새로운 정보에 기민하며, 작은 액수의 돈에도 민감합니다.

부자들은 정보에 민감하고, 미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2차 전지 산업이 유망할 것 같다는 말이 돌면 그것을 흘려듣지 않고 조금이라도 투자해서 맛을 보는 거죠.


또한 부자들은 천원, 만원, 10만원을 소중하게 여기고, 이를 고려해서 계산하거나 지출을 결정합니다. 부자들은 절대로 ‘만원 아껴서 뭐해’ 이런 식으로 사고하지 않습니다. 쓸 때는 크게 쓰더라도 평소엔 천원, 만원 확실하게 따지는 게 부자들입니다.

박유라 씨를 위한 재무 솔루션

현재의 포트폴리오만 봤을 때 의뢰인님은 돈 모으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악순환을 끊고 싶다고 하셨죠? 마음 굳게 먹고 저의 조언을 따라 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통신비와 차량 관련 비용부터 손보는 게 좋겠군요. 알뜰폰을 활용해 통신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차량을 매각해 차량 할부금과 유지비용을 동시에 줄이도록 합시다. 용돈을 줄일 여력도 있다고 하셨죠? 그러면 본인 용돈을 기존의 50만원에서 40만원 정도로 낮추겠습니다. 보험료는 15만원으로 잡고요. 차량 관련 비용만 없애도 의뢰인님 고민의 상당 부분이 해결되네요.

출처: 더비비드
상담 전후 지출 구조 비교

앞서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늘려서 이자가 높은 카드 빚부터 갚으라고 조언했는데요, 그렇게 한 다음 차량을 매각하면 부채가 50% 규모로 줄어듭니다. 남은 부채를 2년 간(24개월)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매달 23만원씩 갚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총 77만원의 여력이 생깁니다. 총 수입의 30%~40%에 해당하는 구간이죠? 이 중 30만 원가량은 주식이나 ETF에 투자하고 47만원은 저축할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제안한 계획안이 너무 타이트하다 싶으면 의뢰인님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하면 되겠습니다만, 최소 월급의 30%는 미래를 대비하는데 할애했으면 합니다.


오늘은 쓴 소리를 좀 해봤습니다. 의뢰인님을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의뢰인님의 미래를 위해서 한 말이란 것을 꼭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나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주체는 오로지 의뢰인님 자신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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